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이라크전 반대한 공화당 15선 … 리치 전 하원의원의 ‘당론과 소신’

짐 리치(72·사진)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은 고향 아이오와주에서 내리 15선(1977~2007년)을 한 미 의회의 산증인이다. 2001~2006년엔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을 맡아 북한인권법 통과를 주도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전쟁에 반대한 소신파로 유명하다. 당시 대통령과 공화당이 추진한 당론, 그것도 여론의 지지를 받던 당론을 거슬렀다. 리치 전 의원은 16일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한 사람, 한 정당의 주장에 항상 동의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며 “나는 의회에 재직하는 동안 내 소신을 믿었고 당파적 갈등을 멀리하는 게 문명사회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론 늪에서 정치 구하자 ⑤
"한 사람, 한 정당이 옳은 길 결정하는 시대 지나"
급격하게 분화하는 현대사회 복잡한 현안, 통일된 입장 힘들어
당론 거슬러 투표하는 건 당연 투표 행위에 제재 있을 수 없어

 - 미국에도 당론이란 게 있나.



 “미국의 정당은 당론 대신 개별 의원들의 신념과 지역구의 이해에 따라 투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물론 시대상과 당 지도부의 성격 등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과거엔 당 안팎의 다른 정치적 지향을 가진 그룹들 간에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있었다. 요즘엔 그런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 당내 의견 일치를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어떤 정당이라도 모든 사안에 대해 지지를 이끌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보통의 유권자라면 특정 정당을 지지하더라도 분명히 그 당의 당론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때때로 당론을 거슬러 투표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현재 한국의 여당은 당 지도부가, 야당은 강경파가 당론을 주도한다. 미국은 어떤가.



 “의회에서 정책은 각 상임위원회가 만드는 것이지 당 지도부가 할 일이 아니다. 지도부가 상임위에 영향을 미칠 순 있겠지만 의회에 상임위를 두는 이유는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큰 기업이 영업팀·재무팀 등을 두는 것처럼 말이다. 지도부의 역할은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 정책 결정은 아래에서 위로 하는 거지 위에서 아래로 하는 게 아니다. 미국에선 의회 내 코커스(의원 그룹)의 힘이 커지면서 이런 구도가 정착됐다. 지도부가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의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 당론을 어기면 제재는 없나. 한국에선 제명되기도 한다.



 “투표 행위를 놓고 제재를 한다는 건 의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껏해야 정치 커리어(경력)에 훼방을 놓거나 선거 때 지원을 적게 해주는 치졸한 방법이 있겠지만 자신이 잘하면 문제 없다.”



 - 공화당 소속이면서 이라크전쟁에 왜 반대했나.



 “내 소신에 따라 한 일이다. 내 투표를 놓고 의회는 물론 행정부, 그리고 제일 중요한 내 지역구에서 반발이 있을 줄 알고도 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찬성하는 일에 나만 반대한다는 건 참으로 불편한 일이다.”



 - 한국의 정치학자들은 소수 과점의 당론 정치를 깨기 위해선 당 지도부가 공천권을 유권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사회가 급격하게 분화함에 따라 정당에서 당론을 지키라고 강요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어떤 지도부나 강경파라도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 현안들에 대해 통일된 입장을 강조할 순 없다. 국민의 역할이 커지면 당론 정치가 희석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 의원으로서 가장 역점을 뒀던 점은 뭔가.



 “나의 소신을 믿었고 극단적인 당파적 행동을 멀리했다. 나의 정치 인생은 세계가 역사적인 전환을 하고 있다는 데 주안점을 뒀다. 문명사회가 유지되려면 동료 의원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다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한 사람, 한 정당, 한 국가가 옳은 길을 결정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또 공공정책을 결정하는 데 확실한 한 개의 방안도 없다. 그래서 정치인에게 최고의 덕목은 겸손이다. 예의가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박성우 기자



●짐 리치 전 의원



- 1942년 아이오와주 대븐포트 출생



- 프린스턴대 정치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관계대학원 소련학 석사



- 국무부에서 일하다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대응에 반발해 사직



- 1976년 아이오와주 제1선거구에서



민주당 소속 재선 의원을 꺾고 하원의원 당선



- 전미인문학기금(NEH) 이사장 역임



현재 아이오와대 법학·행정학 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