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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항공기 사고 조사의 방점은 재발 방지

홍석진
프랑스 보르도 KEDGE
경영대학 교수
국내 항공운송산업은 규제완화와 함께 안전하고 국제 경쟁력이 있는 항공사, 건전한 경쟁 체계와 공항을 비롯한 항공 인프라, 그리고 종사자와 함께 발전해 왔다. 그러나 항공운송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더불어 항공기사고도 늘 있었다. 1970년대부터는 항공기 개발 기술이 발달하여 기계 혹은 기상 등의 환경 요인에 의한 사고는 절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항공기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인적 요인이 약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인적 요인에 의한 사고가 줄어들지 않자 ‘스토핑 룰(Stopping Rule, 누구의 잘못을 찾아내면 사고조사를 중단하는 룰)’의 적용을 포기하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즉 사고조사가 누군가를 문책할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니고 사고의 경험을 공유를 통해 향후에 나타날 또 다른 사고를 방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자는 것이다.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목된 당사자 혹은 기업은 조직·국가 등의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들만 문책한다고 향후 사고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90년대 중반 미국의 밸류제트항공사는 단기간에 너무 빠른 성장을 하여 두 번의 대형 사고를 일으키고 사업을 중단하였다. 이 사례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생항공사와 저가항공사에 항공사 내 안전문화 구축과 과학적인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시사해 주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체계적인 안전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항공 종사자들의 사고 또는 니어미스(Near Miss, 사고가 될 뻔한) 경험 등을 수집, 공유할 필요가 있다. 고의성이 없는 경우 세월호의 사례와 같이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벌로써 사고조사를 마무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해 7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기 사고조사에 대한 결과가 지난 6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에 의해 조종사 과실로 발표 되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사고는 미국 공항에서 발생하였고 항공기는 미국에서 제작한 항공기이기 때문이다. 1985년 일본항공 123편이 하네다 공항을 이륙 후 추락하여 승객과 승무원 520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미국은 일본항공의 과실로 몰아가 급기야 정비사가 자살했다.그러나 일본 측은 사고의 원인을 조종사 또는 정비사의 과실이라는 결론에서 끝내지 않고 오랜 기간 재조사를 거듭하여 제작사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이번 샌프란시스코의 사고가 일본항공의 사례와 같다고 할 수 는 없다. 그러나 섣부르게 항공기 사고의 결론을 단정짓는 것은 결코 항공운송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NTSB의 사고조사에 우리 측 전문가들도 참여했으나 다시 많은 시간을 들여 우리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도록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국적항공사의 이익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처벌적 조치는 향후 순방향의 항공안전문화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홍석진 프랑스 보르도 KEDGE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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