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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이버 검열' 논란, 법원이 중심 잡아라

‘사이버 검열’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연일 관련 부처와 수사기관을 질타하고 있다. 정부가 인터넷서비스업체를 실시간 감시한다는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면서 국내 메신저 이용자 150만 명이 보안성이 좋다고 입소문이 난 외국 업체로 옮겨갔다. 일부 정치권은 한 술 더 떠 ‘신(新) 공안사태’로 규정하고 의혹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불법집회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가 자신의 카카오톡이 압수수색을 당해 지인 3000명의 사생활이 노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했다. 때마침 대검이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허위사실 유포와 모독에 대해 선제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히면서 패닉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까지 의혹 제기만 있을 뿐 국내 인터넷업체의 보안성이 허술하거나 우리 정부가 국제 관행에서 벗어난 검열을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불안이 과도하게 확산된 것은 사법부와 수사기관이 형사행정의 신뢰를 얻지 못한 탓이 크다.

 형사소송법 등에 따르면 수사에 필요하고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을 때 범위를 한정한 영장에 의해 개인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 받아낼 수 있다. 오프라인의 경우 이런 기준이 엄격히 지켜진다. 하지만 사이버 수사에서는 아직 ‘포괄주의’가 지배한다. 수사기관은 인터넷업체에 “누구 이름으로 된 기록을 모두 제출하라”는 식으로 자료를 요구한다. 기록 종류나 기간을 엄밀하게 특정하지 않는다. 법원은 그런 영장을 기각하지 않고 관대하게 발부해 준다. 이런 허술한 관행이 ‘사이버 검열’ ‘신 공안사태’ 의혹의 토양이 된다.

 우선 수사기관이 영장 청구를 엄격히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법원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수사 편의주의에서 인권을 지켜낼 책무가 사법부에 있다. 법원은 사이버 수사와 관련, 명확한 영장 발부 기준을 하루 빨리 세워야 한다. 포괄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키워드 방식으로 특정 인물·사안의 정보만 제출받도록 수사기관을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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