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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속 백마 탄 왕자는 예술가가 대세

최근 드라마 속 매력남은 예술가다. 아래 오른쪽 끝부터 예술가를 연기한 조인성·유아인·최진혁. 과거 드라마의 매력남들은 자취를 감췄다. 왼쪽 끝부터 재벌 2세로 나온 차태현, 대기업 사원을 연기한 류진·에릭.

까칠한 매력의 추리소설작가, 세계적 명망의 디자이너, 남다른 안목과 감각으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재벌 2세…. 요즘 드라마에 등장하는 매력남들이다. 드라마 속 ‘백마 탄 남자’들이 변하고 있다. 회사원이 사라지고 예술가가 뜨는가 하면, 재벌 후계자들은 경영 수업만 받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영역을 스스로 만들어나간다.

 2004년부터 최근까지 10년간 방송된 공중파와 케이블·종편의 월화·수목 미니시리즈 190여 개의 주요 남성캐릭터 직업을 살펴봤다. 현대적 직업이 반영되지 않은 사극·시대극이나 로맨스가 부각되지 않은 법정·메디컬·스릴러 드라마 등 장르물은 제외했다.

 ◆예술가가 뜬다=올해 방송된 드라마 속 남성캐릭터들 중 회사에 소속된 인물은 한 명도 없다. 2004년 KBS ‘오! 필승 봉순영’의 윤재웅(류진)은 학창시절부터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수재로 그려지지만 직업은 대기업의 마케팅 팀장이었다. 2005년 MBC ‘신입사원’은 아예 대기업 직원을 주인공으로 다뤘다. 이후에도 매년 적어도 한 두 명씩, 많게는 6명까지의 대기업 사원이 등장했지만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2004~2009년 등장한 회사원 캐릭터는 14개 드라마에서 16명이었지만 2010년부터 최근까지는 5개 드라마에서 6명에 불과하다.

 최근엔 예술가가 강세다. JTBC ‘밀회’의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세계적 디자이너 다니엘(최진혁), SBS ‘괜찮아, 사랑이야’의 추리소설작가 장재열(조인성) 등이 그렇다. 2004~2009년 드라마 속 예술가는 7명이었는데, 2010년 이후엔 두 배로 늘었다. MBC 박성수 드라마국장은 “드라마는 꿈의 체험이다. 삶에 여유가 넘치는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가들이 경제적으로 팍팍한 현실을 잊게 해준다”고 말했다.

 ◆법조인 매력 반감=올해 드라마의 또 다른 특징은 법조인이 없다는 점이다. 중장년층이 주시청자인 일일연속극·주말드라마에선 여전히 법조인이 강세지만 트렌드를 반영하는 평일 미니시리즈에선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타판사 출신의 정치인이 등장하는 SBS ‘내 연애의 모든 것’이 있었고, KBS ‘비밀’에서 안도훈(배수빈)은 명철한 검사였다. 2011년 MBC ‘로열 패밀리’의 한지훈(지성), 2012년 KBS ‘해운대 연인들’의 최준혁(정석원) 등 변호사도 매년 꾸준히 드라마 속 매력남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10년간 매년 평균 2.4명의 법조인이 드라마에 등장해 왔다.

 법조 비리, 생계형 변호사 증가 등 법조인의 위상이 떨어지면서 매력이 반감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매년 조사한 ‘여성의 배우자 선호 직업’에서도 법조인의 순위는 꾸준히 하락해 왔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법조인은 정의를 부르짖는 명예로운 직업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더 이상 드라마 시청자들은 ‘모래시계’의 검사 같은 캐릭터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벌의 변신=과거 ‘실장님’이란 호칭으로 대표되는 재벌 후계자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재벌 후계자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2004년 MBC ‘황태자의 첫사랑’의 최건희(차태현)는 리조트재벌의 아들이라는 것 외에 특별한 재능이 없었지만 말 그대로 ‘황태자’로 묘사됐다.

 하지만 요즘 2세들은 ‘실력’으로 승부한다. KBS ‘연애의 발견’의 강태하(에릭)는 아버지에게서 기업을 물려받았지만 감각적인 건축가의 안목으로 사업을 주도해 나간다.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이현욱(비)은 아버지로부터 연예기획사를 이어받았지만 스스로 작곡·프로듀싱 능력을 갖춘 예술가 면모를 뽐낸다. SBS 김영섭 드라마국장은 "재벌은 여성들에게 뭐든 다 해줄 수 있을 거라는 판타지를 충족시킨다. 하지만 예전 드라마에선 아버지와 가족에게 매어있는 느낌을 주었다. 이 때문에 요즘은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치는 자유로운 인물로 그려지는 경향이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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