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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큐, 코리안 캔자스의 필승 아이콘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6일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LA에인절스를 누르고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가운데)가 투수 그렉 홀란드를 껴안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3차전이 열린 6일(한국시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 9회 초 캔자스시티 로열스 마무리투수 그렉 홀란드가 LA 에인절스의 마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했다. 8-3으로 승리한 로열스는 디비전시리즈 3연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승제)에 진출했다.

만년 하위팀 20년 팬 이성우씨
SNS로 알려져 미국 팬들이 초청
방문 후 팀은 연승 달리며 PS행
이씨는 ‘로열스 왕관’ 옷 입고 응원
볼티모어 넘으면 월드시리즈행



 같은 시간, 서울에 사는 한 남자의 휴대전화에는 수십 건의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캔자스시티의 ‘승리 요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성우(38)씨였다. 평범한 회사원인 이씨는 지난 8월 로열스 구단의 초청으로 시구를 하며 캔자스시티 팬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로열스는 ‘메이저리그의 마이너’ 같은 팀이다. 인구 206만 명의 크지 않은 도시권에 연고를 둔 약팀이다. 한국 선수가 뛴 적도 없어 우리에겐 더욱 낯설다. 이씨는 중학생 시절 영어 공부를 위해 AFKN(주한미군 방송)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그는 “영화나 만화는 이해하기 어려웠고 스포츠 뉴스가 그나마 쉬웠다”면서 “매일 뉴스를 보며 저절로 메이저리그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홈구장 카우프만 스타디움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래서 로열스를 좋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성우씨
 1969년 창단한 로열스는 초대 구단주 유잉 카우프만의 전폭적인 후원 아래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렸다. 85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카우프만이 93년 사망하면서 약체로 전락했다. 85년 이후엔 포스트시즌에 나가본 적이 없다.



 이씨는 케이블 방송사에서 미국 스포츠 뉴스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직장인이 된 뒤 인터넷과 TV를 통해 로열스를 응원했다. 그리고 지난 8월, 13년간 다닌 회사를 떠나기로 한 뒤 이직 공백기에 미국으로 날아갔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미국의 지인들이 숙소와 차편을 제공하겠다고 해 무작정 항공권을 산 것이다. 캔자스시티 공항에 도착한 이씨는 깜짝 놀랐다. 그를 보려고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캔자스시티는 조용한 도시다. 그런데 아무 연고도 없는 한국인이 자기네 도시 야구팀을 응원한다니 화제가 된 거다. 나도 그렇게 큰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이씨의 방문은 날이 갈수록 큰 화제가 됐다.



그가 경기장을 찾은 뒤부터 로열스가 연승을 달렸기 때문이다. 홈 경기 시구를 한 날에는 중부지구 1위로 올라섰다. 현지 팬 사이에 “이씨의 여권을 빼앗아 한국에 보내지 말자”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뉴욕타임스는 이씨가 ‘요정 가루를 뿌렸다(spread Korean pixie dust)’고 표현했고, 로열스의 상징인 왕관과 그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는 사람도 생겨났다. 국내 야구팬 사이에서는 이씨를 ‘승리 요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선수들도 그를 환대했다. 이씨는 “시구를 한 날 라커룸으로 초대받았지만 일부러 더그아웃에서만 구경했다. 그런데 나를 알아본 대니 더피와 빌리 버틀러가 반갑게 인사했다. 버틀러는 식사 초대도 했다”고 말했다. 더피는 주축 선발투수고, 버틀러는 캔자스시티에서만 8년을 뛰며 127홈런을 친 타자다.



 꿈 같은 열흘간의 여행에서 돌아온 지 두 달, 이씨는 다시 화제의 인물이 됐다. 로열스가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 동안 모아온 유망주들이 성장하는 사이, 조금씩 투자를 늘린 로열스는 29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단판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오클랜드를 물리친 로열스는 리그 전체 승률 1위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고 디비전시리즈까지 통과했다.



 이씨는 와일드카드 경기와 ALDS 1, 2차전은 집에서 TV로 시청했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는 “직장에서 일을 하느라 보지 못했다”고 했다. 대신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승리를 기원했다. 이씨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맞붙는 볼티모어가 워낙 강하다. 이 경기가 고비일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우승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김효경 기자



캔자스시티 로열스(Kansas City Royals)



●창단 - 1969년



●포스트시즌 진출 - 8회(마지막 1985년)



●월드시리즈 진출 - 2회(1980·1985년)



●월드시리즈 우승 - 1회(1985년)



●연고지 -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인구 206만명·메이저리그 구단 소재 지역 중 인구수 29위/30개팀)



●구장 - 카우프만 스타디움(1973년 개장, 수용인원 4만473명)



●팀 연봉 - 2014년 9200만 달러( 19위) ※ESPN·MLB.com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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