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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장 누비는 아마조네스 후예들

니캅을 두른 이슬람 여성 전사들이 총을 들고 서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IS를 위해 활동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중앙포토]


움 카타브는 자신이 만든 요리와 갖가지 음식 조리법을 SNS에 소개하는 취미를 가진 영국의 젊은 여성이다. 온갖 이모티콘을 사용해 또래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모습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AK-47 소총과 코란을 나란히 놓아 둔 사진과 ‘데이비드 캐머런(영국 총리)의 머리를 못에 박자’고 주장하는 글은 같은 사람의 것인가를 의심케 한다. 그는 자신을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이라고 밝힌다.

14개국 여성 200명 IS에 참여
쿠르드 민병대도 여군이 3분의 1



 미국 여성 콜린 라로즈는 인터넷을 통해 만난 무슬림 남성과 사귀게 됐다. 남자 친구에 대한 애정의 깊이만큼 급진 이슬람주의에 빠져들었다. ‘지하드(성전·聖戰) 제인’이란 무시무시한 별명도 얻게 됐다. 그는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를 조롱한 스웨덴 만화가 라르스 빌크스를 살해하려는 음모에 가담했다가 경찰에 체포돼 최근 징역 10년형과 보호관찰 5년, 벌금 2500달러를 선고받았다.



 이들처럼 최근 온라인에선 니캅(눈만 내놓고 온몸을 뒤덮는 이슬람 여성 의상)을 두르고 AK-47을 든 아마조네스의 후예들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미국의 테러리즘연구분석컨소시엄(TRAC)은 IS에 합류한 외국인 중 15%가 여성이며 14개국 출신 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과거 여성이 남성의 보조 역할로 지하드에 참여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여성을 모집한 건 유례가 없다고 CNN은 전했다.



 IS는 지원 여성들의 지침서도 인터넷에 올린다. 움 레이스라는 여성 조직원은 ‘미리 예방주사를 맞을 것, 튼튼한 부츠와 따뜻한 코트를 챙길 것, 히잡(이슬람 전통 두건)과 니캅을 충분히 챙겨 올 것’ 등을 당부했다. 기본적인 무기류 조작법도 훈련시킨다.



 IS는 지난 2월 여성 부대를 창설하기도 했다. 약 60명으로 구성된 이 부대는 자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의 활동을 선전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또 검문소를 지나는 여성들이 IS의 엄격한 율법을 제대로 지키는지 검사한다. 학교와 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니캅으로 몸을 완전히 가리지 않은 여성들에게 채찍질을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자 IS에 맞서 싸우는 쿠르드족도 여자들이 나섰다. 이라크에서의 1만여 쿠르드 민병대 ‘페슈메르가’ 중 3분의 1이 여성이다. ‘주민보호대(YPJ)’로 불리는 시리아 지역 쿠르드 민병대도 7000명 중 상당수가 여성으로 채워져 있다. 당초 페슈메르가의 여군은 1000명 정도였지만 IS와 전쟁이 시작되자 자원 입대가 몰리며 3배 이상 급증했다. 여성만으로 구성된 페슈메르가 제2부대는 지난달 이라크 요충지인 모술댐을 탈환하는 데 큰 전공을 세웠다.



 IS의 남자 병사들은 쿠르드 여군을 두려워한다. ‘지하드에서 죽은 무슬림은 천국에서 70명의 처녀를 가질 수 있지만 여자에게 죽임을 당하면 천국에 가지 못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한 YPJ 여전사는 “그들은 터프가이로 보이려 애쓰지만 우리를 보기만 해도 내빼기 바쁘다”고 BBC에 전했다.



 과거에도 여전사들이 엘살바도르와 에리트레아·네팔·페루·스리랑카 등의 무장 반군에 소속돼 활약했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여성들 역시 남성과 다를 바 없이 민족·종교·정치적 핍박이 전투에 참가하게 되는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분쟁지역에서 힘이 약한 여성들은 재산을 빼앗기고 성폭행을 당할 일상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총을 들고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방법인 셈이다.



 이에 더해 최근 서방 국가 출신 여전사 중엔 무슬림 남성의 ‘꼬임’으로 지하드에 참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 콜로라도주의 19세 간호사였던 섀넌 콘리는 인터넷에서 만난 IS 조직원과 결혼을 약속하고 참전을 위해 시리아로 출국하려다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미 당국은 특히 이민 가정 출신 여성들이 IS 조직원들의 포섭 목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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