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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의 바둑 산책] 다문화가정으로, 군부대로 … 소통과 배려 익힌다

지난 7월 강원도의 ○○부대에서 김효정(33) 2단이 장병들에게 바둑을 가르치고 있다. 인성교육에 좋은 바둑이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 한국기원]


바둑은 요즘 어디에 있나. 누구와 함께하나.

다문화센터 바둑교실 전국 30곳
병영 보급 3년째, 83곳으로 늘어
구치소·교도소도 올봄부터 시작



 조선시대 바둑은 사랑방에 거처했다. 양반의 전유물이었다. 1960년대 근대화 이후 바둑의 중심지는 기원이었다. 오늘날 바둑은 사회의 변방, 소외계층과 함께하고 있다.



 한국 바둑의 전진기지인 한국기원은 최근 새로운 바둑 보급에 나서고 있다. 2011년 다문화가정 바둑교실을 열었고 2012년엔 군부대 바둑교실을 시작했다. 올봄부터는 구치소·교도소 등 수용시설에도 들어가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다문화가정 바둑교실이다. 2011년 전국 8개 다문화센터에서 교실을 열었다. 호응이 컸다. 2012년 29개, 2013년 27개, 2014년 30개로 확대됐다.



 다문화센터는 바둑을 가족통합교육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건수(50·아마 6단) 강사는 “바둑의 장점은 어울림과 소통”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외국인 엄마가 한국어에 서툴지만 아이들은 한국어를 잘한다. 아이가 엄마와 멀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엄마들도 ‘바둑을 두면서’ 아이와 대화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많다 보니 어려움도 있다. 진동규(28·서울 동작구 한울교실플러스마미 출강) 7단은 “문화가 다른 엄마가 대다수라 언어는 물론 바둑을 가르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현재 한국기원이 지원한 교재는 바둑 입문서 『장인어른 따라잡기』 외국어 버전이다. 6개 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몽골어·베트남어)로 번역됐다.



 한국기원은 지난 5월 10일 강사교육도 시도했다. 다문화가정의 현황,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교수학습법이 내용이었다. 양재호(51·9단)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바둑이 사회 취약계층까지 돕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증가할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다문화가정 학생은 6만7806명. 전체 학생 수의 1%를 넘어섰다. 이 중 초등학생이 4만8297명이다. 하지만 현재 4~6세 아동이 5만546명(안행부 자료)이니 이들이 모두 취학하는 3년 후엔 지금보다 초등학생이 두 배나 많게 된다.



 군부대 바둑 보급도 3년째다. 올해는 83개 부대에서 바둑교실을 열고 있다. 한국기원은 최근 불거진 관심병사 문제 해결에 바둑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바로미(35·아동학) 박사는 “관심사병들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바둑이 그들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바둑의 충동성 억제 기제가 답이라 한다. 김 박사는 “많은 경우 상대가 장고한 다음에야 자기도 둘 수 있다. 이것이 만족지연(즉각적인 만족을 유보하는 것) 능력의 향상과 충동성 억제를 가져온다. 바둑은 한 판이 모두 이런 과정이다”고 했다.



 김혜민(28) 7단은 “요즘 군인들은 바둑을 접할 기회가 없고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세대”라며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모바일 게임과 달리 바둑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수적이다. 형세판단 없는 바둑은 없다”고 강조했다.



 바둑은 수용자의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바둑교실 운영에도 들어갔다. 24일 서울구치소에서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는 법무부 교정본부와 ‘업무협약서’를 체결했다. 전국에서 8개를 시범 운용할 계획이다.



 바둑치료교실은 이미 서울과 인천에서 올봄 두 차례 운용됐다. 윤경식(55) 교정본부장은 “바둑 체험을 통해 배려와 겸손, 절제를 형성하기 위해 바둑교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봄에 인천구치소에서 강의했던 나종훈(57) 7단은 “호응이 좋아 강의안을 새롭게 짰다. 결국엔 바둑을 소재로 여러 경험을 서로 얘기하는 자리”라고 했다.



 김바로미 박사는 “범죄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는 두뇌에 있는 장기적인 보상시스템의 약화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지력(知力)이 부족한 까닭”이라며 “바둑은 한 판을 다할 때까지 인내심이 요긴하다. 멀리 보는 힘이 살아나는 만큼 불안의식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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