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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생태공원, 왜 이리 망가졌나요

왼쪽 사진은 2011년 9월 대구 신천 에스파스 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체험학습을 하는 모습. 오른쪽은 에스파스 공원의 현재. 공원에 설치된 사슴벌레 조형물이 부숴져 있고 장승 일부도 쓰러져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생태공원이 아니라 폐허공원이다.”

7년 전 센강 벤치마킹했던 대구 신천 에스파스 공원
사회적 기업이 관리했지만 지원금 끊겨 폐허 방치



 대구 신천의 한 생태공원이 시민들에게 이렇게 불리고 있다. 프랑스 파리 센강 주변을 공원으로 바꾼 시민단체 ‘에스파스(Espaces)’를 벤치마킹해 만든 대구 에스파스 생태공원 이야기다.



 25일 찾은 대구시 북구 무태교 아래 에스파스 공원은 폐허 그 자체였다. 공원 입구에 높이 2m 남짓한 장승이 부러져 바닥에 나뒹굴고, 나무로 만든 매미·장수하늘소 조형물은 부서지거나 썩고 있어 흉물스러웠다.



 2만㎡ 크기의 공원 곳곳은 잡풀이 무성했다. 어수선한 모습에 각종 악취까지 풍겨 마땅히 잠시 앉아 쉴 곳도 찾기 어려웠다. 시민 유영숙(62·여)씨는 “지난 주말 공원에 식물과 곤충이 가득한 연못이 있다고 해 손자와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잡풀과 벌레만 잔뜩 있었다”고 말했다.



 에스파스 공원은 2007년 2월 대구시와 대구YMCA·대구도시개발공사가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의 하나로 처음 조성했다. 이들 기관은 이때부터 2010년까지 인공습지와 논·밭·연못을 만들고 정자와 쉼터, 각종 조형물을 곳곳에 설치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렇게 공원을 꾸미는데 3억2000만원이 들었다.



 공원 관리는 대구YMCA가 만든 신천 에스파스 사업단이 맡았다. 사업단은 노숙자·노인·장애인에게 공원 조성·관리를 맡기면서 사회적 약자에게 일할 기회를 줬다. 그래서 2010년 ‘사회적 기업’으로 당당히 인증 받았다. 2012년까지 5년 간 고용노동부 등을 통해 국비 보조금 총 14억원을 받기도 했다.



 공원이 꾸며지자 전국의 관심을 끌었다. 500여 종의 희귀한 식물과 꽃을 볼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공원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곤충 모형 등 조형물까지 설치돼 사진 촬영 명소로도 꼽혔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로 수백 명씩 공원을 다녀갈 정도였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었다. 2012년 11월 에스파스 사업단이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는 과정에 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항소심 계류)을 받아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을 취소당했다. 지원금이 끊기고, 공원은 황폐해졌다.



 급한 대로 지난해부터 대구YMCA 관계자 1~2명이 공원에 나가고 있지만, 공원 전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렇게 2년여 동안 공원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도 해결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책임지고 관리해 나갈 곳이 없어서다. 대구시 공원관리과의 한 직원은 “에스파스 공원은 정식 시 관리 공원이 아니라 잘 모른다”고 했다. 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인 문제로 공원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이 있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공원을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파스 공원에서 만난 주민 이상호(47)씨는 “운동하러 자주 신천에 나오는데 왜 공원이 방치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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