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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명 오가는 안양 육교 '안전 D급'… 돈 없어 못 고쳐






전철 관악역과 안양역 사이에 있는 경기도 안양시 성혜육교. 1호선·경부선 철로 위를 가로지르는 이 육교는 아래쪽이 심하게 부식돼 있었다.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간 부분도 보였다. 주변 주택가 주민들이 하루 수백 명씩 지나다닌다. 1978년 세워진 이 육교는 올해 안전검사에서 안전등급 D급을 받았다. 주요 부분에 결함이 있어 긴급 보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안양시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건설된 다른 육교는 올해 예산을 받아 재건축하기로 했지만 해당 육교는 아직 예산을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 정부가 두 달간에 걸쳐 전국 주요 시설물 24만여 개를 긴급 점검했다. 그 결과 성혜육교와 같이 안전 문제가 지적된 것은 모두 4만435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국회정무위원회 소속 김태환(새누리당) 의원이 국무총리실에서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전국 주요 시설 안전점검’ 결과에서 확인된 것이다. 전국적인 규모로 시설물 안전점검을 실시한 것은 건국 후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총리실이 안전점검을 지휘하고 그 결과를 취합했다. 총리실은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법령 70여 개를 정비하고 취약 분야로 나타난 시설물들을 상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점검 결과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은 어린이·청소년 시설물들이었다. 지적 사항이 나온 4만여 건 중 1만6996건(38%)으로 세 건 중 하나꼴이었다. 이 중 학교 및 교육시설이 1만110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4201건), 놀이터·놀이시설(1173건), 청소년 수련시설(522건) 등의 순이었다.

 취재진이 찾아간 서울 C초등학교는 정문 앞 30여m를 제외하고는 보도가 없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폭이 50㎝에 불과한 노란색 보행선을 따라 트럭들을 피해 다녀야 했다. 후문 부근엔 차량 20여 대가 ‘주차금지’ 표지판에도 아랑곳없이 세워져 있었다. C초등학교 주변에선 최근 5년 사이에 어린이가 차량에 발을 밟히는 등 4건의 사고가 일어났지만 시설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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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K중학교의 경우 음악실 등이 있는 별관이 안전등급 D급을 받았다. 내부 시설 등에 균열이 나 있는 상태였다. 마감재가 일부 변형된 건물 외벽 등에 대해서도 5월 점검 당시 총리실에서 즉각 보수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겨울에야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씨랜드 화재 등 사고가 잇따랐던 청소년 수련시설은 조사대상 159개 중 19개가 화재나 붕괴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피 등을 도울 청소년 지도사가 부족한 시설도 25곳이나 됐다.

 재난 대비 태세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 J중학교는 재난 발생 시 대피 조치와 관련해서만 4건의 지적을 받았다. 옥상 출입문이 잠겨 있었고, 비상계단도 안전 기준에 맞지 않아 급히 이동하기에 불편했다. 경북의 한 유스호스텔은 수련시설에 있어선 안 되는 방범창이 설치돼 있었고, 대피 안내를 해줄 수 있는 방송시설도 없었다. 노후 주택·상가와 승강기 등 생활시설과 육상교통시설·여객선·유람선 등 교통시설에서도 각각 5741건, 4795건의 지적사항이 쏟아져 나왔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 의원은 “지금까지 각 부처가 실시한 시설물 점검은 서면점검 정도에 그쳤던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적사항 셋 중 하나(1만4117건)는 평소 신경을 썼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 ▶소화기 용액 ▶대피안내도 설치 ▶대피로 확보 등 현장에서 바로 조치가 가능한 것들이었다.

 예산이 필요해 긴 기간이 소요되는 장기 과제는 9241건이었다. 충북 청주시 A체육관( 99년 건립)이 대표적인 예다. 축구장 절반 면적인 이 체육관은 하루 평균 600~700명이 이용한다. 하지만 이 체육관은 “사람으로 치면 뼈가 약해져 몸을 지탱하기 어려운 상태”(점검팀 관계자 설명)다. 건물 곳곳에서 균열이 발견됐고, 검사를 위해 기둥에 뚫은 구멍 사이로 시뻘겋게 녹슨 철근이 보였다. 체육관 관계자는 “예산 10억원을 신청해 내년부터 보강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화 기자, 청주=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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