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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받기 힘든 공무원연금, 국민연금처럼 바꿔야"

대법원이 지난 7월 처음으로 공무원연금 분할 판결을 하고, 최근에는 분할 비율을 확정함으로써 이제는 ‘연금 분할’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1, 2심에서 분할을 결정하는 판결이 잇따르고, 이에 자신감을 얻은 공무원 전 배우자들의 소송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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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이 이 정도면 공무원연금 분할을 법에 명시할 때가 됐지만 그리 하지 않는 바람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도, 국회도 법률 개정 움직임이 없다. 이로 인해 공무원연금을 분할받으려면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군인연금이나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도 마찬가지다. 고령화로 인해 연금 수령자가 늘고, 황혼이혼이 증가하면서 연금을 둘러싼 법정 다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도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다.

 분할청구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매달 개인이 직접 송금해 줘야 하는데, 양쪽 다 번거롭다. 그 과정에서 감정의 상처를 건드리게 된다. 최악의 경우 연금을 나눠 주지 않으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 공무원연금법 32조(권리의 보호)는 ‘급여(연금을 지칭)를 받을 권리는 양도·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노후생활의 마지막 보루인 연금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분할 연금도 압류할 수 없다. 소민합동법률사무소 김삼화(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대표변호사는 “분할 판결이 난 이후 연금을 나눠 주지 않으면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하는 것 외에 다른 수단이 없다”며 “이대로 두면 대법원 확정 판결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판결에 따라 분할 비율이 들쭉날쭉하고 전업주부에 대해 분할 비율이 낮게 책정되는 것도 문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재판부가 재산 분할 차원에서 연금 분할을 다루고 있고, 이 때문에 전업주부의 기여도를 낮게 보는 것 같다”며 “전업주부의 가사 노동 가치를 낮게 보지 말고 50대 50으로 분할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런 일을 없애려면 공무원연금 분할을 국민연금처럼 법률에 담으면 된다. 국민연금은 1999년부터 분할 연금을 시행하고 있다. 2010년 4632명이 받다가 올해 7월 말 현재 1만857명으로 2.3배가 됐다. 이 중 남자도 1335명에 달한다. 1인당 월평균 16만원을 받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석명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이 분할 연금에 있어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석재은 교수는 “국민연금과 같은 방식으로 분할 연금을 도입하면 공무원연금을 둘러싼 혼란이 깔끔하게 해결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을 산출해 반으로 나눈다. 가령 24년 국민연금에 가입(연금은 월 100만원)하고 이 중 혼인기간이 20년이라면 20년치 연금(82만원)을 41만원씩 나눈다. 이혼 즉시 받는 게 아니라 61세가 돼야 한다. 전 배우자에게 달라고 할 필요가 없다. 61세가 되면 국민연금공단이 알아서 나눠 지급한다. 전업주부이건 직장생활을 했건 따지지 않는다. 심지어 배우자가 집을 나가거나 외도를 해서 가정을 보살피지 않았다 하더라도 법적 부부(사실혼도 인정)이면 무조건 나눈다.

 공무원연금 분할을 법에 담지 않으면 국민연금 가입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 만약 국민연금·공무원연금 커플이 이혼하면 얼마 안 되는 국민연금은 분할해 쪼개 줘야 하고 공무원연금은 소송을 하지 않으면 나눠 받지 못한다.

 김삼화 변호사는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연금 분할을 판결했으면 국회가 법률을 고쳐 따라가는 게 맞다”며 “지금 이대로 가면 나누기도, 받기도 힘들기 때문에 국민연금처럼 법을 개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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