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소득 높은 397세대, 가격부담 적으면서 만족감 크면 쏜다

직장인 김미선(35)씨는 매주 두 차례 정도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몽슈슈’에 들러 롤케익을 구입한다.



작지만, 큰 사치…스몰 럭셔리 소비 늘다

김씨가 특히 좋아하는 제품은 ‘도지마롤’이라 불리는 이곳의 주력 제품. 개당 380g인 이 롤케익은 비슷한 크기의 다른 롤케익보다 두 배가량 비싼 1만8000원이지만 김씨는 꼭 이 롤케익을 고집한다. 그는 “결코 싼값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건 꼭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기껏 돈을 벌어서 이런 소소한 즐거움도 누리지 못한다면 뭐하러 일을 하나”라고 되물었다.



김씨 같은 소비자가 늘면서 몽슈슈 측은 판매 수량을 애초 하루 500개서 최근 1000개로 늘린 상황이다.



경기는 가라앉았지만 김씨처럼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족이 늘고 있다.



스몰 럭셔리란 가격 부담이 적은 상품군 중 최대한 마음에 드는 상품을 구입하고 여기에서 커다란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을 말한다. 조각 케이크나 착즙 주스 같은 프리미엄 디저트류와 우산ㆍ양말 등의 잡화, 부토니에(재킷이나 턱시도 같은 양복류 깃의 단추 구멍 또는 그 구멍에 꽂기 위한 꽃 등을 의미, 코사지도 부토니에의 일종)ㆍ행커치프ㆍ프리미엄 향수 같은 패션 액세서리가 스몰 럭셔리족의 주요 소비 대상이다.

스몰 럭셔리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제품군은 프리미엄 디저트다.



김씨처럼 구매력을 갖춘 골드미스를 중심으로 밥 대신 간편하게 빵이나 케익을 식사대용으로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프리미엄 디저트 소비 증가는 백화점 매출에도 큰 영향을 준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식품 부문 매출 중 디저트류의 매출이 조리식품의 매출액을 5.2% 넘어섰다. 디저트류가 조리식품 매출을 뛰어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디저트류 매출은 900억원 선. 5년 전인 2008년의 디저트류 매출은 400억원이었다.



내수 부진에도 향수 매출은 늘어



디저트 뿐 아니라 큰 돈 들이지 않고 충분히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액세서리 등도 스몰 럭셔리족의 주요 소비품이다.



방향제 류인 향초와 디퓨저 상품군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대표 스몰 럭셔리 상품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디퓨저 상품의 브랜드 수는 전년보다 50%이상 늘었고, 최근 3개월 매출 신장률은 154.4%에 달한다. 이 회사 잡화MD팀 김우찬 선임상품기획자(CMD)는 “수 억원이 넘게 드는 고급 자동차나 수 백만원 짜리 고급 가방처럼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게 스몰 럭셔리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유명 명품 브랜드들도 전략적으로 관련 상품 출시를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에선 향수가 특히 인기다.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도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향수 누계 매출은 전년보다 21.5%가 늘었다. 이중 특히 크리드ㆍ딥티크 같은 프리미엄 향수의 매출 신장률은 32.8%로 전체 화장품 신장률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현대백화점 김경인 화장품 바이어는 "압구정 본점에서 판매 중인 화장품 브랜드 ‘산타마리아 노벨라’의 경우를 보면 바디ㆍ기초 제품 라인보다 향수 제품군 매출 신장률이 두 배 가량 높은 35%에 달한다”며 “특히 판매가격이 30만원 선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자랑하는 ‘본드넘버나인’이 여성용 향수 중 가장 잘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고가의 가방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액세서리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키 홀더나 뱅글(Bangleㆍ느슨하게 차는 큰 팔찌) 등이 특히 인기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들 액세서리류의 매출이 올 들어 5%가량 늘었다. 올 여름 장마철 신세계백화점에선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용하는 우산으로 유명한 펄튼 브랜드의 비닐우산 제품이 개당 10만원이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3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남성들도 스몰 럭셔리 제품 소비에 대거 뛰어들었다. 남성들이 특히 주목하는 제품은 패션양말과 부토니에, 행커치프 같은 각종 장신구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남성용 패션양말 매출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50%가량 늘어났다. 특히 한 컬레 당 최고 6만원에 달하는 스웨덴 양말 전문 브랜드 ‘해피삭스’의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부토니에나 행커치프도 같은 기간 품목별로 20~30%가량 매출이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박제욱 남성복 바이어는 “패션양말이 다른 양말보다 비싸지만 또 다른 명품들 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가격으로 멋을 낼 수 있다”며 “이런 장점 덕에 젊은 남성 뿐 아니라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들도 꾸준히 소비 대열에 동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테스트 마켓 역할도 톡톡



스몰 럭셔리의 주요 소비자는 누구일까. 유통업계는 주로 30대 이상으로 가처분 소득이 많은 싱글족과 소위 ‘397세대’(30대ㆍ90년대 학번ㆍ70년대 생)들이 스몰 럭셔리 소비의 주축인 것으로 본다.



신세계백화점 손영식 상품본부장(부사장)은 “민주화 이후 세대인 397세대는 성장기에 사회ㆍ정치적 이슈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해외여행 자유화의 혜택을 본격적으로 누리며 해외 경험과 스토리가 많은 게 특징”이라며 “이들 중 특히 미혼이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은 2인 가구일수록 스몰 럭셔리 구매 성향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가구 구성원 수 별로 전체 수입에서 가처분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1인 가구의 경우 수입 중 가처분 소득 비중이 32.9%에 달해 3ㆍ4인 가구(가처분 소득 비중 17.2%)보다 소비 여력이 배 가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똑같이 100만원을 벌면 3ㆍ4인 가구는 17만2000원 정도 밖에 소비에 쓸 돈이 없지만, 싱글족은 33만원이나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스몰 럭셔리 상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황금 분수 효과’ 때문이다. 스몰 럭셔리족으로 대변되는 소비 잠재력이 큰 소비자들이 스몰 럭셔리를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으로 오다보니 연관 구매 상품의 매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단 얘기다. 실제 서울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경우 프리미엄 디저트류의 라인업을 대거 강화한 지난 8월말 이후 명품 매출도 1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본다. 이 회사 손영식 상품본부장은 “스몰 럭셔리 열기가 단순히 타 장르로 번지는 분수효과를 넘어 구매 단가가 큰 매출을 불러오는 황금 분수 효과를 내고 있다”며 “스몰 럭셔리 제품 판매 추이를 보면 전체 시장의 트렌드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 테스트 마켓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