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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4대악'에 경찰력 집중…치안 사각지대 나타나

[앵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핵심 공약이었습니다. 4대악 근절. 요즘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선 승진하려면 4대악 범죄자부터 잡으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정부가 그만큼 4대악 척결에 힘을 쏟고 있다는 건데요. 4대악 척결이 시작된지 20개월째인 지금 국민들의 삶은 얼마나 더 안전해졌는가.

임진택 기자가 '4대악 근절' 정책의 실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학생인 김정미 씨는 불면증과 대인 기피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김정미(가명) : 상황 파악이 안 돼서 몇초간 가만히 있다가 숨었어요. 그랬더니 막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어요. 퉁탕퉁탕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김 씨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난 6월이었습니다.

한 남성이 담 밑에 세워둔 차량을 밟고 창문 너머로 김 씨 집 안을 훔쳐 보고 있었던 겁니다.

[김정미(가명) : 다시 돌아보니까 검은색 휴대폰이 둥둥 떠있는 거예요. 손은 못 보고 휴대폰만 둥둥 떠 있어서…]

곧바로 강도 신고를 했지만 경찰의 대응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특히 창문 바로 앞에 CCTV가 있었지만 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근데 창가에 CCTV가 있는데 경찰은 아직 한 번도 안 왔어요. ]

피해자의 재촉이 계속되자 경찰은 2주가 지나서야 CCTV를 통해 범인의 인상착의 파악에 나섰습니다.

경찰이 눈 앞에 놓인 증거물을 두고도 머뭇거린 이유는 뭘까.

이른바 '4대악 척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찰력을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단속 등 4대악에 집중하면서 다른 강력 범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치안 사각지대가 나타났다는 겁니다.

[탁종연 교수/한남대 경찰행정학과 : 도보 순찰을 한다든가 그런 인력들이 사실은 거의 사라지고 여성 청소년과라든가 새로운 신설 부서로 옮겨간 측면이 있거든요. 4대악이라든가 다른 집중되는 범죄 때문에 홀대를 받는다…]

이 같은 실상은 취재진이 입수한 경찰청의 '범죄 검거율' 자료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박근혜 정부 취임 첫해인 지난해 살인, 강도 등 '5대 강력 범죄'의 검거율이 63%에 그친 겁니다.

보통 취임 첫 해엔 공권력 확립을 위해 강력범 단속에 힘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취임 초기인 2008년과 비교하면 현 정부에선 강력범 검거율이 1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겁니다.

비단 '5대 강력 범죄' 뿐만이 아닙니다.

날로 수법이 교묘해지는 지능 범죄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강성범 씨는 지난 5월 보이스피싱으로 200만 원을 잃었습니다.

아버지 친구라며 미국에서 걸려온 전화에 속아 송금을 한 겁니다.

그런데 경찰 신고 후 수차례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을 들은 둥 마는 둥 움직임이 없었다고 합니다.

[강성범(가명) : 진정서를 내러 갔죠. 이렇게 진정서를 써서 경찰서 팀장한테 갔는데, 그 팀에서 가장 높은 사람한테 가져갔는데 그 사람도 같은 말을 해요.]

강 씨는 울화통이 터졌다고 합니다.

해외에 은신한 보이스피싱 범죄자를 붙잡기가 쉽지는 않다고 해도 경찰이 최소한의 의지는 보였어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강성범(가명) : 제가 궁금한 건 이 사람을 잡으려고 노력이나 하고 있는지…]

서민들을 괴롭히는 보이스피싱의 경우, 80% 후반대였던 검거율이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칠쳤습니다.

[박남춘 의원/새정치연합 : 경찰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4대악만 집중하다 보니 다른 민생 범죄에는 소홀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4대악 단속 실적은 어떨까.

취재진은 이 부분도 검증해 보기로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경찰의 4대악 전담 인력은 3800여 명으로 2배 늘었습니다.

그 결과 성폭력 범죄자들은 17%가량 더 잡아 들였고, 가정 폭력범 단속도 2배 정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다릅니다.

최근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대악 근절이 '효과 있다'는 의견은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도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늘었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또 있습니다.

'4대악' 범죄에 대한 검찰의 기소율이 올들어 30%대까지 줄었다는 겁니다.

범죄자들을 많이 잡아왔다지만 정작 재판까지 가서 처벌받는 사례는 뚝 떨어진 겁니다.

실적에 급급해 무리한 수사가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이광철/변호사 : 경찰이 실적에 치중한 나머지 기소에 이르지도 못할 정도의 무리하고 엉성한 수사를 통해서 공권력이 오남용되고 시민의 인권이 침해되는…]

경찰의 입장은 어떨까.

[경찰 관계자 : 그 부분을 저희들이 아직 확인을 안해 봤습니다. 저희도 (통계) 분석을 한번 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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