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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태평소+춤 … LA 관객 홀린 한국 '자유부인'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된 ‘마담 프리덤’. 일탈을 꿈꾸는 여성의 욕망을 그렸다. [사진 와이맵]

영화의 한 장면이, 그래픽 영상이, 태평소의 선율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췄다.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레드캣(REDCAT)’ 극장에서 공연한 ‘마담 프리덤’에선 빛도, 소리도, 모두 하나의 ‘댄서’로 무대에 올라왔다. 나흘 동안 매일 300여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은 “어메이징(amazing)”을 연발하며 환호성을 보냈다.

 ‘마담 프리덤’은 춤과 영상, 빛과 소리 등이 어우러진 미디어 퍼포먼스다. 안무와 연출을 한 김효진 와이맵(YMAP) 대표가 무용수로 무대에 올랐고, 김 대표의 남편이자 미디어 아티스트인 김형수 연세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2005년 ‘춤을 추며 산을 오르다’란 제목으로 초연한 무용 작품에 영상과 라이브 음악 등을 유기적으로 덧붙여 ‘융합 장르’ 공연으로 발전시켰다.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의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면서 세계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고, 올해는 현대 예술공연의 메카로 꼽히는 ‘레드캣’의 초청으로 미국 초연 무대에 섰다.

 ‘레드캣’은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LA의 랜드마크,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안에 있는 소극장이다. 세계 곳곳에서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발굴, 무대에 올려 현대 예술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마담 프리덤’은 2003년 개관 이래 처음으로 공연한 한국 작품이다. ‘레드캣’ 총감독인 마크 머피는 “다양한 예술 영역을 정교하게 결합시킨 창조적·실험적인 작품”이라며 ‘마담 프리덤’ 초청 이유를 밝혔다.

 ‘마담 프리덤’에선 1957년 영화 ‘자유부인’의 영상과 가수 고복수가 ‘타향살이’를 부르는 60년대 TV 프로그램 화면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높이 5미터가 넘는 대형 스크린에 이들 반세기전 영상이 흐르는 동안 김효진 대표와 김형남 세종대 무용과 교수가 혼자 혹은 함께 등장해 태평무와 왈츠와 탱고 등을 춘다. 영상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한 무용수의 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고, 그런 무용수의 모습이 영화 속 영상에 얹힌다. 가상 세계인 영상과 실제 세계의 무대가 정교하게 엮여 ‘타향살이’ 속에서 ‘자유부인’을 꿈꿨던 한국 여성들의 역사를 그려냈다. 연주자 최광일씨가 들려준 태평소의 강렬한 선율은 긴장감과 역동감을 더했다.

 ‘마담 프리덤’에 대한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LA위클리’ ‘아트인아메리카’ 등 매체들이 프리뷰 기사로 다뤘고, 네 차례 공연이 모두 매진됐다.

네덜란드 현대무용단 ‘NDT’의 무용수 출신으로 4일 공연을 관람한 피오나 러미스(51)는 “옛날 영화 영상과 그래픽 디자인 등이 매혹적이었다. 유머가 섞여있는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미국 비버리힐스에 기반을 둔 영상·미디어 제작·배급사 ‘하우스오브필름’의 애바 비 대표는 “깜짝 놀랄만큼 멋지고 창조적인 작품이다. 피나 바우쉬가 새로운 형태의 무용 공연을 보여줬듯 ‘마담 프리덤’도 완전히 새로운 예술 장르를 제시했다”면서 “‘마담 프리덤’의 전세계 유통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LA=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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