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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권력의 중심 월도프아스토리아 중국에

“양키의 격조를 보여주는 곳.”



미국 뉴욕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아스토리아를 두고 한 말이다. 주인공은 영국 투자은행 베어링브러더스 최전성기인 19세기 말~20세기 초에 대표를 지낸 존 베어링(1863~1929년)이다.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은 미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1893년 세워진 이후 ‘부호-권력자-스타’가 어울리며 역사를 만든 곳이었다.



이런 월도프가 6일(현지시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또 장식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자본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가격은 19억5000만 달러(약 2조700억원)이다. 매수자는 중국 안방보험그룹(安邦保險集團))이다. 미국 언론은 일본 거품 절정기인 80년대 후반 뉴욕 록펠러센터가 미쓰비시에 팔릴 때와 비슷한 반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요즘 중국 자본이 뉴욕에서 부동산을 쇼핑하고 있다”며 "역사적인 빌딩이 또 중국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안방보험은 월도프를 차지하기 위해 호텔 인수 역사상 가장 비싼 금액을 치렀다. 그런데 인수대금이 전부는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안방보험이 월도프를 리모델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작 월도프 운영은 기존 주인인 힐튼월드와이드가 맡는다. 그것도 무려 100년 동안이다. 글로벌 차원에선 신흥 부호 격인 중국 기업에 월도프의 전통과 품격을 유지하는 일이 버거웠을 수도 있다.



월도프는 미국 패권의 상징이었다. 20세기 초 US스틸 등 미국 거대 기업이 월도프 최고급 객실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금융황제’ 존 피어폰트 모건의 주도 아래서다. 50년대엔 마를린 먼로가 주당 1000달러를 내면서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월도프는 냉전시대 외교의 중심이기도 했다. 59년엔 리키타 흐루시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월도프에 머물렀다. 또 신흥국 권력자들이 세계 패권국 경제중심인 뉴욕을 방문할 때면 으레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59년 박정희 전 대통령도 월도프 귀빈이었다.



가장 최근 역사의 한 페이지는 유엔(UN) 총회가 열린 지난달 24~25일에 만들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18개국 정상들이 월도프에 머물렀다. 철통 보안 속에 정상들은 월도프 최고급 식사와 서비스를 즐기며 국익을 위해 줄다라기를 했다.

이런 월도프를 힐튼은 왜 팔았을까. NYT는 “힐튼이 월도프를 판 돈으로 미국 내 다른 호텔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방을 내주는 전략으로 제2의 도약을 꾀하는 방식이다. 이는 미국 자본들이 즐겨 쓴 모델이다. 금융 역사가인 존 스틸 고든은 『월스트리트 제국』에서 “외국 자본이 자신들의 호황기에 미국 빌딩과 회사를 비싼 값에 사들였다가 위기 순간 헐값에 내놓으면 미국 자본이 되사들이는 역사가 1850년대 이후 되풀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전철의 첫 번째 희생자가 바로 영국인들이다. 그들은 20세기 초에 미 기업들을 대거 사들였다가 1차대전 때문에 자금난에 빠지자 싼값에 팔아야 했다. 일본도 80년대 미국 빌딩과 골프장을 비싸게 사들였다가 거품 붕괴로 자금난에 빠지자 싸게 팔았다. 경제역사가들이 말하는 ‘미국의 역사적 행운’이다. 이 행운이 중국인을 상대로 되풀이 될지 관심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월도프아스토리아=뉴욕 파크애비뉴에 있는 47층짜리 최고급 호텔. 현재 건물은 대공황 와중인 1931년에 세워진 것이다. 하지만 호텔의 역사는 189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백만장자였던 윌리엄 월도프 아스토가 13층짜리 월도프호텔을 열었다. 4년 뒤인 1897년에 아스토리아 호텔이 문을 열었고, 1931년에 두 호텔을 합쳐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이 됐다. 이후 호텔 왕국을 일군 콘래드 힐튼이 인수했다. 이 호텔은 힐튼월드와이드가 보유한 전세계 27개 럭셔리 호텔 중에서도 특급으로 꼽힌다.뉴욕시는 93년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공식 랜드마크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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