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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날위변창' 이면 또 어떤가

김현기
도쿄 총국장
이번 주 NHK에서 시작한 아침 일일드라마 ‘맛상’이 대히트다. 평균시청률 21.8%. 최근 10년 사이 최고기록이다. ‘맛상’은 일본의 위스키 업체 ‘닛카 위스키’를 창립한 다케쓰루 마사타카(竹鶴政孝·1894~1979)의 애칭. 닛카와 더불어 양대 위스키 업체인 ‘산토리 위스키’의 초대 공장장까지 지낸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다.



 일본인들이 다케쓰루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 한다. 먼저 일본인 특유의 부지런함. 다케쓰루는 고교 졸업 전 양조장에 들어가 24세에 단신으로 스코틀랜드로 건너갔다. 밤에는 화학공부, 낮에는 동네 위스키 증류장을 섭렵했다. 대형 증류기 안에 ‘청소부’로 들어가 내부 구조를 죄다 외웠다. 또 하나는 ‘온리 원(only one)’을 향한 집착. “최고의 정통 일본산 위스키를 만들겠다”며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았다. ‘마시기 편한 위스키’를 주장한 산토리 창업자 곁을 떠나 닛카를 창업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스코틀랜드와 기후·풍토가 가장 비슷하다는 이유로 굳이 수송비가 몇 배나 되는 홋카이도 요이치(余市)시에 공장을 열었다. 80세까지 하루에 위스키 한 병을 마시고 잤다는 다케쓰루다운 고집이다.



 이쯤 되면 훌륭한 위인전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62년 일본을 방문한 리처드 버틀러 영국 부총리는 “한 청년이 만년필과 노트로 위스키 제조기술의 비밀을 전부 훔쳐갔다”고 말했다. 다케쓰루 이야기다. 말이 ‘온리 원’이지 결국은 ‘베끼기’였단 농담성 항의다. 산토리를 그만둔 이유도 ‘소신’보다는 창업자 장남의 2세 수업이 끝났기 때문이었다. 또 홋카이도에 창업한 회사도 실은 위스키회사가 아니라 사과주스 회사였다. 실제 회사이름 ‘닛카’도 ‘다이닛폰카주(大日本果汁)’의 약자. 몇 년 후 사과주스 장사가 잘 안 되자 재고로 쌓인 사과를 이용해 증류주를 만들었고, ‘내친김’에 소량의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게 ‘숨은 정설’이다.



 일본의 ‘성공신화’ 상당수는 이처럼 팩션(Faction)이다. 팩트(Fact)에 픽션(Fiction)이 적절히 가미됐다. 결과가 좋으니 과정이 미화돼 그럴싸한 ‘창조 스토리’가 된다. 과장을 좀 섞어 표현하면 ‘날위변창(날조+위조+변조=창조)’이다.



 드라마 ‘맛상’에서 중국의 모바일업체 샤오미를 떠올린다. 아이폰 디자인 모방은 물론이고 사장까지 스티브 잡스 복장을 흉내 냈다. 하지만 모방력이 경쟁력이 됐다. 샤오미는 애플뿐 아니라 아마존 등 이미 성공한 수많은 사업모델을 가져다 결합해 완전한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중국식 ‘신날위변창’이다.



 문제는 그 성공스토리가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날위변창’을 갖고 있을까. 너무 고상한 ‘창조 경제’만 외치고 있는 건 아닌가. 세상은 쌩쌩 돌아간다.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중국인 관광객으로 뒤덮인 긴자(銀座) 거리에서 든 생각이다.



김현기 도쿄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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