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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오빠 빨리 낳으세요(?)

얼마 전 유명 남성 그룹의 한 멤버가 연습 중 발목을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인기만큼이나 그의 SNS에는 여성 팬들의 댓글이 넘쳐 났다. “오빠 빨리 낳으세요. 대신 아파 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요.” “오빠가 아프면 우리도 아파요. 빨리 낳아야 돼요.” “오빠 빨리 낳아서 좋은 모습으로 봬요.”



 모두가 빨리 나아서 무대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회복을 바라는 표현에는 ‘낳으세요’가 적지 않게 나온다. ‘낳으세요’라면 아기를 낳으라는 얘기다. 발목을 다친 사람에게 빨리 아기를 낳으라고 다그치는 격이 돼 버렸다.



 ‘낳으세요’는 ‘낳다’의 어간 ‘낳’에 공손한 요청을 나타내는 ‘-으세요’가 붙은 형태다. ‘낳다’는 배 속의 아이를 몸 밖으로 내놓는 행위, 즉 출산을 의미한다. 따라서 ‘빨리 낳으세요’는 아기를 빨리 출산하라는 얘기가 된다.



 병이나 상처가 원래대로 회복되는 것은 ‘낳다’가 아니라 ‘낫다’다. ‘낫다’는 ‘나아, 나으니, 낫는’ 등으로 활용된다. ‘-으세요’라는 어미가 붙을 때는 ‘ㅅ’이 탈락해 ‘나으세요’가 된다. 따라서 오빠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면 ‘빨리 나으세요’라고 해야 한다. 간혹 ‘낫으세요’라고 쓰는 사람도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말이다.



 한번은 유명 여가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사장님 허리 빨리 낳으세요”라는 글을 올린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낳으세요? ‘나으세요’ 아닐까요? 언니 사장님이 여자? 순산을 기대하시는 건가? ‘나으세요’인 거 같은데 얼른 수정하세요~”라는 다른 사람의 지적에 아차 하고 고친 일이 있었다.



 물론 ‘나으세요’를 ‘낳으세요’로 쓰는 건 단순한 실수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실수가 너무 많은 게 문제다. 요즘은 문자나 SNS를 통해 주고받는 글 속에서 그 사람의 표현을 보며 수준을 가늠하기도 한다. ‘낳으세요’와 같은 실수가 자주 나온다면 그 사람의 지적 수준이 의심받을 수도 있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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