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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건립 반대' 거창군민 뿔났다

경남 거창군 법조타운 내 구치소 건립 문제가 결국 초등학생들의 대규모 등교 거부로 이어졌다.

 거창교육지원청에 따르면 6일 관내 10개 초등학교 학생 1297명이 등교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17개 초등학교 학생 2987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학교 앞 교도소 반대 범거창군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거창군이 추진 중인 법조타운 내 구치소 건립 계획 재검토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10일까지 초등학생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고 나서면서다.

 이날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은 대부분 대책위가 마련한 전래놀이와 감성 수업, 영어 수업, 동화구연 관람 등 대체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또한 학생 300여 명은 학부모들과 함께 서울로 올라가 국회와 법무부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거창교육지원청은 등교 거부 학생 중 현장체험 학습원을 낸 20명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무단결석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갈등의 발단은 3년 전 시작됐다. 거창군은 2017년까지 한센병 환자 70여 명이 거주하는 거창읍 가지리 19만8000㎡의 터에 거창지원과 지청을 옮기고 교정 시설(거창구치소)을 신설한다는 내용의 ‘법조타운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군은 “법조타운이 들어서면 한센 환자촌 내 양돈·양계장으로 인한 악취 문제도 해결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원과 지청이 떠난 읍내의 빈 터엔 아카데미 파크를 조성해 교육도시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주민 3만 명의 서명을 받아 법무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4개동 규모의 구치소 중 3개동이 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기결수용인 만큼 사실상 교도소와 다를 게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6·4 지방선거 때는 “법조타운을 만든다더니 알고 보니 교도소였다”는 소문이 돌았고, 때마침 구치소 반경 1㎞ 이내에 11개 초·중·고교가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대책위 김은옥(51·여) 집행위원장은 “학교 인근의 법조타운에 구치소가 들어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주민들 서명을 받을 때도 중복 서명과 대리 서명 등 갖가지 편법이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조타운 유치를 찬성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류영수(61) 법조타운 추진위원장은 “이미 법조타운 계획을 발표할 때 교정 시설이 들어온다는 것도 함께 설명했다”며 “법조타운이 조성되면 교도관과 부양가족 1000여 명이 유입돼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창=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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