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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위협하는 중국 인터넷 재벌

마화텅 텐센트·위챗 창업자.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신문은 지난 8월부터 온통 중국의 B2B(기업 간 거래) 전문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그 창업자인 마윈(馬雲·50) 회장을 다룬 기사로 넘쳐났다. 알리바바가 지난 9월 19일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다. 이날 주가는 93.89달러로 마감돼 시장에 내놓은 공모가 68달러보다 38%나 뛰었다. 이로써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314억 달러(약 241조7000억원)로 세계 14위의 기업이 됐다. 뉴욕 증시에서 같은 IT 분야 기업인 페이스북·IBM·아마존을 제치고 구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 덕에 마윈 회장은 개인 재산 180억 달러로 중국 최대의 부자가 됐다. 9월23일 발표된 중국 부자순위 ‘후룬 바이푸(胡潤百富)’에 따르면 알리바바 지분과 알라바바의 전자결제 서비스 계열사인 알리페이 지분을 포함해 마윈 회장 일가의 재산은 250억 달러에 이른다. 알리바바 지분 34.4%를 보유한 일본의 손마사요시(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도 일본 1위의 부자가 됐다.

마윈만 잘나가는 게 아니다. 올해 중국 부자순위 10위권에 오른 거부의 절반이 IT 기업인이다.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 홀딩스, 검색엔진 바이두,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상청,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의 최고경영자가 10위 안에 들었다. 부동산 부자가 상위권을 독식했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부동산 부자 중 단 2명만 10위권에 들었을 정도다. 중국의 산업의 중심이 부동산 개발과 제조업에서 IT분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숱한 인물이 중국 IT업계에서 창업 신화를 이뤘다. 그 한 가운데에 우뚝 선 인물이 텐센트(중국어로 텅쉰(騰訊), 영어로 Tencent)의 마화텅(馬化騰·43) 회장 겸 최고영영자(CEO)다. 마윈이 중국 IT시장의 글로벌 정벌에서 본진을 담당한 장수라면 마화텅은 막강한 화력을 갖춘 포병대장 격이다.

마 회장은 2012년 수익성 논란을 겪던 한국의 카카오톡에 720억원을 투자해 13.3%의 지분을 확보하고 2대 주주에 오르면서 한국에서 유명해졌다. 중국에서는 181억 달러의 재산으로 5위의 부자다. 마윈이 알리바바를 상장하기 전까지는 중국 3위 부호이자 중국 IT업계의 최대 재산가였다.

카카오톡의 2대 주주

마화텅은 마윈과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마윈이 상거래 중심이라면 마화텅은 문화·엔터테인먼트 중심이다. 마윈이 중소상인 중심이라면 마윈은 개인 소비자 중심이다. 마윈이 서비스 중심이라면 마화텅은 콘텐트 중심이다. 마윈이 해외 IT업계와는 구별되는 중국 특유의 서비스로 성공했다면 마화텅은 해외의 서비스를 과감하게 흡수하는 방식으로 성공을 거뒀다. 중국 토종 IT기업인이라는 점에서 서로 상통할 뿐이다. 마윈이 적수공권으로 창업했다면 마화텅은 어머니의 자금으로 비교적 여유있게 사업을 시작했다.

마화텅은 한국의 카카오톡을 비롯한 해외 모바일 서비스를 과감하게 중국에 도입해 성공한 인물로 통한다. 텐센트의 지주회사인 텐센트 홀딩스 유한회사는 2010년 10월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를 하는 자회사 위챗(We Chat, 중국어로 웨이신(微信))을 창업하고 2011년 1월 21일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톡보다 출시가 1년 늦은 위챗은 거대 중국 시장을 배경으로 창업 1년 만에 중국어 사용자수가 5000만명을 넘어섰으며 2012년 9월17일에는 2억명을 돌파했다. 현재 누적 사용자는 6억명에 이른다. 카카오톡이 1억명, 네이버의 라인이 4억명 수준이다. 중국어 사용자에 힘입어 동남아 각국으로도 빠른 속도로 퍼져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서비스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의 위챗은 조만간 글로벌 위챗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위챗은 여전히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1분기에만 가입자가 4200만명이나 늘었다. 그런 위챗은 지난 2분기 세계 1위의 모바일 메신저 업체로 등극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웹인덱스가 16~64세의 모바일 기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메신저 사용에 관한 조사를 했더니 위챗이 점유율 35%로 가장 많았다. 페이스북 메신저가 25%, 페이스북이 160억 달러에 인수한 왓츠업이 각각 2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공동 2위에 올랐다. 이 둘은 소유주는 같아졌지만 운영은 별도로 이뤄지고 있다.

스카이프가 24%의 점유율로 4위, 네이버의 라인과 라쿠텐의 바이버가 점유율 8%로 공동 5위를 각각 차지했다. 스냅챗과 카카오톡이 5%로 공동 7위, 킥 메신저가 3%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의 토종 IT서비스인 위챗이 세계 1위의 모바일 메신저 업체 왓츠업을 눌렀다는 점은 그야말로 글로벌 뉴스다.

엄청난 인구의 중국 시장이 배경에 있기 때문에 이런 성공을 거뒀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인구만큼이나 경쟁도 심한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이 위챗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에 왓츠업이 있고, 한국에 카카오톡과 라인이 있다면 중국에는 위챗이 있는 것이다.

