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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두더지 작전' … F-22·토마호크 공격에도 끄덕없어

미국이 이라크에 이어 지난달 22일(현지시간)부터 보름째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를 공습하고 있지만 IS는 위축되기는커녕 더욱 공세적이다. 작전 시간당 2만1500달러(약 2300만원)가 드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와 112만 달러(약 12억원)짜리 토마호크미사일까지 투입했지만 때리면 숨고 사라지면 반격하는 IS의 ‘두더지 작전’에 막혀 효과를 못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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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는 7일 터키와 맞댄 전략 요충지인 시리아의 코바니 일부를 장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AFP 등에 따르면 IS는 코바니 인근 쿠르드족 마을 300여곳을 점령한데 이어 이날 쿠르드민병대 수백 명과의 교전 끝에 코바니로 진격했다. IS는 코바니 일대에서 주로 소총으로 무장한 쿠르드민병대를 탱크·박격포·기관총 등 중화기로 공격했다. 미 중부군사령부가 공중 지원에 나서 코바니 남쪽의 IS 공격 거점 두 곳을 파괴했지만 남서부로 진격한 IS는 50m 이상 진입에 성공했으며, 도시 외곽의 몇몇 건물을 장악한 뒤 IS 깃발을 내걸었다.

 하늘의 공습이 땅의 전투를 제대로 돕지 못하는 이유는 IS의 두더지 작전 때문이다. 코바니의 쿠르드족 대변인 이드리스 나산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IS는 도시를 삼면에서 포위 공격하기 때문에 공습 만으로는 IS의 지상 병력을 격퇴할 수 없다”며 “(미군) 전투기가 다가올 때마다 IS는 거점을 버리고 흩어져 버린다”고 호소했다.

 두더지 작전은 지난달 22일 미국과 아랍 5개국의 시리아 공습 때 이미 시작됐다. 첫 공습은 IS가 수도로 발표한 시리아 북동부 라카에 밀집한 사령부·훈련소 등에 집중됐다. WSJ는 라카 주민을 인용, “도시에서 활보했던 IS 지휘관들이 미국의 공습 예고 이후 모두 사라졌다”고 전했다. 시리아 동부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항해 활동하는 한 인사는 “공습 당시 대부분의 IS 훈련소와 기지는 비어 있었다”고 했다.

 공습 이후 IS는 활동 방식을 바꿨다. 중무장 트럭을 민간용으로 위장하고, 검은 복장의 IS 조직원들이 일반인 차림으로 바꾼 뒤 민간으로 스며 들었다. 탱크와 험비 차량에는 위장막을 씌우거나, 다리 밑에 숨겨 위성 촬영을 피했다. 미국과 아랍 당국자들에 따르면 공습 이후 IS는 소규모 부대로 나눠 이동하고, 움직이는 시간도 주로 밤을 택하고 있다. 또 휴대폰과 무선 통신 사용을 줄여 미군의 정보 탐지를 최소화하는 첩보전까지 구사하고 있다.

 IS의 지역 밀착도 미 공습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IS는 주요 자금줄인 유정에서 추출한 석유를 주민들에게 저가로 나눠줘 호응을 얻고 있다. IS 장악 지역의 수니파 주민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정권에 대해 실망해 같은 수니파인 IS에 더 끌리는 상황이다. 이라크에서는 정부군이 탈환한 지역을 현지 경찰에 넘겨주자 수니파 부족장이 곧바로 IS와 연대해 IS가 다시 장악하는 일도 벌어진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미군이 IS 군사 작전에서 쓴 비용은 11억 달러(1조1700여억원)다. 이중 토마호크 미사일 47기 등 해군이 동원한 미사일·정밀유도폭탄 185발에만 6200만 달러가 들었다. 미군은 아파치 공격 헬기도 처음으로 전투에 투입했다. 하지만 고가의 첨단 무기를 통한 공습에도 IS 기세를 꺾지 못하며 공습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지상에서 미군을 대신해 싸울 병력이 절실하지만 이라크군은 불신의 대상이 됐고, IS와 맞붙을 시리아 반군은 조직화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월 IS의 공세 때 이라크군 4개 사단 3만여명이 궤멸됐다”며 “얼마나 전사했는지 얼마나 복귀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이라크군은 병력 충원에 나섰지만 재입대하는 병사들 대부분은 돈 때문이라고 NYT는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배경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인정했듯 미국이 IS 세력은 과소평가하고, 이라크의 알말리키 정권의 능력을 과신한 데 있다. 오바마 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리언 패네타는 6일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IS 격퇴는)30년 전쟁이 될 수 있다”며 “2012년 시리아 내전 때 온건 반군을 지원하자는 나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의견을 대통령이 묵살했다”고 밝혔다. 그는 7일 출간된 회고록 『값진 전투들 (Worthy Fights)』에서 이라크·시리아에서 힘의 공백 상태를 만든 게 IS의 등장을 불렀다고 진단했다. 공화당 등으로부터 대외정책에 실패했다는 공격을 받는 오바마 대통령은 하늘의 전쟁과 땅의 전쟁을 조화시켜야 하는 힘든 과제를 안게 됐다.

 ◆일본서도 IS 추종자 등장=7일 IS 청정 국가로 여겨졌던 일본에서 대학 휴학생이 IS에 가담하려고 시도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 경시청은 홋카이도(北海道) 대학의 휴학생(26) 등으로부터 IS에 가담해 전투원으로 참가하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해당 휴학생이 지난 8월 시리아로 출국하려다 실패하자 이달 7일 출국을 재시도했다고 보도했다.

 IS는 전세계에서 추종자들을 두더지처럼 끌어 들이며 미국과 서방에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4일 IS에 가담하려 출국을 시도한 혐의로 시카고 국제공항에서 미국인 1명을 체포했다. CIA는 IS에 2000명 가량의 서구 지하디스트를 포함해 1만5000여명의 해외 용병이 가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보 당국은 ‘미국인 IS’가 이라크·시리아가 아닌 미국 현지에서 테러를 시도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워싱턴·도쿄=채병건·이정헌 특파원,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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