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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해결, 단계적·장기적 과제로 다룰 필요 있다"

최근 북한이 활발한 대외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서방을 향한 관계 개선 의지가 뚜렷해 보인다. 북한 대외관계 최고책임자인 강석주 노동당 비서가 유럽을 순방하고 이수용 외무상은 내일 유엔총회에서 15년 만에 연설할 예정이다. 비록 북한 인권상황이 중요 화두가 되는 것을 막아보려는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움직임은 분명 긍정적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남북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기조연설

하지만 정치·군사적으로 남북관계는 분단 이후 지금까지 본질적으로 변화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남북이 만나 여러 차례 합의했으나 어떤 합의도 실천에 옮겨지지 않았다. 남한은 남한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합의들만 지키라고 강변하는 지금 상황이 이를 보여준다. 남과 북은 상대방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경제 교류와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해지면서 군사적 대립도 줄어든 시기가 있었다. 북한이 개성이나 금강산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공단과 특구를 설치한 것은 과감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북한이 핵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북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압박도 강화되어 왔다. 마치 양측이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남북한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안보의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이 안보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남북관계를 규정하는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한다. 정치적·군사적 불신을 줄여나가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핵과 군사적 압박’이라는 현재의 상황이 구조적인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핵 문제 해결을 모든 문제에 우선하는 입장을 재검토해야 한다.



 새로운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핵 문제 해결을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과제로 다룰 필요가 있다. 예컨대 북한이 더 이상 핵 개발을 진전시키지 않고 핵 보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안보 딜레마’ 해결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동시에 그 시점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구축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 시점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과 남북의 공동 번영이 상당하게 진전되는 시점으로 늦춰 잡아야 할 것이다. 핵 문제 해결을 너무 서두를 경우 북한의 붕괴 이외에 다른 모든 전망과 대책이 설 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붕괴는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파국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파국을 피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지난 몇 년 동안 정체 상태다. 미국은 더 이상 의미 있는 해결 노력을 할 의지가 약해졌고, 중국도 지금 이상으로는 북한을 압박하기 어려울 것이다. 5·24 조치를 그대로 두고는 대화 자체를 시작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역할에 더 기대할 수 없다면 우리의 이니셔티브(Initiative)로 남북한이 핵과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고 미국과 중국을 견인하는 방안을 찾아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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