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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그린 배, 뜰야채 버섯 … '농산물 한류' 일으킨다

천안·아산 지역의 대표 농산물이 뛰어난 품질과 맛으로 해외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채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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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음식이 해외 시장에서 관심을 받으면서 해마다 농산물 수출량이 크게 늘고 있다. 지자체와 지역 농가들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해외 수출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천안·아산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품질 좋고 맛이 뛰어나 해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농산물이 많다. 세계시장에서 수출탑을 쌓고 있는 우리 동네 대표 농산물을 살펴봤다.

잔류농약 검사도 철저하게

천안시 성환읍 일대의 배 재배농가가 수확철을 맞았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는 성환읍 율금리에 위치한 공동 집하장으로 모여 선별작업을 거쳐 수출길에 오른다. 해외에서 한국 배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해 공동집하장은 포장작업 물량이 늘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성환 지역은 전국 배 생산단지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생산량을 자랑한다. 이곳의 배는 당도와 식감도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으뜸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배는 ‘하늘그린’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하늘그린’ 배는 주로 미국과 홍콩·대만 같은 동남아로 수출된다. 하늘그린 배가 해외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는 단연 ‘맛’ 때문이다. 과거 동남아 시장은 생산량이 많은 중국 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크고 당도가 높은 데다 아삭아삭한 식감의 한국 배가 맛이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수출에 호조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조명래(40) 천안배원예농업협동조합 판매과장은 “미국과 유럽 사람들이 주로 먹는 표주박 모양의 서양 배는 껍질이 두껍고 물렁물렁해 씹을 때 거친 느낌이 나 우리나라 같은 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며 “우리 배를 먹어본 외국인들은 당도와 풍부한 과즙에 놀란다”고 자랑했다.

 하늘그린 배가 해외 수출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안전성 평가에 엄격하기로 소문난 미국 검역에서 해마다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점을 얻기 때문이다. 천안배원예농협은 5년 전부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는 배의 안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수출 배의 안전성관리시스템을 일원화해 안전한 농약 사용에서부터 출하 단계의 잔류농약 분석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조 과장은 “배 출하기간에는 미국에서 검역관이 이곳을 찾아 철저하게 과실 표면의 잔류농약을 검사하고 배의 상품성을 분석한다”며 “관리시스템을 통해 재배 농가의 농약 사용에 대해 미리 교육하고 배 품질도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에 한 번도 현지 검역관의 조사에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가와 조합의 체계적인 관리가 수출국에도 신뢰를 줘 매년 수출 물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 13개국에 2만6000t을 수출해 61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3만t으로 수출을 늘려 1000만 달러를 벌어들일 계획이다.

신품종 연구, 판로 지원도 한몫

천안에서 생산하는 새송이 버섯이 세계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영농조합법인 뜰아채(천안시 풍세읍)와 허니머쉬(천안시 입장면)에서 생산하고 있는 버섯은 대만과 미국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해외로 수출된 천안 지역 버섯은 총 29t으로 11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한국 버섯의 위상을 세계시장에 알렸다. 천안 버섯이 세계시장으로 판로를 열 수 있었던 것은 농가 스스로 세계시장 개척을 목표로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버섯 품종을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됐다. 특히 뜰아채에서 생산하고 있는 머쉬마루버섯은 2006년 천안시가 버섯 수출기반 조성 시범사업으로 5년간 연구해 결실을 맺는 결과로, 국내 특허등록(제10-2009-0113872)과 국제특허(일본, 미국 등)를 출원했다. 시는 한국 버섯에 관심을 갖고 지역을 찾은 해외 바이어와 무역회사 관계자에게 직접 현지 작업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지원했다. 수출 농가를 위해 기술 지원과 판로 모색 외에도 포장자재와 물류비 일부도 지원했다.

 아산시 배방읍 갈매리 배추농가는 2년 전부터 봄과 가을 두 차례씩 대만으로 배추를 수출하고 있다. 대만은 저장성 김치류를 소비보다는 바로 먹을 수 있는 샤브샤브 형식의 식문화가 발달한 탓에 아삭한 식감의 한국 배추가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가을에는 170t을 수출했고 1박스(15㎏)에 5000원으로 총 6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보통 국내 시장은 배추 가격의 변동이 심해 포전거래(밭떼기 계약)에 익숙하다. 하지만 수출 배추는 농가에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해 고품질의 배추 생산에 주력할 수 있다. 아산시는 포장에 필요한 자재와 해외 물류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한규(68) 아산시배추농가작목반장은 “해외로 출하할 때는 시에서 포장비와 물류비를 지원해 주는 덕에 농가의 부담이 줄었다”며 “덕분에 농가는 재배 시기 내내 가격 변동으로 인한 걱정이 줄어 배추 품질에 더 신경쓸 수 있다”고 전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국 시장이 개방되면 우리 농산물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현재 중국 농산물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 국내 농산물 수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중 FTA 체결을 통해 8000만 명의 중국 고소득층이 품질과 안정성이 우수한 우리나라 농산물을 구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 수출 농가도 이에 발맞춰 경쟁력 있는 고품질 농산물로 중국 시장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한·중 FTA, 위기 아닌 기회로 삼아

갈매리에서 배추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 20여 명은 9월 22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산둥성 일대 농산물 시장 답사를 다녀왔다. 우리 배추의 우수성을 알리고 수출 길을 열기 위해서다. 갈매리 지역 배추농가는 이르면 3년 안에 중국으로 배추를 수출할 수 있는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산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도 중국 시장에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아산 맑은 쌀’은 2012년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회에서 ‘12대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고품질 명품 쌀이다. 우량 품종과 엄격한 품질관리 매뉴얼에 의해 생산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인정받았다. 2009년 뉴질랜드로 첫 수출의 물꼬를 튼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중국 유통회사인 베이징방방천하㈜와 중국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연간 2000t을 목표로 중국 시장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윤호준 아산시농업기술센터 유통지원과 담당은 “급변하는 글로벌 농산물 시장에서 우리 동네 농산물이 한국 대표 농산물로 경쟁력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농가와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이숙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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