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놔두면 체제 위기, 진압 땐 '제2 천안문'… 시진핑 홍콩 딜레마

지난달 28일 홍콩 센트럴에서 우산을 든 시위대들이 정치적 자유 확대를 요구하며 경찰과 맞서고 있다. 시위가 계속 되면서 이 지역 학교는 휴교했고 일부 버스와 트램 운행도 중단됐다. [홍콩 로이터=뉴스1]


2017년 행정장관 선거를 둘러싼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딜레마에 빠졌다. 시위를 무력진압하자니 자칫 ‘제2의 천안문 사태’로 비화될 수 있고, 자유선거 요구를 들어주자니 시위로 중국 정부의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줘 리더십에 상처를 낼 수 있는 까닭이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 “시 주석이 냉혹한 선택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독립 움직임 티베트 등 확산 위험
무력 사용은 서방 경제제재 우려
양안 통일 여론에도 부정적 영향
WSJ "시 주석, 냉혹한 선택 직면"



 경찰의 최루탄과 물대포 발사에 시민들이 우산으로 맞서며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홍콩 시위는 중국 정부에 민감한 문제를 제기했다.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는 중국의 한 지역에서 발생한 시위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주권을 넘겨 받은 홍콩을 통치하기 위해 하나의 국가 안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를 공존시키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도입했다. 이는 중국이 홍콩뿐 아니라 앞으로 대만과 통일할 때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홍콩은 일국양제로 인해 중국 본토보다 높은 수준의 자치와 자유를 누려왔다. 중국 지도부는 최소한의 간섭으로 국제 금융 허브가 된 홍콩을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선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 홍콩 주민들에게 중국 체제에 대한 씻기 힘든 상처를 주게 된다. 덩샤오핑(鄧小平)이 89년 천안문 사태를 강경 진압한 이후 중국의 트라우마가 된 것과 마찬가지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천안문 사태는 중국에서 금기(禁忌)로 남아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도 각오해야 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보통선거를 요구하는 홍콩인들의 열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영국도 시위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천안문 사태 때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 규모가 커진 지금 국제사회의 제재는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대만과의 관계도 악화될 수 있다. 대만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동조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대만 국민들의 중국·대만 통일 여론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대만 담강(淡江)대 알렉스 황 교수(정치학)는 “중국 정부는 대만 사람들이 통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길 원하지만 홍콩 사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가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있는 티베트나 신장(新疆)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걸 경계한다. 홍콩 시위 소식이 중국 본토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자세히 다뤄지지 않도록 언론을 검열하는 것도 그래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홍콩에서 법질서와 사회 안녕을 깨트리는 위법 행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화권 매체 보쉰은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 등이 지난달 28일 중국 정부에 시위대 진압을 위해 무력 사용을 허용해 줄 것을 제안했으나 시 주석이 이를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렁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홍콩 시위에 대해 말을 아끼는 시 주석은 사태를 지켜보며 시위대의 동력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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