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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 연봉이 1억8000만원…부러운 '꿈의 직장'

13만6000유로(1억8240만원)의 연봉을 받으려면 영국 기업의 정보통신(IT) 분야 책임자나 뉴욕 주지사쯤 돼야 한다. 서구에서도 고위직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탈리아 의회는 예외다.

40년 근무한 이발사가 딱 그만큼 받는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땐 3만5000유로 정도이나 40년 근속하면서 연봉이 4배로 뛴다. ‘골드’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금장수술이 달린 제복을 입는 의회 안내원의 처우도 같다.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방문객을 안내할 때 빼곤 근엄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게 주된 업무인데도 그렇다.

그러나 이 같은 ‘황금 직장’ 시대도 곧 저문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상하 양원이 지난달 30일 의회직 종사자들의 연봉을 삭감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삭감안에 따르면 의회 이발사나 안내원은 2018년까지 3만7000유로가 깎인 9만9000유로(1억3270만원)를 받게 된다. 사무총장도 46만 유로에서 36만 유로로 줄어든다. 1000명 정도가 대상이라고 한다.

사실 이탈리아 의회가 ‘철밥통’ 구조인 건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의회 밖 사람들의 소득이 1990년대 말 수준으로 뒷걸음질 쳐 3만 유로를 맴돌고 있지만 의회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한 이탈리아 언론에서 연봉 실태가 공개되면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고 결국 삭감 합의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눈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당장 의회 사무총장 연봉이 이탈리아 대통령 연봉(28만 유로)보다 많다. 삭감 후 이발사의 연봉도 근로자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한 트위터리안이 “전체 의원의 80%는 머리카락도 없는데 이들 의원의 머리 손질을 하는데 그렇게 높은 연봉을 줄 필요가 있나”고 냉소할 정도다.

한편 유럽 정상들이 2017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재정적자를 줄이지 못하면 벌금을 내겠다고 합의한지 2년여만에 유로존 3위 경제국인 프랑스·이탈리아가 “재정 긴축 정책을 더는 못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프랑스 정부는 1일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3년에 걸쳐 사회복지예산 500억 유로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이상의 노력을 요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3% 약속을 못 지키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이탈리아도 2017년까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두 손을 든 상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의 신뢰도가 걸린 일”이라며 “각자가 자신의 약속과 의무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완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압박했다. 독일과 프랑스·이탈리아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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