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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부호 쳐보고 에디슨 축음기 들어보세요

장황남씨가 지난달 30일 개관한 조선대 정보통신박물관에 진열된 에디슨 축음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100~200년 된 축음기·라디오·스피커 등 장씨가 틈틈이 수집해온 4500여 점의 기기들이 전시돼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1896년 에디슨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원통형 축음기, 대서양을 횡단한 마르코니의 무선 수신기, 170년 된 세계 첫 모스 전신기….

재미교포 수집가 장황남씨
희귀 통신기기 4500점 기증
조선대 정보통신박물관 오픈
'벨의 다락방' 등 볼거리 가득



 광주 조선대학교가 30일 개관한 ‘정보통신박물관’에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진품·명품이 가득하다. 광석수신기부터 TV·핸드폰까지 정보통신 역사와 발달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각종 기기와 자료 등 4500여 점이 1125㎡의 전시관을 채우고 있다.



 나폴레옹 시대에 만들어진 구리·아연판 배터리를 볼 수 있고, 전화기를 발명한 벨의 연구실 다락방도 꾸며 놨다. 벨 연구소는 노벨상 수상자를 7명이나 배출한 곳으로,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가 평소 가장 가보고 싶은 장소 중 하나라고 말하던 곳이다. 또 1950년대 초반 제작한 국내 최초의 라디오와 한국전 참전 중공군에게서 노획한 무전기, 간첩들이 사용하던 단파 라디오도 전시돼 있다. 스피커의 경우 세계 최초의 나무통 스피커, 에디슨 유성기, 마그네틱 스피커 등 수십 종이 전시돼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연구원·벤처기업인들이 이곳을 둘러본 뒤 “미국 정보통신의 요람으로 일컫는 스탠포드대 박물관보다 낫다”고 칭찬할 정도다.



 방대한 이들 정보통신 기기를 수집한 이는 재미교포 출신 의사 장황남(73)씨. 전남 완도에서 태어 나 전남대 의대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내과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40여 년간 모든 것들이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고 기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죠. 의대 재학 시절엔 지역 1호 아마추어 무선 통신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무선국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대학원 시절엔 해외서 수입한 값비싼 의료 기계들이 고장나면 고장과 수리를 맡곤 했지요.”



 기계에 관심과 열정은 72년 “선진 의료기술을 습득하겠다”며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이어졌다. 진료하는 틈틈이 라디오·축음기·스피커 등 통신기를 수집하는데 공을 들였다. 중·고품 물물교환 시장이 열린다는 소식이 들리면 멀고 가까운 곳을 가리지 않고 찾아 다녔다.



 다양한 기기들을 구입하다 보니 시대별·종목별로 빈자리가 눈에 띠었다. 이를 채우기 위해 물건이 나왔다는 소문이 들리면 어디든 달려갔다. 하루종일 자동차를 타고 갈 정도로 발품을 판 적도 많다. 인터넷이 활성화 된 뒤에는 오스트리아·영국 등 유럽대륙까지 눈을 돌렸다.



 이렇게 구한 물건은 뜯어보고 맞춰봐야 직성이 풀렸다. 때문에 낮에는 의사로, 밤에는 수집품을 고치는 기술자로 두 인생을 살았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골방에 들어가 오전 1~2시까지 기계와 씨름하기 일쑤였다. 100년 이상 된 구식 제품들도 그의 손길이 닿으면 신기할 정도로 다시 작동하곤 했다. 아내는 “기계랑 결혼한 것 아니냐”는 불평을 하기도 했다.



 평생 땀과 정성을 쏟은 애장품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선대에 기증했다. 조선대는 고 김택주(1983~86)총장이 그의 장인이라 인연이 깊다. 학교 측은 1949년 완공한 최초의 학교 건물인 대학원(등록문화재 589호)을 리모델링해 제공했다.



 장씨는 “박물관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의 열정과 성장을 자극하는 촉진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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