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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대맛 라이벌] (29) 샤브샤브 -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진상샤브샤브 청담점은 1++한우만 판매한다. 수입산 쇠고기는 잡냄새가 나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샤브샤브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침·저녁 제법 찬바람이 불면서 따뜻한 국물이 생각납니다. 요즘 같은 날씨에 잘 어울리는 요리가 샤브샤브인데요. 국물에 신선한 쇠고기와 해산물·채소를 넣어 익혀 먹으면 속까지 따뜻해집니다. 별다른 조리법이나 양념이 없어 재료 자체의 신선도와 품질이 맛을 크게 좌우합니다. 오늘 소개할 두 집 역시 신선한 재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다시마·가쓰오부시 등 꼭 필요한 다시 재료로만 국물을 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요즘 샤브샤브는 망가졌어요. 월남쌈처럼 싸먹거나 고기를 구운 다음 넣는 등 각양각색이더라고요. 그냥 전골을 샤브샤브라고 부를 정도니…. 이건 아니에요. 샤브샤브가 정체성을 잃은 거죠. 우리 집은 다릅니다. 정통 샤브샤브예요. 국물은 이것저것 넣지 않고 맑게 끓여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죠. 대한민국 샤브샤브는 우리가 원조라고 자신합니다.”

손치중(55) 진상샤브샤브 청담점(이하 진상) 대표 말에 강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진상은 1987년 청담동에 문을 연 이후 30년 가까이 콧대 높고 까다로운 이 지역의 대표 맛집 자리를 줄곧 지키고 있으니 말이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손 대표는 20대 중반 일본 오사카 여행에서 스키야키를 맛보고는 샤브샤브 전문점을 내기로 했다. 어린 때부터 맛에 민감했는데 샤브샤브 특유의 담백한 맛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손 대표가 지인과 함께 87년 청담동에 가게를 낼 때는 강남 개발이 막 시작될 무렵이다. 당시 제대로 된 식당이라곤 고깃집인 서라벌·늘봄공원·삼원가든 정도였다.

“샤브샤브 맛이 한국의 전형적인 미(美)와 일치한다고 생각했어요. 자극적이고 강한 것에 익숙한 사람이 샤브샤브를 맛보면 처음엔 밋밋하게 느껴지겠지만 점점 재료가 지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일본 요리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한국인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래서 개발한 게 한우 등심이다. 씹으면 고소하고 쫀득쫀득한 식감이 잘 살아 조리과정과 양념이 단순한 샤브샤브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수입산 쇠고기는 자칫 냄새가 나기 쉬워 한우만 고집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수프였다. 진상에서는 육수라는 말 대신 수프라고 부른다. 고기나 멸치 등으로 국물을 만들지 않고, 다시마와 가쓰오부시 정도만 이용해 맑은 국물을 낸다. 수프 재료를 이렇게 간소하게 하는 건 고기와 해산물이 가진 맛을 제대로 느끼기 하려는 의도다. 고기와 해산물을 찍어 먹는 폰즈(유자)·참깨·매운 소스 3종류는 직접 개발했다.

손 대표는 처음부터 ‘이거다’ 싶었지만 그의 자신감과 달리 문을 연 처음 2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샤브샤브 요리 자체가 당시 한국인에게 생소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호기심을 갖고 맛 본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점점 손님이 늘었다. 문 연 지 3년쯤 지나자 가게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1·2층에 각각 테이블 7개씩 총 14개뿐이라 식사 시간이면 1시간씩 기다리기 일쑤였다.

① 손치중(왼쪽) 대표와 23년간 함께 일한 매니저 김재원씨. 손 대표는 김 매니저 등 오래 함께 일한 직원을 패밀리(가족)라 부른다. ② 1999년 미국 자갓서베이 맛집으로 선정된 진상샤브샤브 미 샌디에이고 지점. ③ 상추에 샤브샤브 고기를 얹어 먹는 상추샤브샤브.
장사가 잘되면서 분점도 냈다. 국내에는 95년 방배동을 시작으로 도곡·신촌에 열었다. 미국도 진출했다. 97년 샌디에이고, 2002년 로스앤젤레스 지점을 냈다. 신촌과 로스앤젤레스점은 직영이고, 다른 곳은 손 대표 지인들이 운영했다. 직영이 아니어도 본점 직원을 파견해 본점과 똑같은 맛을 내고자 노력했다. 이런 정성 덕분에 샌디에이고 지점은 1999년 미국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가이드인 『자갓서베이』 맛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 5월 지역 재개발로 서초점이 문 닫으며 모든 지점이 다 문을 닫았다.

“본점 직원을 파견보내다보니 본점 인력 손실이 컸어요. 그런데도 정작 제대로 관리하기는 어렵고요. 게다가 미국 지점은 한우가 아니라 미국산 고기를 쓰니까 본점의 그 맛이 안나는 거예요. 국내는 해당 지점 건물이 재개발 되기도 했고요. 한 곳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지점을 다 정리했어요.”

