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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되는 무상보육만 관심 … 표 안 되는 보육원은 뒷전

숨가쁘게 확대된 무상보육으로 인해 다른 복지 예산이 흔들리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학대받거나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을 위한 예산은 뒷전으로 밀렸다.



재정대책 없는 무상복지 확대 왜
여당도 야당도 젊은 부모 의식
보육예산만 10년 새 30배로 급증
내년 암·희귀병 지원 예산은 삭감

지난해 11월 울산, 올 4월 경북 칠곡의 계모 아동학대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칠곡 사건의 경우 구미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커버하는 점, 열악한 상담원들의 실상, 신고의무자들의 무지 등이 드러났다. 이런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자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고, 당연히 그리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거의 모든 게 불발로 끝났다. 아동보호전문기관 6개 늘린 것이 거의 전부다. 아동학대 예방의 핵심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이다. 그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일에 짓눌리지 않아야 학대 아동을 찾아내고 그들을 안아줄 수 있다. 그런데 상담원 증원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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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의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무조건 전화를 걸었다. 한 상담원이 당직 근무 중이었다. 그는 “신고 전화가 많아 통화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는 “올해 상담 건수가 크게 늘어 상담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동시에 신고가 들어오면 손을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원이 9명인데 15명은 돼야 휴일 근무가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의사와 같은 신고의무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지난달 29일 아동학대범죄 처벌특례법이 개정되면서 학대 의심 사건도 신고하도록 의무화됐다. 하지만 의심 사례가 뭔지 신고의무자가 알아야 한다. 모아서 교육하기 힘들어서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려고 11억원을 신청했지만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281개 보육원도 인력 기준을 지키는 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보육사 배치기준이나 근무여건 등을 거의 대부분이 어기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육은 젊은 부모의 표와 직결되기 때문에 여야가 경쟁적으로 예산을 늘렸지만 학대 아동이나 보육원생들은 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회의원도 그렇고, 지자체장도 그렇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김희경 권리옹호부장은 “학대 아동은 대부분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라며 “어느 누구도 이들을 대변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아이들의 보호가 뒷전으로 밀린 이유는 무상복지 예산의 폭증 때문이다. 유치원 교육비와 어린이집 보육료는 2008년까지만 해도 저소득층(소득 하위 15% 이하 가정)만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를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계층으로 확대한 게 불과 4년 만인 2012년이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 받는 가정 양육수당도 2009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도입된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모든 계층으로 확대됐다. 당초 세웠던 무상보육 확대 시기를 계획보다 네 차례 앞당겼다. 이 때문에 무상보육·양육 예산은 2004년 1524억원에서 지난해 4조5445억원으로 10년 만에 30배로 뛰었다.



 정부는 당초 2012년 보육료 지원 대상을 소득하위 50%에서 70%로 확대할 계획이었는데, 이를 1년 앞당겼다. 모든 계층에 대한 보육료 지원은 어린이 연령에 따라 2012년 만 5세, 2013년 만 4세, 2014년 만 3세로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걸로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로는 지난해 3, 4세 어린이를 한꺼번에 지원하는 걸로 변경했다.



 정부는 2012년 반일제 보육료 지원 등으로 재정 누수를 막는 장치를 도입하려 했으나 정치권의 반대로 전면 무상보육이 실시됐다. 정부는 가정 양육과 어린이집 보육의 균형을 찾는 작업을 올해서야 시작했다. 시간제 보육으로 이름을 바꿔 재정 효율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원래는 시간제 보육이나 반일제 보육 같은 것을 먼저 시행하고 전면 무상보육으로 갔어야 하지만 무상복지 광풍에 휩쓸려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암환자 지원사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소득하위 50%의 환자가 낸 진료비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부분은 100만원까지, 보험이 안 되는 부분은 120만원까지 지원한다. 올해는 237억원을 지원하지만 내년엔 50억원이 깎인 186억원만 지원한다. 희귀·난치성질환 의료비 지원 예산은 올해 297억원에서 내년엔 267억원으로 줄였다.



  박현영·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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