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J Report] 대어 낚시터, 달아오른 장외시장

전직 대기업 임원인 강모(57)씨는 요즘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장외 주식에 관심이 많다. 여윳돈이 있지만 경기가 불확실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서다. 그래서 그는 장외 주식 가운데서도 상장을 앞둔 삼성SDS 같은 종목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비상장 주식이 거래되는 장외 시장인 ‘K-OTC’를 통해서다. 우량 대기업인데다 상장을 앞두고 있어서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강씨는 “삼성SDS가 공모를 통해서 상장할 때는 경쟁률이 엄청나게 세져 원하는 만큼 충분한 수량을 배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사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장 주식 거래시장 'K-OTC' 북적 … 석달 새 거래대금 30배 뛰고 시가총액 70배 급증
삼성SDS·포스코건설·SK건설 … 기업공개 앞둔 우량주 거래 시작
공모주 경쟁 치열해 몇 주 못 받자 상장 전 미리 사둬 큰 수익 기대
코스피에 비해 기업정보 어두워 PER 낮고 상장 임박한 종목 골라야

 장외 시장이 투자자로 북적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시장은 올 상반기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9000만원에서 지난주 28억원으로 30배 가량 뛰었다. 거래기업 수는 올 상반기 49개에서 116개가 돼 두 배 이상으로 늘었고, 거래기업의 전체 시가총액도 37조원으로 약 70배 뛰었다. 국내외 경기 침체 등으로 국내 증시(코스피)가 2020~2070대를 지루하게 오르락내리락 하며 하루평균 거래액이 2011년 6조9000억원에서 2012년 4조8000억원, 2013년 4조원, 지난주에는 3조5000억~3조6000억원대로 움츠러든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렇게 갑자기 장외시장이 투자자의 인기를 끈 것은 바로 지난달 25일부터 삼성SDS·포스코건설·LS전선·SK건설·미래에셋생명보험·제주항공·IBK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 등 대형 우량기업이 거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IPO를 앞두고 있거나 회사 실적이 탄탄해 투자자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금투협회는 지난달 25일부터 그동안 운영하던 장외시장인 프리보드를 K-OTC로 확대 개편하면서 각종 제도를 바꿨다. 대표적인 것이 ‘임의지정제도’다.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이 주식 거래 요청을 하지 않아도 금융투자협회가 임의로 ‘이 회사 주식은 K-OTC 시장을 통해 거래할 수 있다’고 지정하는 제도다. 이 제도 덕에 대형 우량 기업의 주식이 대거 거래될 수 있게 됐다. 2000년부터 중소기업의 직접금융 활성화를 위해 운영된 프리보드는 그동안 대상기업이 소수 중소기업에 한정돼 있어 투자자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 있었다. 비상장법인이 금투협회에 등록협회에 등록 신청을 하면 금투협회가 충족 여부를 확인한 뒤 거래주식으로 등록하는 식이었다. 중소기업만 가득한 시장에 우량 중견·대기업이 뛰어들 리가 없었다. 우량기업 없이 인기 없는 주식만 거래되다 보니 하루 평균 거래규모는 2005년 8000만원에서 지난해 1억원으로 제자리를 맴돌았다.



 박종수 금투협회 회장은 “이번 제도 개편은 유수의 비상장 대기업과 중견기업 주식을 투명하고 원활하게 거래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침체된 국내 증시에 장외시장이 활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주식이 대거 거래되면서 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요즘 장외 시장의 인기를 이끌어가는 요인은 상장(IPO)이다. IPO를 앞둔 주식을 미리 사들여 IPO 이후 차익을 남기려는 투자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백대 1에 달하는 공모를 통해 주식을 조금 받느니 비싸더라도 상장전에 사두겠다는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허진혁 삼성증권 반포지점 PB팀장은 “50대 남성 개인투자자가 장외 주식에 관심이 많다”며 “특히 최근에는 고객이 삼성SDS 같은 IPO를 앞둔 종목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SDS 주가는 주당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한 개장 첫날 기준가(4만7550원)보다 무려 600% 가량 급등한 31만~3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24조~25조원 가량으로 코스피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 시가총액 7위에 해당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전자부품업체인 지오엠씨는 첫날 기준가보다 2400%, 도자기업체인 퀀텀에너지는 1700%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한국거래소에 희망공모가를 17만~19만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의 상장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의 상단인 19만원으로 결정되면 K-OTC 거래가격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인 셈이다. 그럼에도 삼성SDS 주가가 높은 가격에 K-OTC에서 거래되는 것은 IPO 이후 삼성SDS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방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순히 같은 업종의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삼성SDS 주가는 비싼 편”이라면서도 “삼성SDS의 주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미래 성장성 등 다른 요인도 모두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금투협회 K-OTC부 부장은 “IPO 때는 기업이 투자자를 확대하기 위해 주가를 할인해서 공모하는 경향이 있지만 장외 거래는 이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OTC 기업은 상장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접하긴 어렵다”며 “K-OTC에 투자할 때는 IPO가 임박한 종목에 관심을 갖거나 PER 등을 활용한 가격비교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창규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