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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뜨악! 이 회사들

‘시장이 없다. 경쟁이 치열하다. 자금이 없다….’

 기업하기 어려운 이유를 꼽자면 수십, 수백가지는 족히 된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정글 속에서도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기업들이 있다. 제품을 만들 곳이 없으면 빌려서 만들고, 보안 문제가 생기면 해커들을 역이용하고, 경쟁자들이 앞다퉈 해외로 공장을 지어나갈 때 자국 생산과 기술을 고집하며 운명을 개척하며 살길을 도모한다. 바로 이색 전략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괴짜 기업’들이다. KOTRA 현지 무역관이 소개하는 이들 기업들을 통해 시장을 창출해가는 생존비결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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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보안 허점 찾기 위해 해킹 허용

 지난 7월 중국에서 열린 전자기기 보안 컨퍼런스.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미국의 테슬라가 깜짝 발표를 했다. “전기차 모델S를 해킹하는 해커에게 상금 1만달러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테슬라의 전기차는 해커들에게 뚫릴 리 없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하지만 기대는 하루만에 무너졌다. 문을 열고 닫거나 전조등을 켜고 끄는 것, 경적을 울리고 선루프를 조작하는 것까지 모델S는 해커 앞에서 무방비상태였다. 충격을 받은 테슬라는 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해킹대회 ‘데프콘(DEFCON)’에 참가한 해커들에게 이색제안을 했다. “해킹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해커들을 역이용해 보안허점을 찾아내겠다는 발상이었다. 해커들에겐 “백금으로 칠한 기념주화와 공장 투어”를 내걸었다. 최근 테슬라 홈페이지엔 해커들 수십명이 이미 ‘버그’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엘런 머스크는 지난 6월 아예 테슬라가 보유한 특허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허를 공개해 시장 참여자를 높인다면 그만큼 빠른 속도로 전기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계산이 여기에 깔려있었다.

미셸&오귀스탱, 과자·요거트 334억 매출

 “진짜 맛을 내는 과자를 만들어보자”며 의기투합한 중학교 동창 오귀스탱 팔루엘 마르몽(38)와 미셸 드 로비라(38). 화학첨가물 없이 ‘사브레’ 과자를 만들기로 했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과자를 구울 수 있는 오븐이며, 가게를 빌릴 돈이 없었던 이들이 생각해 낸 것은 갖춰진 제과점 주방이었다. 한밤 중엔 파리 시내 제과점들이 모두 문을 닫으니, 널려있는 곳이 ‘주방’이라고 생각했다. 꿈많은 청년 창업가들에게 마침 파리 시내에 있는 제과점 몇곳이 주방을 빌려주기로 하면서 이들의 사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혁신적인 청년 창업기업’으로 꼽히는 과자, 요거트회사인 미셸&오귀스탱의 시작이었다.

 바삭한 식감에 겉면에 설탕을 뿌려 만드는 사브레엔 바닐라향이 필수였다. 이들은 인공향 대신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를 사용한 ‘진짜 과자’를 만들기로 했다. 400번의 도전 끝에 제품 만들기에 성공하면서 이들은 ‘재미있는’ 마케팅에 도전하기로 했다. 신사업인 ‘요거트’를 알리기 위해 젖소로 직접 분장하고 길거리 홍보를 했다.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제품이나 홈페이지, 프랑스 각지에 숨여놓은 ‘황금소’ 찾기 이벤트를 시작했다. 황금소를 찾은 소비자에겐 ‘도교에 차마시러 가기’나 ‘뉴욕 최고 제빵사 만나러 가기’와 같은 이색 선물을 하며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엔 전년대비 2배 늘어난 2500만 유로(약 33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스위스, 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미셸&오귀스탱은 뉴욕을 포함해 전세계 500개의 점포 개설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희경 KOTRA 파리 무역관은 “성공적인 청년 창업을 위해 생산시설을 세우지 않는 전략으로 초기 비용을 줄이는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울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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뷸리의 외고집 … 장난감 수출회사로 변신

 경쟁회사들이 앞다퉈 해외기지를 건설하고, 자동화에 나설 때 우직하게 ‘수작업과 현지 생산’을 고집해 성공한 기업들도 있다. 프랑스 장난감 회사인 뷸리는 53년째 18㎝ 남짓한 기린 모양의 장난감 ‘소피’를 판다. 별다른 광고 없이 프랑스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다 2006년부터는 해외 수출길에도 나섰다. 이 회사의 주고객은 생후 6개월 남짓한 아기. 물고 빨 수 있는 생애 첫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 1961년 쥐기 편하고 가볍게(72g) 디자인한 소피를 만들었다. 손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는 ‘고객’의 성향을 감안해 재료는 천연고무와 식용색소를 택했다. 눈과 코, 입에 이어 기린의 점모양까지 14단계 달하는 공정을 수작업으로 했다. 1980년 장난감 회사인 뷸리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도 이 전략은 그대로 유지했다. 경쟁회사들이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과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했지만 뷸리는 프랑스 현지 생산을 고집했다. “언젠가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뷸리의 전략은 유아용품 시장이 고급화되면서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2~3만원대 프리미엄 기린 치발기를 구입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2006년부턴 수출을 시작했다. 2008년엔 세계 최대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판매를 시작해 전체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수출회사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듀라렉스, 플라스틱컵 맞서 위기 탈출

 플라스틱컵의 등장으로 1980년대 시장에서 밀려났던 ‘듀라렉스’는 서너차례 주인이 바뀌는 수모를 겪었다. 아무리 좋은 유리컵을 내놓아도 소비자들은 던져도 끄떡없고 값마저 싼 플라스틱 컵을 샀다. 2008년 듀라렉스를 인수한 경영진은 듀라렉스의 강점에 주목했다. “가장 잘 하는 것을 하자”는 전략으로 듀라렉스는 ‘깨지지 않는 컵’을 광고하기 시작했다. TV 광고로 컵으로 못을 박고, 세게 던져도 멀쩡한 유리컵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견고함을 부각시켰다. 700도의 온도를 견디는 강화유리를 활용해 제품을 10개에서 250개로 늘리면서 해외 수출을 넓혀나갔다. KOTRA는 “유리제품의 기본인 내구성을 브랜드의 최대 강점으로 앞세워 위기 속에서도 살아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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