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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엄마 손 잡고 아기 사막여우·설가타육지거북 만나러 갈까

아산시 배미동에 위치한 아산생태곤충원이 겹경사를 맞았다. 자연임신이 어렵다고 알려진 사막여우와 인공부화가 까다로운 설가타육지거북의 새끼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사막여우의 경우 자연임신, 출산이 국내에서 다섯 번째다. 육지거북의 부화 성공은 국내 두 번째로 작은 규모의 동물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아산생태곤충원을 찾았다.



아산생태곤충원 새 가족 탄생 잇따라

글=이숙종 객원기자 dltnrwhd@hanmail.net, 사진=채원상 기자



아산생태곤충원은 최근 설가타육지거북의 알을 인공부화하는 데 성공했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들이 어미 등에 업혀 있다.


아산생태곤충원(이하 생태곤충원)은 2012년 9월 문을 열었다. 60여 종이 넘는 곤충과 동식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이곳은 교과서에서 볼 수 있던 곤충과 동화·만화영화에서 자주 만나던 동물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 중 생태곤충원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동물이 있다. 어린왕자의 곁에서 말을 건네고 뽀로로와 함께 모험을 즐기는 사막여우다.



어린왕자와 뽀로로 친구 사막여우



사막여우는 북부 아프리카 지역의 광대한 사막과 반사막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이다. 지난해 7월 이집트로부터 먼 여정을 떠나 암수 각 한 마리가 이곳에 들어왔다. 사육사들은 사막여우가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돌봤다. 수개월이 지나 사막여우가 적응할 무렵 사육장에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암컷이 출산한 것이다. 누구도 암컷 사막여우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없었다.



 “사막여우가 자연임신으로 새끼를 출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해요. 대형 동물원이 아닌 우리 작은 동물원에서 이렇게 새끼를 자연으로 임신해 출산한 것이 놀라운 일이죠.”



박장우(45) 아산생태곤충원장이 사막여우의 출산을 눈치채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사막여우는 매달 건강검진을 위해 서울의 큰 동물병원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병원에서조차 사막여우의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작은 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사막여우에게 자연임신이 됐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것이다. 사육사 역시 암컷이 조금씩 살이 오르는 것은 단순히 먹이를 많이 먹어 건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육사가 정기검진을 위해 암컷을 데리고 나오려는 순간, 모래 구덩이에서 꼬물꼬물한 새끼 사막여우 네 마리가 암컷을 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사육사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했다. 이내 암컷이 새끼를 출산해 젖을 물리는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생태곤충원은 사막여우가 모성애가 그리 깊지 않은 동물로 알려져 새끼 보호 문제를 두고 고심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어미인 암컷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작은 소리에도 새끼를 보호하는 등 놀라운 모성애를 보이며 새끼를 자연스럽게 키워냈다. 그러나 새끼 사막여우 출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 보통 걸음이 익숙하지 않은 새끼는 수컷이 새끼의 목덜미를 물어 이동시키는데, 초보 아빠였던 수컷 사막여우가 서툴러 새끼 한 마리가 가족의 품을 떠나게 된 것. 현재 이곳에는 다섯 마리의 사막여우 가족이 살아가고 있다.



딱딱한 등껍질을 지고 있는 큰 거북을 따라 일렬로 늘어서 있는 작은 새끼 거북 네 마리가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지난 8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새끼 부화에 성공한 설가타육지거북 알이 부화 후 어느덧 어린아이 주먹 크기만큼 자라 관람객들에게 공개됐다.



힘든 과정 딛고 알에서 깨어난 새끼 거북



설가타육지거북은 보통 모래 밑 20㎝가 넘는 곳에 부화하고, 모래 속 자연 그대로의 온도와 기후로 부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동물원에 전시되고 있는 거북은 사육공간이 야생 상태와 달라 자연적인 부화가 어렵다.



이 때문에 사육사들이 알을 부화시설에 넣어 부화를 돕는다. 인공부화는 알의 상태를 야생과 동일한 조건으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온도와 습도가 맞지 않으면 알은 성장을 멈춘다. 또 부화 기간이 100~150일 정도로 길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 인공부화 성공 사례가 드물다.



박 원장은 “올해 두 번의 출산과 부화 과정을 지켜보며 새 생명 탄생이라는 놀라움을 느꼈다”며 “작은 생명체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많은 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관람객들에게 개방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하지만 아직 어린 새끼들이라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관람 시 조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같은 동물 1년 내내 전시 안 해



아산생태곤충원은 개관 1년5개월 만인 올해 초 입장객 30만 명을 돌파했다. 다른 지역 동물원보다 규모는 작지만 방문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같은 동물을 1년 내내 전시하는 것을 피한다. 가급적 여러 동물을 소개하며 계절마다 새로운 곤충들로 바꾸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위한 수고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을 위한 체험활동과 특별전시회를 분기별로 진행해 다채로운 기획을 선보이는 것도 관람객의 발길을 끄는 이유다. 관람만 하고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연과 어울리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건 곤충학과 환경을 전공한 박 관장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현대의 환경은 동식물을 보호하고 곤충을 보호하자는 측면이 강하지만 더불어 사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 동물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공개하는 것도, 체험활동을 통해 자연을 접하게 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예요. 아이들에게 자연과 공존해 가며 어울려 사는 것을 직접 느끼게 해주는 것이 환경교육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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