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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죽여달라" 지인 살해한 40대 여성 징역 2년6월

가족처럼 믿고 따르던 지인이 “제발 나 좀 죽여달라”고 부탁해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지난 7월 A씨(45·여)가 이같은 상황에 처했다. A씨와 30년간 한 동네에 살았던 B(53·여)씨는 A씨를 친동생처럼 아꼈다. 10여년 전부터 A씨가 정신질환을 앓자 B씨는 곁에서 그녀를 도왔다. 이후 B씨가 수년 전부터 층간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소화불량, 수면 장애까지 겹쳐 힘들어하자 이번에는 A씨가 병원을 함께 가는 등 B씨를 챙겼다. 하지만 B씨의 고통은 점점 더 심각해져갔다. 결국 고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른 B씨는 A씨에게 “차라리 나를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한달간 고민 끝에 A씨는 지난 8월 B씨와 함께 한 호텔로 갔다. B씨는 “꼭 좀 죽여달라”는 부탁과 함께 술과 수면제 8알을 먹고 잠들었다. 하지만 A씨는 B씨를 죽일 수 없었다.

B씨는 “왜 약속대로 하지 않았느냐”고 원망했고 결국 이틀 뒤 이들은 다시 호텔을 찾았다. B씨는 “이번에는 꼭 죽여줘야 한다”라는 부탁을 한 뒤 수면제 20알을 먹고 잠들었다. 결국 A씨는 B씨가 잠이 들자 베개를 머리에 덮고 눌렀다. B씨는 질식사했고 A씨는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 김용관)는 촉탁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생전에 고통이 너무 커 죽음을 간절히 원했고 피고인은 이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그 결과가 정말 고인을 위한 것이었는지, 그에 대한 진지한 의문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잘 보살펴주었던 점, 피고인 또한 갑상선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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