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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에 대한 노래로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 하고 싶었다" 새 앨범 내는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장얼)이란 이름은 이제 하나의 장르다. 단 두장의 앨범으로 한국 음악계의 새로운 지형을 만들었고, 인디 음악의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이들이 3년 4개월 만에 세번째 앨범 ‘사람의 마음’을 발표한다. 15일 0시 앨범 발매를 앞두고 13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음악 감상회가 열렸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외모와 세련된 스타일이 과거를 무색하게 했지만, ‘별 일 없었니’로 시작해 ‘올 생각을 않네’ ‘착한건 나쁜게 아니야’ 등으로 이어지는 트랙 리스트는 ‘장얼’의 본류 그대로였다.

장얼의 멤버인 장기하(보컬, 작사, 작곡), 이민기(기타), 정중엽(베이스), 이종민(키보드), 하세가와요헤이(기타), 전일준(드럼)과 나눈 이야기를 네가지 키워드로 나눠 지면에 옮긴다.


키워드 1. ‘사람의 마음’

지금의 장얼을 만든 건 ‘눅눅한 비닐 장판에 발바닥이 달라붙 듯’ 현실과 밀착한 가사였다. ‘싸구려 커피’ ‘별일 없이 산다’ ‘우리 지금 만나’처럼 직관적이면서도 입에 맴도는 노랫말은 장기하의 전매특허였다. 그가 노래를 툭툭 내뱉으면 마음에 와서 콕콕 박혔다. 새 앨범은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의 가사는 이렇다.

‘이제 집에 가자. 오늘 할 일은 다 했으니까. 집에 가자. 이제 슬슬 피곤하니까 (…) 어찌된 일인지 집으로 옮기는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무겁기 짝이 없지만 일단 집에 가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매일 밤 라디오를 진행하는 장기하는 청취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이 가사를 썼다. 지칠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찜찜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이 시대의 직장인을 위로하는 노래다. 장기하는 “이 노래는 지친 밤에 내가 나 자신에게 해 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곡을 다 모아놓고 보니 다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더라고요. 지고지순한 마음, 파렴치한 마음, 불안한 마음 등등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마음들이 한가지씩 들어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중에 한 곡의 제목이 ‘사람의 마음’이었고, 앨범 타이틀로 정하게 됐죠. 저는 애초에 주제를 정해놓고 곡을 쓴 적은 없어요. 일정 기간 동안 자연발생적으로 나온 노래를 모아보면 특정한 주제가 생기는 식이죠.”


키워드2. ‘몸, 록앤롤의 원류’

마음에 대한 노래를 몸으로 발산한다. 선공개곡 ‘내 사람’의 뮤직비디오엔 처음부터 끝까지 막춤을 추는 장기하가 나온다. 음악의 파동에 따라 움직이는 그의 몸짓을 보고 있자니 무릇 음악의 기본은 흥이다 싶다. 장기하는 “록앤롤의 기본에 충실한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록앤롤의 어원이 몸을 (야하게) 움직이는 것이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고유의 흥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장기하는 뮤직비디오를 찍기 위해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운영하는 ‘안은미컴퍼니’에서 춤을 배웠다. 정작 현장에선 막춤을 췄지만 안은미씨는 “누가 보면 몇 년 배운 줄 알겠다”며 칭찬했다.

사운드도 록앤롤의 원류를 찾아갔다. 장기하는 "복잡한 리듬이나 응용적인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 간소한 요소를 이용해 쉽고 강력한 록앤롤 음악을 만들었다”고 했설명했다. 왜 60~70년대 사운드를 계속 재현하느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그냥 좋아서, 꽂혀서 하는 거죠. ‘록덕’(록 매니어)이니까요. 그런데 지금 전세계적인 추세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우리의 세대가 음악의 전성기는 아니라는 뜻이겠죠. 지금으로선 우리가 정말 음악의 로망으로 삼는 시기를 본받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반대로 얘기하면 새로운 게 안나오는 시대일 수도 있고요.”


키워드3. ‘사운드 덜어내기’

3집은 장기하가 전 곡을 작사ㆍ작곡했고 6명의 멤버가 함께 편곡했다. 애칭이 ‘양평이형’인 하세가와료헤이는 “장기하가 리더지만 점점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밴드’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다른 멤버들의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된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중점을 둔 건 소리를 빼는 작업이었다. 소리가 하나하나 잘 들리지만, 단순한 듯 비어있도록 만들었다.

“사운드에 공을 많이 들였던 터라 앨범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원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스튜디오를 옮겨보고 녹음 엔지니어도 바꿔봤죠. 각 곡당 2~3개 버전이 나왔는데, 결과적으로 13곡을 수록했지만 30곡 이상 녹음한 시간이 걸렸어요.”

이번 앨범의 깨알같은 관전 포인트 두가지 중 하나는 가수 전인권의 피처링이다. ‘착한건 나쁜게 아니야. 파트 2’ 도입부에 “착한 건 나쁜게 아니야”라고 울부짖는 전인권의 강력한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빈티지 희귀악기 멜로트론의 사용이다. 비틀스의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의 도입부에 들어가는 악기로, 플루트와 비슷하다. 장기하는 "양평이형의 일본 지인이 오리지널 악기를 구했다고 연락이 와서 일본까지 가서 녹음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악기는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착한 건 나쁜게 아니야 파트2’에서 확인할 수 있다.


키워드4. ‘음원은 두괄식, CD는 미괄식’

장얼은 이번에 디지털 음원과 CD의 트랙리스트 순서를 각각 다르게 발표했다. 디지털 음원의 1번이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이라면, CD는 10번에 배치했다. 또 ‘별 일 없었니’라는 곡은 CD에만 수록했다. 장기하는 트랙리스트를 분리한 이유에 대해 “CD와 디저털 음원은 듣는 방식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 음원은 주제가 뭔지 기다리지 않아요. 타이틀 곡을 1번으로 배치해서 두괄식으로 가는 거죠. 그런데 CD를 듣는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테니까,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후반부에 주제곡을 배치했어요. 또 CD플레이어가 없어지다시피한 시대에 조금 더 좋은 음질로 듣고자 CD를 사시는 분들에게 성의를 보이고 싶었어요. CD에만 수록한 ‘별 일 없었니’는 그분들에게 안부를 묻는 인사인거죠.”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사진=두루두루amc
◇장기하와 얼굴들 3집 앨범 발매 기념 전국 투어=서울 10월 23일~11월 2일까지 총 8회(롯데카드 아트센터), 대구 11월 8일(경북대 대강당), 대전 11월 16일(우송예술회관), 전주 11월 22일(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부산 12월 6일(센텀시티 소향씨어터 롯데카드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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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