위챗 서비스는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메시지와 사진, 동영상 전송은 기본이고 음성이나 영상으로 직접 대화나 그룹 채팅이 가능하다. 위치기반서비스를 바탕으로 주변 사람들을 거리순으로 보여주는 룩 어라운드, 스마트폰을 흔들면 같은 시간에 흔든 사람과 연결되는 쉐이크 기능 등 독특한 서비스도 있다. 폰을 흔들면서 사진을 전송하는 기능도 있다. 올린 사진에 친구들이 댓글을 남기는 사진첩 기능도 인기다. 한국어·영어·일본어·태국어·스페인어·독일어·프랑스어 등 다국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마화텅 텐센트·위챗 창업자(왼쪽)가 지난해 11월 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온라인 자산 보험 행사에 참여해 마윈 알리바바 회장(오른쪽) 등과 인사하고 있다.


네이버와 웹툰 전재 계약

카카오톡과 비슷한 서비스로 시작도 늦었던 후발주자 위챗이 선발주자인 카카오톡보다 덩치가 커진 것은 광활한 중화권 시장과 함께 과감한 카피캣 전략이 먹힌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미디어·웹포털·웹브라우저와 멀티플레이어 온라인게임, 컴퓨터 보안소프트웨어, e-커머스 등 IT산업 전반에 걸쳐 사업을 운영하고 전 세계에 투자하고 있다. 한 마디로 복합 온라인 서비스를 지향한다. 지난해 604억9000만 위안(약 10조28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156억 위안의 순이익을 올렸다. 직원이 2만6962명에 이른다.

마 회장은 1971년 중국 광둥성 자오양현에서 태어난 한족이다. 행정구역 개편으로 현재는 광둥성 산터우시 자오난구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공무원인 아버지 마천슈와 어머니 후앙후이친 사이에서 태어나 ‘관얼다이(官二代·관료 2세)’로 불린다. 관료의 2세로 교육이나 인적 네트워크 구성에서 어느 정도 부모의 도움을 받은 세대를 가리킨다.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 중국 남단의 섬 하이난다오를 거쳐 1984년 개혁개방의 중심지 선전으로 이주했다.

선전중학과 선전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8년 11월 제2의 고향인 선전에서 텐센트를 창업했다. 이듬해 2월 그는 메신저 서비스 플랫폼인 ‘텐센트 QQ를 내놓았다. QQ는 원래 영어로 ‘나는 너를 찾는다(I Seek You)’의 발음을 알파벳 소리대로 옮긴 ICQ에 개방적이라는 오픈(Open)을 붙인 ‘OICQ’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으나 이미 다른 회사에서 ICQ라는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어 이름을 QQ로 바꾸었다.

텐센트 QQ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료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로 성장했다. 상호 대화는 물론 게임 플랫폼으로도 인기가 높다. 서버로부터 직접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벨소리 내려받기와 애완동물 키우기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게임과 음악을 대거 서비스하고 있어 한류의 전달 매체로서도 성가를 높이고 있다. 이 회사의 지주회사인 텐센트 홀딩스는 2004년 7월16일 홍콩 증시에 상장됐다. 2007년 10월3일 미국 시장에 QQ게임을 들고 진출했다.

마화텅은 이미 한국 IT업체에 대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과 중국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국 콘텐트 업계에 이미 큰 손으로 자리잡고 있다. 카카오톡에서도 2대 주주로서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게임회사의 인수 합병에 큰 관심도 보이고 있다.

텐센트는 9월 초 한국의 네이버와 웹툰 전재 계약을 했다. 웹툰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트이며 네이버의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다. 이런 네이버 웹툰이 위챗을 통해 중국에 서비스되면 웹툰의 중국 시장 진출에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챗 사용자에게 한국 웹툰이 노출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기회인 것이다.

라인이 지난 7월부터 정치적인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차단돼 있는 상황에서 마화텅의 텐센트가 네이버의 백기사로 떠오른 것이다. 네이버는 중국어 번체로 대만·홍콩 등에 진출하고 있어 번체를 간체로만 바꾸면 중국 본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중국 대륙 진출이 어려워지자 마화텅의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을 통한 우회 진출을 꾀한 것이다.

위챗은 막강한 한류 콘텐트인 네이버 웹툰을 중국 시장에 준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텐센트나 위챗은 이를 통해 웹툰 기반의 영화·드라마·게임 등의 제작과 관련 시장 진출을 꾀할 수도 있게 됐다. 이런 2차 저작물 생산과 유통도 위챗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IT의 거물인 위챗과 그 모기업인 텐센트가 한류라는 여의주를 품고 승천을 꿈꾸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업체들이 단순 하청업체나 자본 투자 대상으로 기능할지, 당당할 파트너로 어깨를 나란히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칫 한류산업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마화텅이 맘껏 골라 쓰는 무기의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알리바바와의 일전 불사

사실 텐센트는 알리바바가 가장 경계하는 경쟁 IT업체다. 지난해의 한바탕 소동이 이를 입증한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자회사로 C2C의 인터넷 오픈마켓인인 타오바오(淘寶: www.taobao.com)와 B2C의 온라인 쇼핑몰 텐마오(天苗: www.tmall.com)에서 위챗의 사용을 금지했다. 위챗의 온라인 상거래 시장 진입이나 e-커머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막으려는 시도가 분명하다. 그만큼 위챗이 위력적이라는 증거다. 그러자 텐센트는 자신들의 모바일 QQ와 위챗 서비스에 전자결제서비스를 연계했다.

알리바바에 대한 정면 대응이다. 텐센트가 이제는 금융·유통·상거래중개 등 e-커머스 시장으로 본격 진출하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시장으로 발전한다는 당위성을 넘어 경쟁자인 알리바바와 정면대결도 불사한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중국 IT분야의 두 거물인 알리바바의 마윈과 텐센트의 마화텅이 앞으로 한바탕 격돌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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