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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경매도 여는 북한강변 장터

지난 20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북한강변에서 열린 ‘리버 마켓’에서 양예원(11)양이 직접 만든 머그컵과 그림 액자, 천연 염색 손수건 등을 팔고 있다. [사진 리버 마켓]
지난 20일 낮 12시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북한강변. 왕복 2차로인 391번 지방도와 맞닿은 이곳에 색다른 시골 장터가 마련됐다.



매달 셋째 토요일 양평 '리버 마켓'
올 4월 예술인들 주축으로 시작
130여 노점 대규모 지역 축제로
재즈 등 공연단체 재능기부도

 거창한 현수막도 눈에 띄지 않는다. 길가에 ‘리버 마켓(river market)’이란 이정표만 붙어 있다. 마켓에 들어서자 이름 그대로 강변을 따라 천막 130여 개가 길게 늘어서 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온 4000여 명의 손님들로 장터는 활기가 넘친다. 관청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행사가 아닌,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마련한 장터다.



 지난 4월부터 매달 셋째주 토요일에 열리는 이 장터에서는 농민들이 키운 단호박·땅콩 등 농산물은 물론 주민들이 직접 만든 음식과 목공예품, 생활도예품, 미술작품 등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농산물은 모두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품이란 점이 특징이다. 한 주부가 단호박을 고르며 “조금만 깎아주세요”라고 흥정하자 50대 농부는 “덤으로 조금 더 드릴께요”라며 웃으며 화답한다.



 여느 시골장터와는 다른 이색적인 분위기도 물씬하다. 천막마다 자그마한 간판이 내걸려 있다. 고물이보물·다손아뜰리에·로사네텃밭·목공방녀 등 참가 가족들이 저마다 재미난 이름들을 붙였다. 인근 서종초등학교 학생들은 장터 곳곳을 돌며 길거리 댄스 공연을 벌이고 있다. 무대 위에선 취학 전 어린이들의 발레 공연도 펼쳐진다. 이날에는 재즈 아티스트와 대금 연주가 등 젊은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로컬처’가 재능기부 공연도 펼쳐 신명을 더했다.



 남편과 수제 햄버거를 파는 ‘얌’의 주인 김은주(42·여)씨는 “국내산 쇠고기와 유기농 밀가루 등을 사용해 만든 햄버거를 5000원에 파는데 반응이 무척 좋다”며 “올해 초 서울에서 이사온 뒤 주민들과 조금은 서먹했는데 이곳에서 좋은 이웃을 많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의 딸 허정인(9)양은 지난달부터 별도의 판매점을 차려놓고 머리핀과 연필 등 자신이 직접 예쁘게 장식한 물품들을 팔고 있다. 김씨의 아들 준수(15)군은 장터가 열리면 청소와 안내 등 봉사활동에 나선다.



 장터 한켠에서 이뤄진 경매도 눈길을 끌었다. 1시간여 동안 빈티지 오디오 등 골동품을 비롯해 목공예품과 수제 아동복, 액세서리 등 30여 물품이 선을 보였다. 4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원하는 물건을 싼 가격에 낙찰받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정상가의 절반값에 경매를 시작해 대부분 정상가보다 20∼30% 싼 가격에 낙찰돼 호응이 컸다. 서울 방배동에서 가족과 함께 찾았다는 이길수(43·회사원)씨는 “나들이를 겸해 찾았는데 강변에 마련된 특색있는 시골장터에서 목공예품 도 구입하고 문화공연도 즐길 수 있어 일석삼조”라며 즐거워했다.



 이 마을에 리버 마켓이 생겨난 데는 안완배(56)씨의 역할이 컸다. 문화예술공연을 기획하는 그는 2008년 서울에서 문호리로 이주했다. 그는 “처음에는 예술가들이 주축이 돼 함께 사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늘면서 장터의 성격도 바뀌게 됐다” 고 말했다.



 주민들과 나들이객들의 호응 속에 장터는 순항 중이다. 첫 행사 때 500여 명이던 손님이 5개월 만에 8배로 늘었다. 윤세기(64) 이장은 “앞으로 장터 부지를 확장해 규모를 더욱 늘리고 프로그램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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