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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영국 사회운동가 지미 고향에 '춤바람'을 일으킨 까닭

‘지미스 홀’은 실존 인물 지미 그랄튼이 고향에 마을회관을 재건한 이야기다.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영국 거장 켄 로치(78) 감독의 신작 ‘지미스 홀’은 춤이 중심인 영화다. 때는 1930년대. 소작농들 편에 섰다가 지주들의 미움을 사서 고향을 떠났던 사회운동가 지미 그랄튼(배리 워드)이 10년 만에 돌아와 춤과 음악과 토론을 즐기는 공간으로 마을회관을 재건하는 이야기다.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그려냈던 ‘보리를 흔드는 바람’(2006,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비롯, 사회와 역사에 대한 예리한 시선으로 이름난 감독의 건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를 전화로 만났다. 이 영화는 올 부산국제영화제에 선보인 데 이어 9일 개봉한다.

영국 거장 켄 로치, 부산영화제 '지미스 홀' 선보여



켄 로치 감독
 - 예술을 사랑하고 노동자를 대변하려는 점에서 주인공이 당신과 닮은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지미는 평생 항구·탄광·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며 힘든 삶을 살았다. 그에 비하면 영화를 만드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다. 지미처럼 나도 춤을 잘 추냐고? 잘은 못 하지만 좋아하긴 한다. 내가 응원하는 축구팀 바스FC가 골을 넣거나 이기는 순간, 춤추고 싶어진다.”(웃음)



 - 주인공 지미 그랄튼은 실존인물인데.



 “그의 삶 중에도 마을회관을 세웠을 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곳은 누구든 노래하고, 춤추고, 정치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부자와 교회는 이를 싫어했다. 거기서 노동자들이 계속 토론하고 공부하다 보면 자신들은 왜 가난한지, 교회는 왜 부자들을 지지하는지 묻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미는 지주들과 교회에 패배하지만, 이를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패배를 왜 기억해야 하나.



 “정치적 싸움은 긴 전쟁이다. 그 전쟁에서 우리는 때때로 패배한다. 그럼에도 실패를 추스르고 싸움을 계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미가 살아있다면 자신은 패배했어도 그 싸움은 성과가 있었다고 말할 것이다.”



 - 극적인 묘사 대신 담담한 전개가 눈에 띈다.



 “‘지미스 홀’은 결국 춤에 대한 영화이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이야기다. 서로 소통하고, 다함께 음악과 춤을 즐기며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많다. ‘보리를 흔드는 바람’처럼 수많은 사람이 죽고 거대한 폭력이 등장하는 얘기가 아니다.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 1960년대부터 50여 년 동안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에 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나이를 먹으면서, 중요한 것에 집중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하려 노력한다. 여러 사람의 열정을 모아 영화를 만드는 데는 꽤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를 잃지 않는 게 관건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들은 점점 지치고, 평화로운 삶을 꿈꾸곤 한다. 하지만 이 세상은 그러도록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똑바로 보기 위해선 항상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



 - 이 작품이 당신의 은퇴작이 될 거란 말도 있었는데.



 “아직 모르겠다. 오랜 세월 함께해온 스태프들과 더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장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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