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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1위 카타르, 금메달 후보 귀화시켜 종합 10위

중국의 근대 사상가 량치차오(梁啓超)는 1902년 저서 『신민설(新民說)』에서 “국민의 체력은 국력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젠 경제력이 체력인 시대가 됐다.

국가경제력과 메달 순위 따져보니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국 중 1인당 국내총생산(GDP) 1위는 카타르(10만4655달러·약 1억1000만원)다. 카타르는 오일머니를 앞세워 금메달도 쇼핑하고 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방법을 통해서다. 남자 100m·200m 우승자 오구노데(23)는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카타르는 육상에서만 금6·동3개를 땄다. 사격 25m 센터파이어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엔가체프(45)도 러시아에서 귀화했다. 핸드볼에서는 전체 엔트리 16명 중 7명 이상을 귀화 선수로 채워 한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금메달 포상금을 1인당 5억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카타르는 금10·동4개로 종합순위 10위다.

 양극화는 경제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아직 메달을 따지 못한 나라는 8개국이다. 금메달을 딴 나라는 45개 출전국 중 절반이 조금 넘는 28개국뿐이다. 한국·일본·중국 동아시아 3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 277개로 전체의 약 63%를 휩쓸었다.

 중국은 인구가 많아 1인당 GDP가 6569달러(약 696만원)로 아시아 국가 가운데 19번째지만 국가 경제 규모(GDP)는 세계 2위(8조9000억 달러)다.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 이번 대회에서 150개가 넘는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위 한국(79개)과의 격차도 두 배 가까이 난다. 경제대국 일본은 과거에 비해 아시안게임 메달 수가 줄었다. 그러나 1인당 GDP가 높은 유럽의 선진국처럼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의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1인당 GDP가 낮은 국가 중에서는 북한이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북한은 1인당 GDP(추정치)가 783달러에 불과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금11·은11·동14개를 따며 선전했다. 스포츠는 곧 체제 선전의 도구다. 과거 공산권 국가 스포츠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인천시와 아시아스포츠평의회(OCA)는 ‘비전 2014’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나라가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스포츠 약소국을 지원했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나라(몰디브·부탄·동티모르)가 우선 지원 대상이 됐다. 1인당 GDP가 1만 달러 이하인 나라도 여기에 포함됐다. 30개국 758명이 혜택을 봤고 이 중 97명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여자 유도 52㎏급 바바무라토바(23·투르크메니스탄)는 은메달을 땄고 양궁 남자 컴파운드 개인전에 출전한 델라 크루즈 폴(28·필리핀)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외에 파키스탄·키르기스스탄·말레이시아·이라크 등의 선수들이 준결승까지 올라가는 성과를 냈다. OCA는 스포츠 약소국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김원 기자 rasp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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