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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농락한 정의화 국회의장

‘안건 처리 0’의 다섯 달, ‘정기국회 헛바퀴’ 26일째를 맞은 어제, 국회는 본회의를 열었으나 9분 만에 산회하는 희한한 코미디를 연출했다. 개그 콘서트였다면 한바탕 웃고 말 일이지만 나라 경영에 필수불가결한 수백 개 법안이 질식사할 위험 속에 벌어진 일이어서 허탈하고 비분스러울 뿐이다. 국회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집단의사 결집 기능이 뭉그러져 여야 협상이 중단되면서 뇌사상태에 빠져 있다. 유일하게 긴급 심폐소생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정의화 국회의장인데 무슨 미련, 무슨 두려움 때문에 본회의를 열자마자 바로 다시 닫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정 의장은 내년도 예산안의 처리 상한선이 12월 2일(헌법 54조 2항)임을 감안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본회의 개의 날짜로 어제를 도출했다. 헌법상 국회의 의무를 준수하고, 의사일정을 확정하며, 본회의에 상정돼 있는 안건 91개를 처리하는 것은 국회의장의 헌법적·국회법적 권한이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자기 스스로 날짜를 정해 국민과 여야에 공식으로 발표한 본회의를 저렇게 허망하게 만들어 버렸으니 의원 겸직 장관들까지 총동원해 회의장을 채운 새누리당에 대한 농락을 넘어 국민을 무슨 바보로 알고 우습게 여기는 행태 아닌가.



 정 의장은 “새정치연합으로부터 며칠만 미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여야는 주말까지 세월호특별법을 합의해 달라. 30일에 본회의를 재소집하겠다”고 했지만 신뢰는 이미 깨졌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협상에서 유가족의 재가를 일일이 받아야 하는 데다 비대위가 구성됐다고는 하지만 무정부상태를 극복했다는 어떤 징후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법부 수장이 허언을 했으니 30일 본회의 소집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정 의장의 속 모를 행태에 분개해 여당 의원들이 의장사퇴결의안을 추진하고 이완구 원내대표가 사의를 밝힌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이제 새정치연합은 자신들만 유족을 위하는 것 같은 위선의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 입법 책임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세월호 특별법안을 다른 법안들과 연계시킨다는 발상도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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