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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자라는 제 딸아이, 영웅 만들지 말아주셨으면

해군 장교를 자원한 둘째 딸에 대해 입을 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입대하는 날 아침에 딸에게 싫은 소리 좀 했다. 그런 걸 마음에 둘 아이가 아니라 괜찮다”고 했다. 그는 ‘싫은 소리’를 한 사연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큰딸 윤정씨는 아트센터에서 노 관장과 함께 일한다. [김경빈 기자]


군대 보낸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은 부모라면 다 똑같다. 최태원(54) SK그룹 회장과 노소영(53) 아트센터 나비 관장 부부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15일 둘째 딸 민정(23)씨가 해군 장교가 되겠다며 해군 사관후보생(OCS)으로 입대했기 때문이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누구의 딸'이란 꼬리표 떼려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했대요
언론서 그냥 모른 척 해주세요



하지만 이들에겐 다른 부모보다 걱정거리가 더 있는 눈치다. 재벌가 여성 자제의 장교 지원이 유례가 없다 보니 입대 전부터 민정씨에 대한 관심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 13일엔 민정씨의 권총 사격 훈련 장면이 공개됐다. 15일 노 관장은 서울 장충동 타작마당에서 본지와 만나 불편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요새 유명한 제 딸이 더 이상 언론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 모른 척 해주시길 부탁 드린다. 아직 자라나는 아이인 만큼 영웅처럼 만들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입대 전부터 화제였다.



 “그날 정문에 들어섰는데 (취재진이) 아무도 없더라. ‘아, 됐다’ 싶었다. 그런데 들어가서 내무반 시설을 둘러보는데 갑자기 몰려오더라. 거기서 돌아갈 수도 없어서. 그렇게 된 건데….”



 - 입대 후 따님과 연락은.



 “전화통화가 안 된다. 후보생 때는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없다. 아마 이런 소식도 모를 것이다. 인터넷도 못할 텐데.”



 - 입대 이후에도 연일 관심이다.



 “며칠 전에 사격 훈련하는 모습이 나와서 너무 속상했다.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 본인이 굉장히 부담스러울 거다. 저도 그 나이 때에는 싫었으니깐. 저는 아버지(노태우 전 대통령)가 유명한 사람이어서 노출이 됐지만. 딸은 더한 것 같다. 정작 본인은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 않는다.”



 - 격려도 많지 않았나.



 “모든 게 과유불급이지 않나. 요즘 군대 가는 여성들 많다. 다들 잘 해낸다. 군대를 자기 혼자 간 것도 아니고.”



 - 워낙 전례가 없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좀 안됐다. 그 아이의 인생은 ‘누구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투쟁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 꼬리표가 커다랗게 붙어버렸으니깐. 너무 힘들 것 같다. 그래서 다들 모른 척 해주시면 안 될까 싶어서.”



 - 중국 유학시절 일부러 국제학교가 아닌 일반고(런민대 부속고)를 다녔고, 대학(베이징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이후엔 방학 때면 한국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했다고 들었다.



 “당연한 거다. 그게 뭐가 특별한가. 아르바이트하는 애들이 보면 (속이) 뒤틀리겠다. 아르바이트 안 하는 게 이상한 거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남들하고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제가 키웠고. 단지 부모가 특별하다고 해서 그게 대단한 일처럼 보이는 건 원치 않는다.”



 - 장교 지원을 결심하는 데 외할아버지 영향은 없었을까.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외할아버지에 대해 찾아보더라. 특히 통일에 관심이 많다. 중국에 사니깐 한·중 관계 등 국제정세에도 관심이 많고. 단둥에 가서 북한을 바라보고 왔는데 너무 깜깜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 외가에서 어떤 말씀이 있으셨는지.



 “군인 가족으로 살아왔던 세월이 길었기 때문에, 군인이 되는 게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 최태원 회장도 걱정 많으신가.



 “아버지는 전전긍긍한다. 처음부터 (딸이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것을) 걱정했다. 자라나는 아이니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뒤로 물러나서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 12월 1일이 임관식이다.



 “원래 가족들이 가는 행사 아닌가. 저야 상관없는데 저희 아이들은 절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이날 인터뷰는 오후 7시 타작마당에서 열린 ‘안 팔리는 책시장’을 앞두고 이뤄졌다. 작가들이 각자 ‘혼을 담아’ 쓴 책을 가지고 와서 물물교환하는 장터다. 노 관장의 첫 책 『디지털 아트』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기도 했다.



책시장 아이디어는 아트센터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큰딸 윤정(29)씨가 냈다. 그는 “첫째가 오히려 저랑 생각하는 게 제일 비슷하다. 전공은 생물이었지만 제가 쭉 해왔던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타작마당엔 장터국밥·‘마약김밥’ 등이 뷔페 로 차려졌고 만국기도 걸려 있었다.



글=위문희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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