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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포통장 의심 계좌 공유한다

최근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박모(55)씨는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박씨의 신한은행 통장이 금융사기에 쓰여 증거물로 압수했다는 내용이었다. 통장 정보가 이미 노출됐으니 지금 불러주는 다른 은행 계좌로 돈을 이체하라고 채근했다. 박씨는 서둘러 인터넷송금을 하려 컴퓨터를 켰다. 송금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의심거래이므로 콜센터의 안내를 받으라’는 문구가 떴다. 알고 보니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었다. 은행에서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박씨가 평소에 전혀 거래가 없던 계좌로 통장 잔액 전체를 보내려 하자 거래를 차단한 것이었다. 박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금감원, 전자금융사기 책임 강화
이상거래탐지시스템 연내 구축

 보이스피싱·파밍과 같은 전자금융사기로 매년 1000억원 이상이 사라진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피싱 피해액이 900억원 가까이 된다. 정부와 관계기관이 매년 대책을 내놓지만 전자 금융사기는 진화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 책임 강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은행끼리 대포통장 의심 계좌를 공유하고,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구축도 올 연말까지 끝내도록 독촉하고 나섰다. FDS 구축을 완료한 은행은 신한·부산은행 2곳 뿐이다.



 금감원은 대포통장 의심 계좌를 유형화하고 이를 은행 간에 공유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시중은행 실무자들을 불러 첫 회의를 연데 이어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도 검토하고 있다. 타인의 명의를 빌려 현금을 송금받는 대포통장은 전자금융사기의 종착점이다. 대포통장 의심 계좌를 식별하는 방법은 이렇다. 예를 들어 최근 개설한 통장인데 하룻동안 비정상적으로 수십번씩 나눠 돈을 꺼낸다면 자동화기기(ATM) 1회 인출한도를 피하려는 수법으로 인식해 대포통장 꼬리표가 붙는 식이다.



 이는 은행권 FDS 구축이 더뎌지면서 먼저 내놓은 대책이다. 금감원은 최근 시중은행들에 연말까지 FDS 구축을 서두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금융사기가 의심되는 거래를 사전에 탐지해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에 대포통장 구별도 이를 통해 할 수 있지만 은행들은 소극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FDS를 도입했다고 보고한 은행은 신한·부산은행 2곳 뿐이다. 증권사는 동양(현 유안타)·미래에셋·우리·씨티증권 4곳이다. 지난해 8월 FDS 구축을 완료한 신한은행은 1년 동안 약 1만3000건의 금융사기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



 반면 카드업계는 8개 전업카드사 모두 FDS를 도입했다. 고객이 카드 도난·분실 등을 이유로 신고했을 때 60일 이전까지 타인이 부정사용한 부분을 카드사가 무조건 책임지기 때문이다. 은행은 송금 사기가 발생하면 책임 여부를 가리는데 대개는 고객의 부주의나 과실로 여겨 은행이 책임지는 경우가 드물다. 또 FDS를 구축하는 비용이 20억~100억 정도 드는데다가 매년 고객의 거래 패턴을 업데이트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콜센터도 24시간 운영하는 등 업무 프로세스도 정비해야 한다. 구축만이 전부가 아니라 매년 의지를 가지고 시스템을 정교하게 보완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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