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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로 큰 방향 잡는 삼성 … 두 달 새 북미 신생기업 3곳 인수

‘탈(脫) 스마트폰’.전례없는 전자의 실적 악화로 위기에 몰린 삼성그룹 전체에 내려진 절체 절명의 과제다.

 삼성의 시선은 이제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스마트홈, 모바일 헬스케어와 같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 시대’를 향하고 있다. 심지어 거시경제 전망, 글로벌 금융 분석에 중점을 뒀던 그룹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인력들까지 스마트홈 등 IoT 분야 연구에 대거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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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위해 삼성은 주요 사업부문에 일정 부문 자율성을 보장해 신속한 경영을 펼치는 ‘실리콘밸리 식’ 경영 스타일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간 삼성은 그룹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주도해 전사업 분야를 컨트롤 하는 ‘중앙집권적’경영 전략을 고수해왔다. 이처럼 삼성이 기업 문화까지 바꾸면서까지 기업 간 인수·합병(M&A)에 활발히 나서는 것도 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의 취약 분야인 소프트웨어(SW)나 콘텐트 분야의 미국 기업들을 인수하기 위해선 신속한 판단과 실행이 강점인 실리콘밸리 식 경영이 훨씬 적합하기 때문이다.

 올 8월부터 약 두달 새 삼성전자가 인수한 북미 지역 신생기업(스타트업)만 세 곳이다. IoT 관련 플랫폼을 제작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스마트싱스’와 미국 시스템에어컨 유통 업체 ‘콰이어트사이드’, 캐나다 클라우드 프린팅 업체 ‘프린터온’을 잇따라 품에 안았다.

 운영체제(OS)·플랫폼과 같은 SW 분야, 언제 어디에서라도 제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상품 유통망 등은 삼성이 스마트홈 분야에서 구글·애플과 같은 글로벌 경쟁자들을 앞서 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다.

 특히 삼성은 스마트싱스와는 협상 시작 6주만에 전격적으로 인수 금액 2억 달러(약 2132억원)에 M&A를 발표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2008년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인 ‘샌디스크’와 같은 대기업을 인수하려다 무위에 그쳤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애플·구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최고경영자(CEO) 한 사람에 의존하기보다는 각 분야 별 책임자가 담당 사업을 총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고(故) 스티브 잡스 창업자 시절, 잡스의 ‘카리스마’로 움직여왔던 애플도 현재는 팀 쿡 CEO가 조너선 아이브(디자인), 크레이그 페더리기(SW), 필 쉴러(마케팅) 등 부문 별 임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삼성도 스마트싱스와 프린터온에 대해선 별도의 합병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회사 성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독자적인 경영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싱스 창업자 겸 CEO 알렉스 호킨슨은 국내에 있는 삼성 경영진이 아닌, 미국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 소속 데이비드 은(한국명 은상혁) 수석 부사장에게만 업무보고를 한다. 은 부사장은 “그동안 M&A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삼성이 이번 거래를 통해 많은 변화를 시사한 것”이라며 “삼성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민첩할 수도, 접근법을 바꿔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쉽사리 진행하기 어려웠던 외부 인력 수혈도 M&A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이라는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국내 근무를 꺼리거나 가족들의 반대 때문에 영입 마지막 단계에서 무산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면서 “글로벌 우수 인재들을 얻게 된 것도 M&A의 성과”라고 말했다.

 IoT 시대를 향한 변화의 움직임은 삼성 내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내 산업전략 1실 소속 약 30명은 현재 스마트홈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한 마케팅·유통 등 시장 분석에 몰두하고 있다. 빅데이터·헬스케어·반도체 등 IoT 관련 분야도 이들의 연구 분야다.

 소프트웨어 인력 강화도 IoT와 직결돼 있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인력수는 2011년 2만7000여명에서 지난해 말 4만506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구글의 소프트웨어 인력(1만8593명)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삼성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인력 약 6만9000명 가운데 약 58%가 SW 인력인 셈이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소속 SW 엔지니어 약 500명이 생활가전 부문과 연구·개발 부서로 이동한 것도 회사 전체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위기의 터널’을 헤쳐나가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진입한 스마트폰 산업의 사이클 자체를 삼성이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의 조직문화가 SW 경쟁력을 위해 좀 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회사 차원의 방향은 뚜렷해 보인다”면서 “SW 분야에서 일정 이상의 능력을 확보한다면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하드웨어 경쟁력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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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