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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수퍼 중국경제, 협업경쟁력으로 맞서야

안충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경제학자
중국 광둥(廣東)성(省)에 省 대신 國자를 붙여 보면 우리 경제에 필적하고도 남음이 있다. 인구가 한국의 두 배를 넘고 면적이 한국의 두 배에 가까우며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액은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 광둥성 지역 총생산액도 2012년 9004억 달러를 기록해 같은 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조2000억 달러를 따라잡기는 시간 문제다.



 광둥성의 선전(深)은 홍콩과 바로 이웃해 세계적 금융기관이 들어섰으며 최신 경제정보를 얻고 있다. 광둥성 출신 화교들은 동남아 주요국의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다. 필자는 선전 하이테크 단지에서 전율을 느낀 바 있다. 서울 근교의 판교 테크노밸리는 우리가 선전을 뒤쫓아 가고 있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앞으로 중국에 광둥성과 유사한 지역경제 단위와 하이테크 단지가 수없이 들어설 것이다. 광둥성 동북쪽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상하이(上海)는 세계의 금융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10년 전에 시작한 우리의 동북아 금융 허브 전략은 점점 왜소해 보인다.



 영국의 민간 경제연구소는 앞으로 10년 뒤 중국의 명목 GDP도 미국을 앞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드디어 지난해 무역규모 4조 달러를 기록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무역 1위국이 되었다. 중국은 수출뿐만 아니라 수입도 연평균 20% 성장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시장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명품 소비재의 시장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국영기업, 국유은행, 그림자 은행 등 수많은 내재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을 향해 질주할 전망이다. 지난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세계자본주의 심장부 뉴욕에서 사상 최대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웠다.



 A.G. 프랭크는 그의 저서 『ReOrient』에서 중국이 주도한 아시아의 경제력은 19세기 중엽까지 서구를 앞질렀다고 기술하고 있다. 수퍼파워로서 중국의 부상을 지난 150여 년 동안 정체와 굴욕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옛 영광을 되찾는 과정으로 묘사하고 있다. 필자가 경외감을 느끼고 있는 점은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中華思想)에 기술민족주의(Techno-Nationalism)가 접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과학 기술력 배양에 ‘인해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에 유학 중인 중국의 이공의학 계열 학생은 2013년 9만5400명인 데 반해 한국 학생은 1만9600명에 불과하다. 중국의 과학자들은 우주정거장을 이미 건설했고 2020년 유인 우주선의 달 착륙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중국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2013년 우리의 대중 수출은 우리 총수출의 26%를 차지해 미국 시장에 대한 11%보다 훨씬 높다. 지난 3년간 우리는 무려 1640억 달러의 대중 무역흑자를 냈다. 이러한 중국 효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이나마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대중 수출에 비상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올 들어 대중 수출액이 몇 달째 하강하고 있다. 한·중 수교 이후 22년 만에 나타난 초유의 현상이다. 또 최근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산을 밀어내고 국내 시판 1위로 올라섰고 한국 시장에도 상륙하고 있다. 몇 주 전 중국은 곡면 대형TV를 우리보다 앞서 출시했다. 중국의 IT, 석유화학, 조선, 철강은 기술력에서 우리를 따라잡고 있다. 지금 부품과 중간재는 중국 토종 기업에 의한 자급률 상승으로 우리 상품이 설 자리를 잃고, 고급 소비재는 서방의 고급 브랜드와 합작한 중국 외자 기업에 의해 중국 시장에서 밀려 나고 있다. 그동안 중간재 중심의 가공무역에서 벗어나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의 부상을 위협으로 보기보다 기회로 보는 심기일전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한 기업에 의한 대중국 단독 진출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의 기술패권주의에 우리는 산업별로 기업군(群)의 협업 경쟁력과 기술력 강화로 맞서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네트워크 경제로 동반진출의 시너지를 내야 한다.



예컨대 중국 시장에 대기업의 한류기획과 해외 홈쇼핑을 활용, 친환경 식품수요 급증에 대비해 지방특산물의 청정가공식품화와 관련 중소기업의 동반진출로 다양한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를 추구해야 한다. 앞으로 타결될 한·중 자유무역협정에 대비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가 더욱 절실하다. 촌각을 다투는 세계의 경제전쟁에 기업, 연구소, 국회, 정부가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가장 가까운 중국 시장, 얻기도 힘든 기회다. 명심해야 할 사실은 우리의 기업 간 기술협력 등 상생의 전열이 흩어지면 우리 경제의 중국 경제 변방화를 막을 길이 없다.



안충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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