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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10년이 보여줄 게 더 많아 지금이 진짜 시작”

영화계에 박찬욱·봉준호가 있다면 패션계에는 우영미(55)가 있다. 다른 기준을 다 떠나 ‘외국에서 호평받는’ 이라는 의미에서다. 해외 패션계 인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입에 오르는데, “동양적 곡선이 살아 있으면서도 도시의 남성성이 느껴지는 옷”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예 우씨가 매 시즌 선보이는 시그너처 피코트 ‘No.51 코트’를 예로 드는 이도 있다. 패션 한류니, 글로벌 브랜드니 패션 동네가 너도나도 비슷한 구호를 외치는 요즘, 그는 한 발짝 먼저 나가있구나 싶다.

‘가장 영향력있는 글로벌 패션인 500’에 든 디자이너 우영미

개인적 경험만이 아니라 실제 세계 무대에서 우씨의 입지는 화려하다. 2002년 국내 남성복 디자이너로서는 처음으로 파리 컬렉션에 진출한 지 13년째. 프랑스 마레 지구에 낸 단독 매장은 물론이고 영국·이탈리아·벨기에·독일·미국·러시아·일본·홍콩의 유명 백화점과 고급 편집 매장에서 ‘우영미’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한 벌에 100만 원이 넘는 옷을 고객들은 ‘우아하고 깔끔하다’면서 기꺼이 사 간다. 게다가 2011년엔 진입장벽 높기로 소문난 프랑스패션협회의 정회원이 됐다. 이곳은 1868년 고급 맞춤복을 만드는 패션 디자이너 ‘쿠튀리에’의 조합에서 출발한 프랑스 대표 패션 단체. 한국인 최초로 우씨에게 문이 열렸다.

당시 그의 정회원 등록을 두고 “파리에서의 활동이 드디어 열매를 맺은 것”이라는 업계의 후일담이 들려왔지만 ‘결실’이라고 하기엔 너무 일렀나 보다. 24일 패션 뉴스 전문 온라인 채널 ‘비즈니스 오브 패션(Business of Fashion)’은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패션인 500인’에 우영미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감각적인 옷을 전세계 유명 매장을 통해 전개하는 패션 디자이너’라는 배경이다.

이 ‘500인’은 디자이너 외에도 언론인·기업가·모델 등 전 세계의 패션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선정되는 공신력 있는 리스트. 지난해에는 칼럼니스트 수지 멘키스,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과 드리스 반 노튼 등이, 올해는 샤넬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외 미국 패션 에디터인 팀 블랭크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으로는 우씨 외 신세계 정유경 부사장과 제일모직 이서현 사장 등이 함께 이 리스트에 포함됐다.

희소식을 접하며 지난 10여 년의 시간을 돌이켜보건대 그가 참 잘 버텨왔구나 싶다. 특유의 무모함 덕분이다. 당시 그가 선보인 남성 캐주얼 브랜드 ‘솔리드 옴므’는 국내 시장에서 최고의 히트작이었다. 매장을 더 늘리거나 여성복·아동복·란제리 등 복종을 넓혀 사업적으로 욕심을 낼 만한데도 그는 달랐다. ‘나는 CEO가 아니라 디자이너이니까’라는 이유였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아시아의 남성복 브랜드를 알리겠다는 야심으로 일 년에 두 번씩 꼬박 컬렉션을 치러냈다. ‘신데렐라 없는’ 파리 패션계에서의 생존 전략이었다. 그 악착이 빛을 발해 요즘은 파리 거리에서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겨난단다.

파리에서 막 서울로 돌아온 그는 24일 전화 통화에서 “지금부터 10년이 보여줄 게 더 많다”고 했다. 공동 디자이너이자 딸인 정유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젊어진 우영미’를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브랜드의 아카이브, 유통 인프라, 인적 네트워크를 단단히 굳혀가고 있어요. 한국에 대한 호감도 확 높아졌죠.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 수 밖에요.”


글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사진 wooyoungmi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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