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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내손으로 내집 짓기

자기 집을 자기 손으로 짓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 출판사 대표님이 직접 설계해 2년 여 만에 지었다는 한옥에 최근 초대를 받았습니다. 북촌 한복판, 아주 크지는 않은 이 공간은 꼼꼼한 마음 씀씀이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아늑한 곳이었습니다. 집안 곳곳을 보여주는 품세엔 자부심이 넘쳤습니다.

집이 경사로에 있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 지하를 조금 더 파 2층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들어왔습니다. 신발장과 책장의 키를 맞춰 현관에서 거실로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했고요. 한지를 바른 미닫이 문으로 커다란 TV를 평소에는 가려놓는 점도 포인트였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인왕산 자락이 고스란히 보이도록 직사각형으로 뚫어놓은 부엌 창문이었습니다. ‘인왕제색도’가 그야말로 라이브로 펼쳐지더군요.

압권은 1층에 마련한 ‘홀’이었습니다. 제법 높직한 천장에는 프로젝터를 내장했고 근사한 바람벽은 그 자체가 그림으로, 때로 스크린으로 변했습니다. 한 켠에 마련된 자리에는 북과 채가 놓여있었습니다. 와인 몇 잔에 불콰해진 대표님은 어느새 북을 붙들고 소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소슬한 가을 저녁, 북촌 한옥의 밤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그 대표님은 “(그동안 고생을 너무 해서) 이제는 정말 잘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호언하셨습니다. 제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같이 배우면서 저도 한 번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아지더라고요. 진짜로.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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