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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달린다, 아프간 여성의 평등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의 유일한 여성 육상 국가대표 선수 타미나 코히스타니는 예선 탈락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달리겠다고 했다. 운동하는 여성에 대한 조국의 편견을 깰 때까지. [사진 이성은 자원봉사자]
지난달 30일 오후 7시20분쯤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여자 육상 200m 2조 예선전에 출전하는 9명의 선수가 출발선에 섰다. 머리엔 검은색 히잡(hijab)을 두르고 손목·발목을 덮는 긴 운동복을 입은 아프가니스탄의 타미나 코히스타니(25)도 그중 하나다.

 ‘탕’하는 신호에 맞춰 1번 레인에서 그는 힘껏 내달렸다. 하지만 결과는 31.08초. 꼴찌다. 1위와 무려 7.73초나 차이가 났다.

 전광판 기록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던 그는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실 코히스타니는 육상 100m 선수다. 하지만 경기를 1주일쯤 앞두고 서류 일부를 제출하지 못해 출전 기회를 박탈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발만 동동 구르다가 “대회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에 200m로 종목을 바꿔 출전했다.

 그는 “경기 전까지 긴장을 많이 했다. 200m는 내 주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더 긴장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코히스타니는 아프가니스탄 유일의 여성 육상 선수다. 또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여성 선수이기도 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100m 경기에 참가해 14.42초의 기록을 냈다. 당시도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밟았지만 그녀는 “(출전한 것만으로) 메달보다 큰 상을 받았다”고 했다.

 코히스타니가 육상을 시작한 것은 14살 때. 그전엔 농구선수로 활약했다. 크고 작은 대회에서 우승을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우승 목표를 이루자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육상이다. “거리를 걷는 것조차 부끄러워하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과 달리, 당당하게 거리를 걷고 뛰고 싶었다”고 했다.

 훈련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운동하는 여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 탓이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은 1999년 여성을 무시하는 법령을 만들어 올림픽 출전이 금지되기도 했다. 그는 ‘여자 육상선수’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았다. 타고 가던 택시에서 내쫓기기도 했다. 같은 선수들이 모여 훈련을 하는 트레이닝센터에서도 ‘여자가 왜 운동을 하느냐’는 비아냥을 들었다.

 버팀목은 가족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남자와 여자는 평등하다’고 가르쳤다”며 “지지해준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선수로 활동하지 못 했을 것”이라고 했다.

 런던올림픽 출전 이후부턴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며 조언을 구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그녀에게 육상을 배우는 여자 선수도 21명이나 된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주종목이 아닌 200m에 출전하겠다고 고집을 부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록 예선 탈락하긴 했지만 ‘여자도 운동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아프가니스탄의 여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녀의 최종 목표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육상 메달리스트’다. “메달에 연연하진 않는다. 국제대회에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자 육상 메달리스트는 내가 됐으면 좋겠다.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언젠간 메달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경기는 끝났지만 그녀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된다.

인천=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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