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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30일엔 어떤 경우에도 안건 처리 … 야당 믿겠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산회를 선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3일 이후 23일 만에 열린 국회 본회의가 단 9분 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26일 하루 종일 국회 본관에선 어지러운 만남이 있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지난 5월 이후 국회의 법안처리율 ‘0’ 기록도 연장됐다.



야당 요구대로 본회의 연기 후폭풍
새누리 "의장이 약속 안 지키나"
"정의화 사퇴 촉구안 내자" 맹성토
이완구·박영선 2차례 회동 설전만

 26일 오전 10시55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 이완구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데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예고 없이 방문했다. 때마침 이 원내대표는 ‘여당 대표가 우리를 살살 피하고 있다’는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발언을 전해 듣고는 “예의를 지켜가면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박 원내대표=“(웃으며) 뭘 하고 계시네.”



 ▶이 원내대표=“ 일단 들어오세요.”



 ▶새정치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비공개로 하시죠.”



 ▶이=“내가 살살 피하느니 그런 얘기 해도 됩니까. 내가 왜 도망 다녀요.”



 ▶박=“야단맞으러 온 거 아니에요. 저희는 새누리당 의원이 아닙니다.”



 둘은 전화통화를 했느냐, 안 했느냐를 놓고도 옥신각신했다.



 ▶이=“13일 이후 저한테 어제 빼고 전화한 적 있나요?”



 ▶박=“두 번이나 했어요. 청와대 가면서 30분간 했잖아요.”



 박 원내대표는 “손님에게 그렇게 문전박대하면 안 된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그렇게 말싸움만 하다가 10분 만에 끝났다.



 오전 11시50분. 이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양당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다시 만났다. 양측은 도시락을 먹으며 1시간30분간 대화했다. 그러나 면담을 마친 두 사람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는 예정대로 간다”고 했고, 박 원내대표는 “정 의장과 새누리당의 단독 국회이기 때문에 본회의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오후 3시. 정 의장이 본회의 개회를 선언했다. 새누리당에선 최경환 경제부총리(의원 겸직)를 비롯한 소속 의원 154명이 참석해 의결 정족수를 채웠다. 야당은 모두 불참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애초 예정됐던 90개 안건 처리를 30일로 미뤘다. 그는 “야당 측이 본회의를 미뤄 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그 진정성을 믿고 의사일정 일부를 변경하려 한다. 단 어떤 경우에도 30일에는 본회의를 소집해 모든 안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단독으로라도 안건을 처리할 줄 알았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의장님이 약속을 안 지키면 어떡해요” “계획대로 하세요” 등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일본 정부의 고노담화 검증 결과 발표 규탄 결의안’ 등도 처리되지 못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외교 관련 결의안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미뤘다”고 말했다.



 뒤이어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정 의장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정 의장이 이렇게 회의를 끝내겠다는 걸 단 한 번도 귀띔해 주지 않았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내자”고 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져 원내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정치적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가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막았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를 떠나며 “정치 인생 20년에 이렇게 힘든 날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글=천권필·정종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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