손 대표는 이를 계기로 매장을 더욱 꼼꼼히 관리할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아침 가게에 나와 수프 맛을 직접 보고 재료 상태를 확인한다. 한번은 한우 상태가 좋지 않아 업체 배달직원이 보는 앞에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150만원이 넘는 양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손 대표는 “내가 버리지 않으면 다른 가게에 주지 않았겠느냐”며 “안 좋은 고기는 내 가게는 물론 다른 가게에도 주지 말라는 뜻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청담동 본점엔 정재계 인사와 유명 연예인도 많이 찾는다. 배우 이영애와 가수 백지영은 단골 중의 단골이다. 지난해 가게를 이전하기 전까지만 해도 별도 룸이 없어 다른 손님들과 붙어 앉아 식사를 해야했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고 자주 찾았다고 한다. 진상은 지난해 가게가 있는 건물이 재개발되면서 영동대로 건너편으로 이전했다. 이때 룸 12개를 만들었다.

손 대표는 부침 심한 강남에서 30년 가까이 맛집으로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로 직원을 꼽았다. 손 대표는 직원을 ‘패밀리(가족)’라고 부른다. 직원 16명 중 4명은 처음 문 열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일했다. 직원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직원 김재원(40)씨는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조리실장을 거쳐 현재 매니저로 23년째 일하고 있다. 그냥 오래 쓰기만 하는 게 아니다. 김씨는 손 대표 지원으로 르꼬르동블루 숙명아카데미를 졸업했다. 또 직원이 독립하고 싶어하면 요리비법을 전수해 내보내기도 한다.

“우리끼리 사이가 안 좋으면 손님 앞에서 어떻게 웃으면서 일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늘 우리는 하나다, 내 일 네 일 구분 없다고 강조해요. 우리가 기분 좋게 서비스해야 손님도 즐겁잖아요. 좋은 서비스 받고 기분 좋게 식사하고 나가며 건네는 ‘잘 먹었다’는 손님의 인사말 듣는 맛에 이 장사합니다. 정말이에요.”

글=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총리 단골’ 복집 뭐가 아쉬워 가격 내렸냐면요

공동 1위 진상샤브샤브 청담점

·대표메뉴:한우샤브샤브·한우스끼야끼 4만8800원(프라임)·5만6800원(수퍼프라임) ·개점:1987년 ·특징: 다시마·가쓰오부시로 맛을 낸 맑은 국물에 신선한 한우와 해산물을 담가 익힌 후 특제 소스에 찍어먹는 전통 샤브샤브 요리 전문점. 테이블 담당 서버가 조리를 돕고 개별 서빙해줘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 한식에 바탕을 둔 전채와 스키야키도 인기다. 27년간 영업하던 가게 건물이 재개발되는 바람에 학동사거리 건너편으로 이전했다. ·주소: 강남구 선릉로 152길 12(청담동 87-6) ·전화번호: 02-540-6038 ·좌석수: 126석(룸 12개)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연중무휴) ·주차: 발레파킹(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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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복집 오던 손님들이 부담 없이 샤브샤브랑 스키야키 먹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복요리는 비싸잖아요. 아무때나 편하게 올 수는 없죠. 그래서 지난해 샤브샤브와 스키야키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를 냈습니다.”

이호식(58·여) 송원스키야키·샤브샤브 대표는 송원복집 얘기부터 했다. 사실 송원스키야키·샤브샤브는 송원복집이 47년 만에 낸 두번째 브랜드라 복집을 빼고는 얘기할 수도 없다. 송원복집은 1966년 이 대표 시아버지인 고(故) 김송원(2011년 작고)씨가 연 복요리 전문점이다. 재일교포였던 김씨는 일본에서 12년 동안 일식 요리사로 일하며 배운 복요리와 스키야키(일본 가정 요리로 샤브샤브와 비슷하지만 국물에 익혀 먹는 게 아니라 팬에 구워 소스에 찍어 먹음) 조리법을 갖고 66년 한국에 와 무교동에 복집을 열었다. 일본에서 복요리 즐겨 먹던 미식가들이 즐겨찾으며 가게는 금세 유명세를 탔다. 고급 요리 전문점이었던 만큼 정재계 인사들이 특히 많이 찾았다.

“대통령 빼곤 다 왔다고 보면 되요. 노재봉·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단골이셨어요. 우리집에서 모임을 자주 했는데 총리가 한 번 움직이면 한 30명씩 움직였어요. 모기업 회장도 자주 왔는데, 비서들이 미리 가게를 살펴보는 건 물론이요 이 회장님 식사하는 동안 문 앞에 지켜 서 있었죠.”

