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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대화 정례화는 선택 아닌 필수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대화 정례화를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고위급 접촉이 단발성 대화에 그치지 않고 남북대화의 정례화를 이뤄 평화통일의 길을 닦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갖기로 합의한 2차 고위급 접촉 이후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 접촉까지 아직 한 달 가까이 남았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는데도 남북대화 정례화에 대한 ‘성급한’ 기대를 나타낸 것은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등 3인의 방한이 그만큼 청와대로서도 ‘뜻밖의 사건’이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결과 대화의 양 축을 담당하고 있는 북한 최고 실세들을 한꺼번에 내려보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진정성’에 대한 일정한 평가라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정치권의 기대는 더 적극적이다. 5·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구체적 현안에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면서도 모처럼 살린 대화의 불씨를 통 크게 키워나가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명분으로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전격 방한함으로써 남북관계가 대결에서 대화 모드로 전환하는 극적인 전기를 맞은 것은 사실인 만큼 청와대나 정부, 정치권 모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불씨를 어떻게 살려나가느냐는 것일 텐데, 박 대통령 말대로 대화 정례화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본다. 그러려면 남과 북 모두 대화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선 열린 자세가 필수적이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서는 대화가 이어질 수 없다. 인내심을 갖고 서로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접근도 중요하다. 서로 필요한 것을 하나씩 주고받는 것은 협상의 기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호자제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뜻과 처지가 다르다고 과거의 관행으로 돌아가 서로 삿대질을 해대고 험한 말을 쏟아내서는 대화가 지속될 수 없다. 대화를 하는 동안만큼은 서로를 자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자제는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과 북 모두에 요구되는 덕목이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하고 통일 준비에 필요한 드레스덴 구상을 실천에 옮기려면 북한의 호응이 전제돼야 한다. 경제난을 해소하고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면 북한도 남측의 도움이 절실하다. 국제사회가 한반도를 주목하고 있다. 북핵부터 통일까지 우리의 힘과 뜻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적어도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에 무력하게 끌려다니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남과 북이 주도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려면 대화 말고는 방법이 없다.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 남북대화 정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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