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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위해 성매매 여성 처벌보다 자활 지원을"

“10년 전 예상했던 대로 성매매특별법의 성과는 거의 없다. 지금은 제한적 공창제 도입이 필요하다.”



'미아리 포청천'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

 김강자(69) 전 서울 종암경찰서장은 20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0년 서장 재임 시 관내 미아리 텍사스촌을 집중 단속해 와해시키면서 ‘미아리 포청천’이란 별칭을 얻었다. 당시 미성년 성매매 근절,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 문제 해결 등에 단속 역량을 집중했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부임(2002년) 후에는 전국 집창촌으로 대상을 확대하며 성매매업소와의 전쟁을 펼쳤다. 하지만 그는 퇴임 후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에는 줄곧 반대 입장이었다. “막무가내식 단속은 성매매를 음성화할 뿐”이라는 이유였다. 현재 한남대(경찰행정학) 객원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처음엔 성매매업소를 없애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게 아니었다. 현장에서 직접 보니 생계형 성매매 여성들은 자활지원 대상이었다”고 말한다.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이 서장 재직 중이던 2000년 미아리 텍사스촌을 점검하고 있다. 바닥의 구멍은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한 도주로다. [중앙포토]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 지 10년이 됐다. 성과가 있었다고 보나.



 “지금 성매매업소가 줄어들었나? 아니다. 도리어 오피스텔·안마방 등으로 음성화됐다. 규모조차 추정하지 못할 정도다. 생계형 성매매 여성들은 여전히 집창촌을 떠돌고 있다. 단속인력 확충이 안 되고 자활지원을 위한 예산이 전혀 뒷받침되지 않아서다. 그나마 성구매가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 줬다는 점은 성과라고 본다.”



 -특별법 발효 후 경찰의 단속방식이 비효율적이었다는 뜻인가.



 “발효 직후 각 일선 서 여성청소년과, 여성기동대 등 대규모 인력이 단속에 투입됐다. 그러면서 성폭행·미성년 성매매 등 여청과 본연의 업무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 현재는 여청과도 본연의 업무로 돌아갔고 생활질서계 소속 3~4명의 인력이 성매매업소 단속을 하는 것으로 안다. 어쩌다 한 번씩 형사들을 대거 동원해 보여주기식 기획단속뿐이다. 성매매업소가 줄어들 리 만무하다.”



 -현직 때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 에 집중했는데.



 “2002년 군산 집창촌 화재사건의 경우처럼 성매매 여성들은 좁은 방에 감금당하기 일쑤였다. 빚더미에 나앉게 해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수익 배분방식도 불합리했다. 이런 문제들이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이는 성매매특별법의 성과는 아니다. 현직에 있을 때 전국적으로 채무를 무효화했다. 성매매업소 단속이 아니라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수익구조가 불합리한 곳을 집중 단속했다. 돈벌이가 안 되니 조폭 업주들이 집창촌에서 손을 떼면서 인권 문제가 줄어들었다고 본다.”



 -지금은 인권 문제가 없나.



 “조폭 업주들이 아닌 손님들에 의한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 때리고 돈을 뺏고 가혹행위를 한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신고를 했다가는 성매매특별법으로 처벌받기 때문에 못한다. 이전엔 조폭이 악덕 손님들을 쫓아냈다.”



 -성매매를 생계형과 비생계형으로 구분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평소 주장했다



 “부모가 없거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이른 나이에 가출해 집창촌으로 흘러 들어온 여성들이 생계형이다. 이들은 단속을 당해도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가서 또 성매매를 한다.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반면 비생계형은 사치를 하기 위해 이중생활을 한다.”



 -대안은 뭔가.



 “생계형 성매매 여성들은 자활지원을 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비생계형은 강력히 단속해 엄벌해야 한다. 생계형은 드러내 놓고 집창촌에서 일하고 비생계형은 안마방·오피스텔 등에서 숨어서 한다. 따라서 제한적 공창제가 필요하다. 제한된 지역에서 공개된 집창촌을 허용하되 음성화된 업소는 강력 단속하는 식이다. 공개 집창촌에선 자활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제한적 공창제가 성매매를 합리화한다는 비판도 있다.



 “제도 운용이 초점이 아니라 자활지원이 핵심이다. 성의식은 법이 아닌 교육을 통해 자리 잡힌다. 성교육은 제대로 안 하면서 법으로만 성의식을 재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서준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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