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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고교평준화 2016학년도에 시행될까

천안 고교입시 제도가 평준화 지역으로 전환된다. 지난달 18일 고교 평준화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채원상 기자

비평준화 지역이었던 천안의 고교 입시제도가 20년 만에 평준화 지역으로 전환된다. 충남교육청은 2016학년도부터 평준화를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도입 시기는 미지수다. 아직 충남도의회의 동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는 13일 도의회 본회의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 달라지는 고교 입시제도와 그동안의 추진 과정, 현안을 짚어봤다.

충남교육청이 추진 중인 고교평준화는 후기 일반계 12개 고교가 대상이다. 천안고·천안여고·중앙고·복자여고·북일여고·월봉고·쌍용고·두정고·신당고·오성고·청수고·업성고다. 천안목천고와 성환고, 천안제일고(일반계 2개반)는 특수지역으로 분류돼 평준화에서 제외된다. 2014학년도 신입생을 기준으로 볼 때 특수지역 학교와 전기 모집을 하는 자사고·특목고를 제외한 전체 입학정원(8260명)의 62%(5170명)가 해당된다.

교육청은 13일 조례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2015년 12월 입학정원을 집계해 추첨 방식으로 2016학년도 신입생을 각 학교에 배정할 예정이다. 평준화 지역이 된다고 시험을 치르지 않거나 천안 지역 중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충남 지역 중학생은 누구나 천안 지역 고교에 지원할 수 있다. 선발고사를 통해 일정 이상의 성적도 받아야 된다. 비평준화 선발고사와 다를 게 없다. 전형 방법 역시 내신성적(69%)과 선발고사(31%) 점수를 합해 선발하는 기존 방식과 같다. 하지만 지망·배정 방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현재의 비평준화에서는 1개 학교만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평준화가 되면 남학생은 천안고와 중앙·월봉·쌍용·두정·신당·오성·청수·업성고 등 9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여학생은 복자·북일·천안여고와 월봉·쌍용·두정·신당·오성·청수·업성고 등 10개 학교를 지망할 수 있다. 모든 학교가 단일학군이 된다.

학부모들 최대 관심사는 학교 배정 방식

예비 학부모들의 관심이 가장 큰 학교 배정 방법은 세 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망 순위에 따라 배정하지만 기준이 다르다.

 첫째는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남학생은 9개 학교, 여학생은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가고 싶은 학교를 지망하면 전산추첨을 통해 학교가 정해진다. 교육청은 타 시·도의 사례로 볼 때 1지망 학교 배정률이 75~90%, 1~3지망까지의 학교 배정률이 95% 이상을 보인 만큼 대부분의 학생이 1~3지망 학교에는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광명·의정부, 전북 전주·군산·익산, 경북 포항, 경남 진주·김해·창원·마산 등 많은 학교가 이 방식을 선택했다.

 둘째는 내신성적과 선발고사를 기준으로 입학정원을 정한 다음 석차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눠 등급별로 12개 학교에 배정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1등급을 받은 학생을 모든 학교에 고르게 배정하고 이어 등급에 따라 같은 방법으로 각 학교에 분산 배정하는 방식이다. 전남 순천·여수·목포, 제주, 광주가 적용하고 있다. 셋째는 정원 비율을 제한해 배정하는 방안이다. 학교마다 1지망을 한 학생을 모두 채우지 않고 정원의 50%만 선발한다. 이후 2지망 학생을 나머지 30%만큼 뽑는다. 이어 3지망 10%, 4지망 5%, 5지망 5%를 선발하는 혼합형 방식이다. 충북 청주에서 적용하고 있다. 교육청은 향후 전문기관에 용역을 발주해 최종 배정 방법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도의회, 지난 8월 조례 개정안 심의 보류

2016학년도 천안 지역 예비 학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2016학년도 평준화 도입 시기도 미지수인 데다 평준화에 따른 통학 및 교육여건 개선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남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여론조사를 통해 나온 73.8%의 평준화 찬성률을 근거로 관련 조례 개정안을 8월 도의회에 제출했지만 의원들이 조례안 심의를 보류했다. 교육청은 여론조사 결과 발표 이후 8개월간 조례 개정안을 의회에 올리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9대 의회가 세 차례나 열렸지만 이때 처리하지 않고 있다가 10대 의회로 넘긴 것이다. 새로 구성된 의회에서는 내부적인 협의 없이 올라온 조례안을 밀어붙이는 교육청의 행태가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에서 조속한 개정안 처리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당시 교육청은 교육감이 공석이라는 이유로 미뤄왔다. 충남교육청이 계획한 대로 2016학년도부터 평준화를 추진하겠다고 해놓고 올해 상반기 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평준화에 따른 학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청의 노력도 부족하다. ▶정원초과로 지역 학생 탈락 ▶학력의 하향 평준화 ▶성적 상위권 학생의 타 시·군 유출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 ▶학교별 교육 차이 해소 방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을 갖는 학부모가 많다.

 이하영 충남교육청 장학관은 “타 시·도의 사례로 볼 때도 평준화되면 외지 학생 비율이 줄고, 철저한 신입생 수용 계획과 비선호 학교에 대한 교육여건을 개선한다면 지역 학생의 탈락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이라며 “학력의 하향 평준화, 상위권 학생 외지 유출, 학교 간 교육격차, 원거리 통학 문제, 학교별 시설 개선 및 교육과정 특성화 등 고교평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조례 개정안이 의회에서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천안 고교평준화 역사=고교평준화 정책은 1974년 도입됐다. 평준화 지역에서는 교육감이 고교 정원만큼 선발해 학생을 학교에 배정하고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학교장이 학교별 정원을 선발한 후 합격자를 대상으로 입학을 허가한다. 천안은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모두 경험했다. 1980년부터 14년 동안 고교평준화를 실시해 오다 1995년부터 비평준화로 전환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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