이 대표는 77년 김송원의 장남 길남(64)씨와 결혼하며 가업을 잇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미식가에다 손맛까지 좋아 시아버지와 남편이 가게에 나올 것을 권했다. 84년 무교동 재개발로 가게를 북창동으로 옮겼다. 가게 이전 후에도 인기는 꾸준했다. 신문이나 방송에 여러번 소개될 정도로 유명해지자 87년 ‘송원’이라는 이름을 아예 서비스표 등록(상표 등록)을 냈다. 똑같은 이름으로 따라하는 곳이 생길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김씨가 세상을 떠난 2011년 이후에도 가게를 찾는 사람은 꾸준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아버지에 이어 복요리를 담당했던 조리실장에게 복집 운영을 맡기고 따로 스키야키·샤브샤브 전문점을 내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복 때문에 스키야키가 주목받지 못했어요. 스키야키 먹어본 사람들은 다들 정말 맛있다고 하거든요. 샤브샤브도 전에는 복으로 하는 것 밖에 없었는데, 비싸니까 사람들이 자주 먹기 어렵잖아요. 몇 년 전 모 신문사 맛집 담당기자가 복요리 먹으러 왔다가 5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을 보고는 신문에 소개할 수 없다고 돌아간 적도 있어요. 이런저런 계기로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식당을 내고 싶다고 생각한 거죠.”

가게 자리는 송원 브랜드에 익숙한 사람을 공략하려고 복집 인근 북창동과 소공동 쪽으로 알아봤다. 때마침 복집에서 한 블록 나온 큰길가에 자리가 나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처음엔 송원복집 찾던 나이 지긋한 단골이 주로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20~30대 젊은층이 많이 온다고 한다. 이 대표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거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젊은이들과 친숙한 게 이곳의 컨셉”이라고 말했다. 대중적 식당을 계획했던 만큼 젊은 사람이 부담없이 올 수 있도록 가격을 내렸다. 가격을 맞추려니 샤브샤브 재료로 복 대신 쇠고기와 해물을 넣었다. 한우뿐 아니라 호주산 쇠고기도 준비했다. 1인용 냄비와 화로는 물론 반찬도 1인분씩 담아냈다.

“최근 흐름이 개인주의잖아요. 먹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전에는 여러 명이 함께 나눠먹는 걸 좋아했지만 요즘엔 각자 자기 것을 가지고 본인 취향에 따라 먹는 걸 선호하거든요.”

① 개인주의적인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화로(인덕션)는 모두 1인용으로 준비했다. ② 손님상에 낼 재료를 준비하는 이호식 대표.
직원이 옆에 서서 조리해주는 서비스도 없앴다. 대신 주방에서 재료를 담아 내오면 손님이 알아서 조리해 먹는 ‘셀프’ 형식을 도입했다.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가격을 1만원대까지 내릴 수 있으니 이 대표와 손님 모두 윈-윈인 셈이다. 배추·숙주 등 흰색 채소를 주로 주는 다른 샤브샤브 집들과 달리 케일·청경채·총겨자 등 녹황색 채소를 많이 담아낸다. 이 대표는 “녹황색채소에는 항산화물질이 많은 데다 다른 색 채소에 비해 깊은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밀가루 면이 아니라 클로렐라를 넣어 만든 국수와 찹쌀가루로 만든 만두를 쓴다.

복집과 달라진 게 많지만 그대로 가져온 것도 있다. 복지리 맛의 비결이었던 육수가 대표적이다. 다시마·가쓰오부시·조개 등만 넣어 육수를 내기 때문에 국물이 깔끔하다. 이 대표는 “고기로 다시를 내면 국물이 진해져 느끼할 뿐더러 재료 맛을 제대로 느끼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소스도 그대로다. 간장에 매실과 유자를 넣어 숙성시킨 소스를 비롯해 칠리·참깨 소스를 함께 서비스한다. 이 대표는 젊은이뿐 아니라 외국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간판 한 면은 영어로 표기했다.

“스키야키는 여성의 맛, 샤브샤브는 남성의 맛이라고 늘 말해요. 소스와 함께 익혀먹는 스키야키에 비해 샤브샤브는 재료 그대로를 즐기기 때문에 맛은 밋밋하지만 늘 맛이 변함없거든요. 물론 스키야키도 스키야키만의 매력이 있지요.”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식사시간이면 2·3층 매장은 사람으로 가득찬다.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잡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도 이씨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송원스키야키·샤브샤브는 처음부터 프랜차이즈를 염두해두고 시작했어요. 아직도 제대로 샤브샤브하는 집은 드물어요. 스키야키는 여전히 생소하고요. 1년 만에 이 정도로 평가를 받았으니 뜻대로 잘 될 거라 믿어요.”


공동 1위 북창동 송원 스키야키샤브샤브

·대표메뉴: 샤브샤브·스키야키 각 1만5000원, 한우 샤브샤브·스키야키 각 2만원 ·개점: 2013년 ·특징: 1966년 오픈한 송원복집이 47년 만에 낸 두번째 브랜드.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 해산물 등을 이용해 기존 복 샤브샤브보다 가격을 낮춰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샤브샤브와 스키야키 모두 1인분씩 나와 개인용 화로 위에서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송원복집 인기 메뉴인 복지리의 다시와 소스를 그대로 사용한다. ·주소: 중구 세종대로 18길 24(북창동 14-5) 2·3층 ·전화번호: 02-778-7708 ·좌석수: : 40석(룸 없음)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일요일 휴무)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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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