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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백악관의 침입자들

#1 1974년 2월27일 새벽2시, 백악관 상공에 UH-1 헬리콥터 1대가 불쑥 나타났다. 경호당국의 헬리콥터가 즉각 출동해 1시간 여 추격전을 벌인 끝에 문제의 헬기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착륙시켰다. 헬기에서 내린 이는 로버트 프레스턴 미 육군 일병으로, 조종사 시험에 불합격한 후 포트미드 기지에서 헬기를 훔쳐 백악관으로 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도 조종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는 이유였다. 경호당국은 “(프레스턴이) 조종은 잘 하더라”고 당시 AP통신에 털어놨다.



#2 2차 대전이 한창이던 어느 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오랜만에 백악관에 찾아온 아들 지미와 영화감상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불을 켜자 평화로운 밤은 악몽으로 변했다. 말끔한 차림의 젊은 남성이 태연하게 대통령 곁에 앉아있던 것. "대통령 사인을 받고 싶었을 뿐"이라던 그 남자는 비밀경호국 직원들에게 끌려 나갔다. 그는 제지도 받지 않고 백악관으로 들어와 대통령 가족과 영화도 같이 봤다고 진술했다. 루스벨트는 그가 소원하던 사인은 해줬다고 한다. 백악관은 남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워싱턴DC 펜실베이니아가 1600번지의 4층 건물, 백악관은 1800년 완공 때부터 수많은 침입자들의 표적이 돼왔다. 대공황(1929~1939) 시기 대통령 살인 협박이 쇄도하며 백악관은 경호를 강화했지만 구멍은 존재했다. 권총이나 칼을 소지한 채 차를 몰고 돌진하는 암살자 타입부터 마약을 하거나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무작정 침입하는 정신이상자 타입까지 다양했다.



백악관 경호가 비교적 덜 삼엄하던 1900년대 초반엔 이런 침입자가 더 잦았다고 미국 기자이자 역사가인 앤드루 털리는 『재무부: 인사이드 스토리』에서 전하고 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1901~1909 재임) 시절엔 턱시도 차림에 정장 모자까지 갖춰 쓴 남성이 찾아와 "대통령과 약속이 돼 있다"고 했고, "그런 약속을 한 기억이 없지만 어쨌든 만나보겠다"며 그를 단독 면담한 루스벨트는 곧 “이 괴상한 놈을 당장 끌어내라”고 했다. 비밀경호국이 그를 수색하자 주머니 속에서 권총이 나왔다.



74년은 백악관 비밀경호국엔 악몽 같은 해였다. 헬리콥터 사건 10개월 후에 또 다른 사고가 터졌기 때문이다. 아랍식으로 옷을 입은 마셜 필즈라는 25세 남성이 “내가 메시아“라며 폭발물을 실은 자동차를 몰고 백악관으로 돌진했다. 비밀경호국은 당시 대통령 가족이 크리스마스 휴가로 부재 중이었던 점을 들어 총격을 가하진 않았다.



때론 귀여운 침입자도 등장했다. 지난 8월엔 걸음마를 막 뗀 남자아이가 백악관 북쪽 잔디밭의 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비밀경호국 대변인 에드윈 도노반은 당시 "아이가 커서 조사에 응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까 했지만 잔디밭에서 잠시 놀 수 있도록 시간을 줬다"고 농담했다. 지금의 경호국은 그런 농담을 할 처지는 아닌 듯 하다.



전수진 기자 sujin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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