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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한국의 보수 무엇이 문제인가" 통렬한 반성문

공부하는 보수

이상돈 지음

책세상, 704쪽

2만8000원




책의 부제는 ‘위기의 보수, 책에서 길을 묻다’다. 보수가 위기에 처했다고 일갈하는 이는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했고,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영입설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다.



‘합리적 보수’ ‘열린 보수’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는 서문에서 “이제 보수라는 단어가 조금은 부끄럽다”고 말한다. 이명박 정권은 한국에서 보수를 표방한 첫 정권이었지만 독단적인 국정운영과 부패, 비리 의혹으로 비판을 받았다. 박근혜 정권은 그런 비판을 극복한 합리적 보수정부이기를 기대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로 봐서는 더 이상 기대하기가 어려워 보인다”(11쪽)는 게 그의 평가다.



 이유가 뭘까. “한국의 보수는 무지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보수 운동은 지적 운동으로 시작했다”고 했지만, 한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의 보수란 기득권을 지키는 데 급급하고 부패하고 안일하며, 몰상식한 집단이라는 이미지로 전락했다. 안타까운 마음의 저자는 이렇게 저렇게 바꾸자고 방향을 제시하는 대신 서가의 책들을 꺼내든다. 지난 7년간 영어권(주로 미국)에서 나온 정치·경제·사회·외교·군사 분야의 미번역 저작 100여 권을 읽고 분석한 내용을 꼼꼼하게 적어 내려갔다.



 책에는 2001년 9·11 테러 이후부터 미국에서 경제위기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던 최근까지 출간된 저작들이 고루 소개된다. 역시 관심이 가는 건 미국 보수의 실패를 분석한 부분이다. 닉슨, 레이건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정치평론가 패트릭 뷰캐넌,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 해리티지 재단의 창립이사인 미키 에드워즈 등 미국의 대표적 보수인사들이 쓴 ‘반성문’으로 저자는 한국 보수의 문제점을 에둘러 꼬집는다. 에드워즈의 『보수주의를 되찾는다(Reclaiming Conservatism)』 서평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저자는 (배리) 골드워터가 주창한 보수주의란 개인의 자유와 기회 그리고 존엄을 존중하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거치는 과정에서 보수주의는 헌법을 무시하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이념으로 변질되고 말았다고 지적한다.”(239쪽)



 이대로라면 보수의 전망은 밝지 않다. 저자는 “과연 박근혜 정부의 실패 후에 우리나라에 진정한 의미의 ‘보수’가 살아있을 지 의심스럽다”(237쪽)고 썼다. ‘역사의 종언’을 이야기한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2006년 출간한 『기로에 선 미국』에서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며 미국의 보수는 광야에 가서 수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보수 역시 혹독한 수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 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을 듯하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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