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미국 내 첫 감염환자 나와 … WHO “중국도 에볼라 사정권”

“퍼펙트 스톰 상황이다.” 1976년 에볼라 바이러스를 최초 발견한 피터 파이오트 런던 열대질병위생대학원 교수의 말이다. 퍼펙트 스톰은 둘 이상의 태풍이 뭉쳐 폭발적으로 커진 상태를 말한다. 반년 동안 4000명 이상이 숨지게 한 에볼라의 치명성이 하나의 태풍이라면, 40년 간 이를 방치해 온 인류의 안일함은 또 다른 태풍이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에볼라가 워싱턴·뉴욕에서 발생했다면 진작에 퇴치됐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제 에볼라가 미국 본토 등 전 세계에 상륙하면서 공포는 하루하루 커지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프리카를 벗어난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령이 세계를 떠돌기 시작했다. ‘미개인의 전염병’으로 취급하며 백신조차 개발하지 않았던 미국·유럽이 공포에 빠졌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 보건당국은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의 미국인 여성 간호사에 대해 에볼라 감염 확진 판정을 내렸다. 미국 내 두 번째 에볼라 환자이자 미 본토에서 감염된 첫 사례다. 이 간호사는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지난 8일 사망한 미국 내 첫 감염자 토머스 에릭 덩컨을 치료했던 의료진의 하나다. 보건 당국은 덩컨이 라이베리아에서 미국에 입국한 후 50명 정도를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톰 프리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불행히도 며칠 안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날 보스턴글로브는 에볼라가 창궐하는 서아프리카를 여행한 이가 감염 증상을 보여 보스턴 인근 병원에 격리 수용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뿐 아니다. 6일 스페인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9일 마케도니아를 여행하던 영국인이 사망한 것을 비롯해 노르웨이·세르비아·호주·브라질 등지에서 에볼라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서아프리카에서 감염돼 왔다.

미 보스턴의 생물사회기술시스템모델연구소(MoBS)가 전 세계 일일 항공 운송 승객 정보를 토대로 예측한 바에 따르면 이달 24일까지 영국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할 확률은 50%, 프랑스는 75%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달 안에 유럽은 물론, 중국과 인도까지 에볼라가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게 되면 중국과 대량의 인적 교류가 이뤄지는 한국은 자동으로 ‘사정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선진국의 검역 시스템은 너무나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간호사는 감염 경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덩컨 치료 당시 가운과 장갑·마스크·보호안경 등 방역 장비를 모두 착용했지만 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CDC 측은 신장투석이나 인공호흡 중 간호사가 덩컨의 체액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할 뿐이다. 스페인에서 에볼라로 사망한 간호사도 환자를 치료하던 장갑을 낀 채 자신의 얼굴을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간호사연합이 조사한 결과 85%의 간호사가 에볼라 환자 치료에 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다.

 1976년 에볼라 첫 발병 후 40년 가까이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사실을 두고 ‘선진국의 인과응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지 사이언스는 WHO와 선진국 제약회사들이 "에볼라는 아프리카의 소외되고 좁은 지역에서 발병했다 사라지는 병으로 대단치 않게 생각했다”는 점을 현재 에볼라 확산 사태의 원인으로 들었다.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에볼라 발생 초기인 지난 3월 백신 개발에 관해 WHO에 연락을 취했으나 “감사하다. 나중에 다시 연락드리겠다”는 답 뿐이었다고 한다. 현재 GSK를 비롯, 미국·중국·일본·러시아 연구진 등이 백신 개발에 성공해 임상실험에 들어가 있으나 일반인 대상 판매는 일러야 내년 연말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지구촌은 공황에 빠져들고 있다. 모로코와 포르투갈의 공항에서는 노르웨이 감염자를 실은 항공기에 급유를 거부했다. 뉴욕에서도 보호 대책 강화를 요구하며 항공기 청소부들이 1일 파업을 벌였다. 가장 피해가 심한 라이베리아에선 의료진들이 에볼라 치료 위험수당을 요구하며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충형·하선영 기자

◆에볼라 바이러스=에볼라 출혈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피·땀·정액 등 사람이나 동물의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 2일~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근육통·구토·설사 등 증상을 보인다. 발병자의 50~90%가 사망한다. 1976년 첫 발병 보고 이후 거의 아프리카에서만 환자가 발생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