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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NLL·대북전단 논의 성과 못내자 돌발 행동

지난 4일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오른쪽)과 김관진 안보실장이 행사 도중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판문점에서 지난 15일 열린 남북 군사당국자 간 접촉을 둘러싸고 양측이 한밤중에 폭로전을 방불케 하는 진실공방을 벌였다.

군사접촉 과정 일방 공개 왜
황병서 명의로 김관진 나오라 한 뒤
대표로는 급 낮은 김영철 내세워
MB 정부 때도 비밀접촉 일방 공개
행간엔 회담 깨지 않겠다는 메시지



 북한은 16일 밤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긴급 접촉의 진상”이라면서 일방적으로 회담에서 오간 대화 등을 공개하고 나섰다. 북한 주장은 첫째,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의 ‘긴급접촉’을 남측에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둘째, 거듭 회담을 요구하자 남측이 급(級)을 낮춰 국방부 정책실장을 수석대표로 내보냈다고 했다. 셋째, 북한이 공개접촉을 원했지만 우리가 비공개를 주장했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대북 전단 등 현안 논의에 성의 없이 임해 군사당국자 간 접촉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A4용지 10장 분량의 ‘중앙통신사 공개보도문’을 통해 북한은 15일 만남과 관련한 자신들의 입장을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판문점 북남 긴급접촉’이란 대목이다. 지난 7일 북한 경비정의 서해 NLL 침범 도발에 우리 해군이 경고방송에 이어 사격을 가하자 즉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각서’(전통문)를 보내 긴급접촉을 제안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벌어진 사태를 수습할 목적으로 귀하와의 긴급단독접촉을 제의한다”고 밝혔다는 게 중앙통신 주장이다. 마치 우리 측이 거부해온 것처럼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은 정작 중요한 내용은 숨겼다. 북한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명의의 전통문을 보내 김관진 실장에게 회담에 나올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북측은 회담 수석대표로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아닌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특사’란 감투를 씌워 내보내겠다고 통보해왔다. 지난 4일 황병서 일행의 인천 방문 때 상대역이던 김관진 실장을 황 총국장보다 아래 급인 김영철이 상대토록 하겠다는 뜻이었다. 더욱이 김영철은 4년 전 천안함 폭침 도발의 주역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측이 회담대표의 급 문제로 응하지 않자 이를 왜곡해서 주장하며 몰아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당국대화 때 우리 측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아닌 국장급 인물을 내세워 만남을 결렬시킨 적이 있는 북한이 비슷한 논란을 재연한 것이다.



 북한은 “10월 8일 1시23분 깊은 밤중임에도 불구하고 …”라며 분 단위로까지 전통문이 오간 시간을 제시해 주장의 신빙성을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6월 정상회담을 추진한 비밀접촉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폭로했을 당시 북측은 ‘녹취록 공개’까지 협박했지만 대부분 근거 없는 주장으로 드러난 적이 있다.



 정부는 북한 보도 직후 반박 입장을 내고 “지난 8일 북한에 ‘15일 비공개 군사접촉’을 제안했고 북한이 이에 호응해와 회담이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 ‘비공개’에 동의해놓고도 마치 우리 측이 회담 공개에 반대한 것처럼 주장한다는 반박이다. 정부 당국자는 “회담에서 NLL과 대북전단 논의에 성과가 없자 책임 모면을 위해 폭로성 선전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북한의 이런 반응이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북한은 4일 황병서 일행의 인천 방문을 계기로 유화 제스처와 도발 공세를 배합한 화전(和戰) 양면 전술을 펼치고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달 초 방문한 황병서가 회담 날짜를 10월 말~11월 초로 멀찌감치 잡은 건 이런 대남 압박 시간을 벌려는 계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일정에 오른 고위급 접촉의 전도가 위태롭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회담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도가 행간에 드러난다고 본다. 무려 네 차례나 우리 측에 긴급단독접촉이란 전례 없는 회담을 집요하게 요구한 건 북한도 회담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글=이영종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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